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너무 못 보여줬다”···KIA를 우울증에서 끌어올린 ‘4할타자’, 이제 나성범 차례다[스경x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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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35·KIA)은 지난 2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쳤다. 1-4로 뒤지던 8회초 2사 1루에서 우중간 펜스를 넘겨 3-4를 만들었다.
5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으로 기록된 이 홈런이 KIA의 역전승 시동 버튼을 눌렀다. 홀드 1위 임창민을 상대로 나성범이 홈런을 터뜨린 뒤 KIA는 9회에 이어 연장 10회까지, 삼성의 필승계투조 투수들을 공략해 9-5 승리를 거뒀다.
나성범은 이날 4회초 1사후 우익선상 2루타로 삼성 선발 코너 시볼드를 흔들었고, 4-4로 맞선 연장 10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가 우전안타로 출루하고 대주자로 교체, KIA의 역전에 결정적인 다리를 놨다.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의 활약을 했다.
나성범은 여름의 초입까지, 힘겹게 싸웠다. 시범경기에서 허벅지를 다쳐 개막 한 달 뒤에야 복귀했지만 자신의 타격을 하지 못했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기도 했다.
심한 기복을 겪던 나성범이 완전히 자신의 궤도를 찾기 시작한 것은 6월 중순부터다. 6월16일까지 39경기에 나서는 동안 나성범은 타율 0.228(149타수 34안타) 7홈런 25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6월18일부터 지난 2일 삼성전까지 최근 11경기를 치르는 동안에는 타율 0.442(43타수 19안타)를 치고 있다. 대타로 나가 한 타석만 뛰었던 28일 키움전을 제외하고는 매경기 안타를 쉬지 않았고 3홈런 12타점을 더했다.
KIA는 개막 이후 줄기차게 여러 위기를 겪으면서도 선두를 지키고 있다. 부상 선수가 꾸준히 나오지만 돌아가며 버텨주는 선수들이 있다. 나성범이 없었을 때와 돌아와 부진한 동안에도 최형우, 김도영, 이우성, 박찬호, 김선빈 등이 돌아가며 활약해줬다.
최근 마운드가 잠시 무너져 지난주 1무3패, 또 색다른 위기를 겪은 KIA는 그 와중에 이우성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최형우가 침묵하고 있다. 그러나 중심타선에서 나성범이 일어서면서 타격의 분위기는 놓지 않고 있다. 이날도 7회까지 패색이 짙던 경기를 8회 추격 홈런으로 나성범이 살려내면서 KIA는 연패 속에 침울했던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
나성범은 “더그아웃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태였다. 경기가 또 그렇게 가다보니 이대로면 그냥 자연스럽게 또 연패 타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한 점 한 점 더 벌어졌다면 힘들었을 거다. 투수들이 4실점에서 더 이상 주지 않고 막아줬고 타자들도 모두 포기하지 않고 따라가다보니 역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나성범은 지금 자신의 타격 페이스에 대해 “아주 좋다”고 했다. 이제는 자신감도 완전히 회복한 모습이다. 후반기를 다짐한다. 여러가지 이유로, ‘명성’에 미치지 못했던 전반기를 만회할 수 있을만큼 보여줄 차례다.
나성범은 “요즘에 느낌은 계속 좋다. 하지만 야구가 업다운이 있다. 이제 무더위도 올텐데 계속 이 감각을 이어가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전반기 남은 2경기는 다 이기고 싶다”며 “전반기에 내 것을 전혀 못 보여준 느낌이기 때문에 후반기에는 정말 좋은 모습을 만들고 싶다. 지금까지 200타수 정도 들어갔는데, 남은 경기 하다보면 200~300타석 더 들어갈 것 같다. 거기서는 팀에 좀 보탬이 되게, 무조건 팀이 이기는 데 포커스를 맞추겠다”고 말했다.
대구 | 김은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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