김혜성 구경꾼 될 만했다…캐나다를 도서관으로 만든 이 남자, 그가 없었다면 야마모토·스미스는 영웅이 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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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혜성 구경꾼 될 만했네.
김혜성(26, LA 다저스)은 2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7차전서 극적으로 월드시리즈 데뷔전을 치렀다. 5-4로 앞선 연장 11회말 시작과 함께 미겔 로하스 대신 2루수로 투입됐다. 1이닝 동안 수비를 맡으면서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2연패를 확정하는 순간 그라운드에서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그러나 김혜성은 다저스의 이번 포스트시즌 17경기 중 딱 2경기밖에 못 나왔다. 월드시리즈 우승 순간 그라운드에 있었다는 점에서, 어쨌든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받는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순 있다. 그렇다고 해도 김혜성이 스타군단 다저스에서 아직 주축멤버는 아니라는 것 또한 분명하다.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내내 토미 에드먼의 발목이 좋지 않았다. 앤디 파헤스는 극심한 타격부진에 시달렸다. 정규시즌서 최악이었던 마이클 콘포토는 아예 포스트시즌 내내 배제됐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중앙내야와 좌익수, 중견수가 모두 가능한 김혜성이 충분히 주요 백업으로 중용될 가능성은 있어 보였다.
그러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냉정했다. 김혜성보다 가을야구 경험이 많은 키케 에르난데스와 미겔 로하스를 좀 더 믿었다. 외야의 경우 김혜성보다 전문성이 뛰어난 저스틴 딘을 좀 더 믿었다. 만약 내야에서 뛰지 못할 정도의 부상자가 더 있었다면 김혜성이 타석에 들어갈 기회도 있었을 것이다.
김혜성으로선 섭섭해도 월드시리즈 우승반지 획득에 만족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리고 김혜성 대신 선택을 받은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았다. 키케 에르난데스는 왜 ‘가을 키케’인지 또 입증했고, 로하스는 왜 베테랑 만능 내야수인지 보여줬다.
특히 로하스는 월드시리즈 중반 이후 에드먼이 파헤스 대신 중견수를 보자 2루수로 투입돼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우선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각) 화제의 9회말 끝내기 더블아웃 당시, 좌익수 키케의 위치선정 및 호수비가 돋보였지만, 키케의 원 바운드 2루 송구를 잘 받은 로하스도 돋보였다, 로하스가 경기를 종료하는 아웃카운트를 올리고 주먹을 불끈 쥐고 좋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로하스는 2일 7차전서 제대로 사고를 쳤다. 3-4로 뒤진 9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제프 호프만을 상대로 풀카운트서 7구 슬라이더를 공략해 극적으로 좌월 동점 솔로포를 터트렸다. 다저스를 수렁에서 구하는 한 방이었다. 정규시즌 통산 57홈런, 이날 전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1홈런의 로하스가 ‘야구 몰라요’라는 격언을 입증한 순간이었다.
또한, 9회말 1사 만루 대위기서 나온 호수비 역시 칭찬받아야 마땅했다. 다저스는 전날 96구를 소화한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또 마운드에 올린 상황. 내야는 당연히 전진수비를 했다. 달튼 바쇼가 야마모토의 바깥쪽 스플리터를 잡아당겼다. 비교적 잘 맞은 타구였다.
이때 로하스가 타구를 깔끔하게 잡은 게 아니었다. 살짝 놓칠 뻔했으나 끝내 공을 손에서 놓치지 않았고, 즉시 홈으로 송구해 아이재아 키너 팔레파를 잡아냈다. 토론토는 챌린지를 신청했으나 결과적으로 원심은 바뀌지 않았다.
다시 말해 로하스가 9회초에 동점 솔로포, 9회말에 결정적 수비를 해내지 못했다면 야마모토의 투혼도, 윌 스미스의 결승홈런도,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2연패도 없었다는 얘기다. 로버츠 감독의 중용 이유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캐나다를 도서관으로 만든 이 남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2026시즌 후 은퇴를 예고한 상태다. 올 시즌을 마치면 FA인데, 국내 팬들은 김혜성의 출전시간을 줄이는 로하스의 존재감이 좀 섭섭할 수 있다. 그러나 다저스는 로하스를 적절한 가격에 꼭 잡아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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