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진 '국대감독 홍명보 2.0', 선수 신임-단단해진 황금세대 모두 얻을까[스한 이슈人]

[인천국제공항=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홍명보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대표팀의 규율, 축구 외적인 문제를 바로 바꿀 수 있다고 자신했다. 물론 이를 위해 현재 본인을 둘러싼 수많은 의심을 먼저 걷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은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유럽 출장전 소감을 밝혔다.

홍 감독은 이번 유럽 출장의 목적에 대해 "외국인 코치들을 미팅을 통해 그분들이 가져왔던 비전과 철학, 한국에 대한 이해도 등을 직접 듣고 싶어 간다"며 "현대축구는 분업화가 중요하다. 외국인 코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동안 효율적으로 되지 못했는데 이분들을 어떻게 활용해서 한국인 코치와의 관계를 잘 조율하겠다. 스페인, 포르투갈 쪽으로 보고 있다. 코치진 구성은 검토 단계에 있다. 먼저 외인 코치의 실력을 보고 들어와서 한국인 코치 구성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대표팀에서 하고 싶은 축구에 대해 "제가 예전에도 경험해봤지만 대표팀은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바꿀 순 없다. 다만 경기력 외적인 문제는 금방금방 바꿀 수 있다고 본다. 규율이 아닌 대표팀만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선수들이 들어와서 즐겁게 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한데 그런건 짧은 시간 안에 바꿀 수 있다. 선수들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축구, 대한축구협회의 MIK 축구 철학도 적용해서 시간을 갖고 어떤 축구를 할지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결국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하지 못해 발생했던 손흥민-이강인의 탁구 사건 등 대표팀 규율이 무너진 것을 자신은 곧바로 바로 잡고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자신한 것.

선수들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묻자 홍 감독은 "제가 해야 할 일은 대표팀의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다. 대표선수는 정해진 게 아니다. 문화를 제가 정리해놓고 필요한 선수들이 오면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대표팀 문화 정립에 대해 확실히 말했다.

물론 이 작업은 홍 감독에게 큰 도전이 될 수 있다. 이미 아시안컵에서 한 번 홍역을 치른 대표팀을 만나는데, 본인 역시 울산을 떠나는 과정에서 시즌 중 선수들에게 갑작스럽게 이별을 통보해 신뢰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개성 강한 대표팀 선수들과 신뢰를 쌓아야 원팀으로 원활하게 갈 수 있는데, 처음부터 많은 점수를 까고 들어가는 것이다. 홍 감독이 떠난 울산에 최근까지 국가대표를 지낸 선수들이 많은 점도 큰 숙제다.

하지만 홍 감독이 처음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2014 브라질 월드컵으로부터 10년이 흘렀고, 그동안 지도자로서 쌓아온 내공도 적지 않다. 본인도 "10년 전과는 많이 다르다. 당시에는 경험도 부족했고, 지도자로서 시작하는 입장이었다. 물론 현재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10년 전 보다는 K리그 경험을 많이 쌓았고, 지도자로서 좋은 시간을 보내왔다"고 할 정도.

그중에서도 국대급 선수들이 다수 포진한 울산을 하나로 만들어 지난 2시즌 연속 K리그1 우승을 달성했다는 사실은 홍 감독의 운영 능력을 높이 살 수 있는 부분이다.

서로 큰 흉터를 가진 홍 감독과 대표팀의 만남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어쩌면 정말 불꽃 튀는 첫인사가 될 수도 있다.

울산을 떠날 때 굳게 마음을 먹고 한층 독해진 홍 감독은 이제 물러진 황금세대를 다시 단단하게 만들고자 한다. 물론 그전에 자신을 둘러싼 불신의 막을 걷어내는 것이 급선무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