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 일으켜세운 박상원의 조언 "막거나 맞는 게 투수 숙명"[K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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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1) 이상철 기자 = 한화 이글스의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3차전 승리는 한 편의 영화였다. 3연패 위기에 몰린 순간 타선이 폭발했고, 포스트시즌 내내 부진했던 마무리 투수 김서현(21)이 아웃카운트 5개를 책임지며 승리를 지켰다.
그 극적인 역전승에는 수많은 조연의 힘도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른손 불펜 투수 박상원(31)도 그중 한 명이다.
박상원은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 KS 3차전에서 7회초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7-3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팀이 1-2로 밀리던 7회초, 선발 투수 코디 폰세에 이어 마운드를 밟은 그는 1이닝을 공 8개로 깔끔하게 무실점 처리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동원을 야수 실책으로 내보냈으나 곧바로 구본혁을 병살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박상원은 "스코어는 신경 쓰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에만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한다면 타자들이 남은 공격에서 점수를 뽑아 충분히 뒤집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상원의 바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로 이뤄졌다. 답답한 공격을 펼치던 한화 타선이 8회말 폭발, 대거 6점을 뽑아 전세를 뒤집었다.
이제 김서현이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준비했다. 그때 박상원이 김서현에게 다가가 힘을 불어넣어 줬다.

박상원은 "투수는 막거나 맞는 게 숙명이다. 괜히 머릿속으로 많이 생각하지 말고 네가 자신 있게 던져야 한다. 그래야 배울 수 있다. 자신과 싸우는 게 아니라 타자와 싸워야 한다"는 말로 독려했다.
그는 평소 후배 투수들에게 이런저런 말을 하지 않는 편이지만, KS 3차전에서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30일 KS 4차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박상원은 "어제 경기에서는 서현이가 조금 압박을 받을 수 있어서 힘내라고 응원했다"며 "서현이가 내 조언을 되새기며 (9회초에) 투구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씩씩하게 잘 던져서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역투와 함께 마음고생을 툴툴 털어낸 김서현은 KS 4차전 종료 후 눈물을 왈칵 쏟았다. 박상원도 그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찡했다고 했다.
박상원은 "서현이가 (슬럼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걸 모든 선수가 다 알고 있었다. 그리고 서현이가 뒷문을 잘 막아줘야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는 것도 안다"며 "이런 경험이 서현이가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스트시즌에서 안 좋은 결과를 내는 선수도 많다. 서현이는 그런 상황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3차전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 서현이가 자신감을 찾았을 것이다. 후배지만 대단한 투수"라고 치켜세웠다.
한화는 KS 1~2차전 패배 후 3차전 승리로 반격의 신호탄을 쐈다. 가라앉을 수 있었던 분위기를 뒤엎은 값진 승리였다.

박상원에게도 의미 있는 승리였다. 포스트시즌 등판 8번째 경기 만에 처음으로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그는 "그전까지 제가 등판한 경기에서 모두 졌다. '왜 이런 걸까'라며 스스로 갸우뚱한 적도 있었다"며 "처음으로 등판한 경기에서 이겼는데,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고 전했다.
정규시즌 막판 페이스가 떨어졌던 박상원은 플레이오프(PO)에서 크게 활약할 기회를 받지 못했다. 대신 문동주, 라이언 와이스 등 선발 자원이 불펜으로 보직을 바꿔 활약했는데 강한 동기부여가 됐다.
박상원은 "(PO에서 기존 필승조가 중용 받지 못해) 서운하기도 하고 화도 났다. 그렇지만 이를 계기 삼아 정신적으로 스스로를 다잡으면서 반등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KS에서 호투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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