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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참 식사 후 과일 대령'... 사반세기 전 히딩크가 없앤 韓축구 꼰대문화, 카스트로프 멘트로 확인된 '위계서열 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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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참 식사 후 과일 대령'... 사반세기 전 히딩크가 없앤 韓축구 꼰대문화, 카스트로프 멘트로 확인된 '위계서열 잔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내 '위계 문화'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독일 출신의 새 얼굴 옌스 카스트로프(22, 묀헨글라트바흐)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발언이 불씨가 됐다. 사반세기 전 거스 히딩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없앴다고 호평받았던 대표팀 내 위계질서와 서열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카스트로프는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성장했다. 쾰른과 뉘른베르크를 거쳐 현재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에서 뛰고 있으며, 미드필더와 윙백, 풀백까지 소화하는 다재다능한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독일축구협회(DFB)로부터 대한축구협회(KFA)로 국적 변경 절차를 마치며 어머니의 나라를 선택했다. 이에 홍명보 감독은 "외부적인 문제가 있었지만 지금은 다 해결됐다. 경기력만 보고 발탁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달 미국·멕시코와의 A매치에서 그는 거침없는 수비와 활동량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중원 압박, 전환, 헌신적인 움직임으로 대표팀 전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10월 소집 명단에 다시 이름을 올린 그는 예상치 못한 이유로 국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독일 매체 '키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대표팀의 문화를 언급한 것이다.

카스트로프는 "한국은 예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인사할 때 고개를 숙이고, 연장자에게 존중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과 달리 명확한 위계질서가 존재한다"며 "어린 선수들은 엘리베이터를 가장 나중에 타고, 식사 후에는 과일을 가져다준다. 모두가 다 먹을 때까지 누구도 먼저 일어나지 않는다"고 구체적인 사례를 전했다. 그는 "대표팀 동료들은 모두 친절했고, 늘 나를 도와줬다. 덕분에 소속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고참 식사 후 과일 대령'... 사반세기 전 히딩크가 없앤 韓축구 꼰대문화, 카스트로프 멘트로 확인된 '위계서열 잔재'




이 짧은 언급은 팬들 사이에서 거센 반응을 불러왔다. 카스트로프가 문화적 차이에서 느낀 단순한 놀라움으로 보이지만, 팬들의 시선은 달랐다.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서열 중심의 문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불편함을 표한 것이다. 커뮤니티에는 "요즘 군대에서도 저러지 않는다", "외국인 선수가 보고 놀랄 정도면 문제다", "한국 문화 전체가 오해받을 수 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일부 팬들은 "팀 스포츠에서 일정한 위계는 필요하다", "카스트로프 입장에서는 생소할 수 있다"며 이해를 보였다. 하지만 논쟁의 본질은 단순한 문화 차이를 넘어, 과거로 회귀한 듯한 대표팀의 내부 분위기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 간의 위계 문화를 철저히 배제하고, 나이와 경력 대신 실력과 경쟁을 중시했다. 최고참 홍명보와 황선홍부터 막내급 이천수, 박지성까지 허물없이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 변화는 대표팀의 분위기를 바꿨고, 월드컵 4강 신화의 발판이 됐다. 하지만 이번 카스트로프의 증언은 당시 사라졌다고 믿었던 잔재가 사반세기가 지난 현재에도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세대가 바뀌고, 대표팀의 문화도 달라졌다고 믿었던 팬들에게 이번 발언은 대표팀 내부를 비추는 불편한 거울이 된 듯하다. 머나먼 타국 독일에서 태어난 22살 신예의 눈에 비친 한국 대표팀의 풍경은, 여전히 변하지 않은 축구계의 오랜 과제를 다시 꺼내 들게 만들었다.



'고참 식사 후 과일 대령'... 사반세기 전 히딩크가 없앤 韓축구 꼰대문화, 카스트로프 멘트로 확인된 '위계서열 잔재'




글=임기환 기자([email protected])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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