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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많이 싸놨어요" 긴 여운을 남긴 구자욱의 한마디…'8위→4위→PS 11G' 삼성, 역대 가장 강한 4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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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위대한 도전이 아쉽게 끝났다.

삼성은 지난 2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5차전에서 2-11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 3패를 기록, 가을야구 여정을 마쳤다. 적지 대전에서 1승 1패 시리즈를 만들었다. 홈 대구에서 3차전을 내줬지만 김영웅의 극적인 연타석 스리런으로 4차전을 승리, 승부를 최종 5차전까지 끌고 갔다. 모든 선수단이 하나로 똘똘 뭉쳤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3차전부터 체력적 열세가 진하게 느껴졌다. 당시 문동주가 구원으로 등판해 4이닝 무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1차전만큼 압도적인 구위는 아니었다. 한화 선수단도 문동주의 구위가 약간 떨어졌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삼성의 방망이는 연신 허공을 갈랐다.

4차전도 마찬가지. 한화 선발 정우주의 공은 분명 좋았다. 다만 삼성 방망이도 무거웠다. 정우주의 하이 패스트볼에 계속 타이밍이 늦었다. '영웅'이 없었다면 승리는 버거웠다.

5차전이 결정타얐다. 삼성은 3개의 실책을 헌납했다. 삼성은 정규시즌 최소 실책(87개)과 수비 효율(DER·0.692) 모두 2위에 올랐다. 올 시즌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한다. 평소 볼 수 없었던 실책이 연달아 나왔다. 체력적 한계가 집중력의 하락을 부른 것.











영건 투수도 지쳤다. 5차전 배찬승은 아웃 카운트 없이 볼넷 2개만 내줬다. 이어 등판한 이호성은 무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했다. 이후 삼진과 병살타로 실점을 최소화한 것이 위안. 양 선수 모두 공이 날렸다. 체력 저하의 징조다. 둘 다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특히 배찬승은 신인이다. 투지만으로는 피로를 숨길 수 없었다.

여기까지 삼성이 올라온 것도 기적이다. 삼성은 8월 중순 5연패를 당해 8위로 추락했다. 당시 5위와 승차는 5경기. 사실상 시즌이 끝났다고 봤다, 하지만 이후 10경기에서 8승 1무 1패로 반등했고, 4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144경기 정규시즌을 끝내자마자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돌입했다. 업셋 위기 끝에 NC 다이노스를 물리쳤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난적 SSG 랜더스와 4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다.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상대는 '2위' 한화 이글스. 한화의 최강 원투펀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를 모두 잡았다. 류현진 역시 4이닝 4실점으로 혼쭐을 냈다. 하지만 그 속에서 피로를 숨길 수 없었다.

흔히 가을야구 1경기는 정규시즌 피로도의 2~3배라고 한다. 접전이 계속된다면 피로도는 배가된다. 삼성은 정규시즌 144경기에 이어 포스트시즌 11경기를 치렀다. 중간중간 비로 휴식을 취하지 않았다면, 무엇보다 전력이 탄탄하지 않았다면, 삼성의 여정은 오래가지 못했을 것이다.

4차전을 마친 뒤 구자욱은 "선수들이 다들 짐을 많이 싸왔다. (5차전을 승리한다면) 대구로 못 오고 바로 서울로 가는 스케줄이다. 짐 많이 싸왔기 때문에 그 옷을 다 입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더욱 긴 여운이 남은 말이다.






위대한 여정이었다. 한국의 포스트시즌 시스템은 계단식이다. 하위 진출팀이 우승을 노리기 절대적으로 어려운 구조다. 정규시즌 1위 팀이 사실상 한국시리즈 우승을 독식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삼성은 5위와 3위를 제압했고, 2위를 압박했다. 마지막까지 최강의 도전자로서 품위를 잃지 않았다.

길었던 삼성의 여정은 끝났다. 2025 삼성 라이온즈는 역사상 가장 강한 4위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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