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불펜’이라고 52억 전액 보장했는데, 1이닝도 힘든 애물단지 되다…ERA 7.36, 피안타율 .426 실화인가

[OSEN=한용섭 기자] 지난 겨울,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불펜 보강을 1순위로 꼽았다. 2023년 통합 우승 이후 고우석이 미국으로 진출했고, 이정용은 군대 입대했다. 2024년 정규시즌 3위로 마친 전력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은 불펜이었기 때문이다. 

LG는 팀내 FA 선발투수 최원태를 붙잡지 않았고, KIA 타이거즈의 통합 우승에 기여한 불펜투수 장현식을 영입했다. 영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4년 52억원 전액 보장 계약이었다. 차명석 단장은 “A급 선수는 영입할 계획이 있다”고 했는데 과감한 베팅을 했다.  

지난 4일 KT 위즈전, 3-3 동점인 6회말 마운드에 오른 장현식은 안현민에게 좌선상 2루타를 맞았고, 장성우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무사 1,2루에서 황재균의 땅볼 타구를 잡은 1루수 오스틴이 2루로 던진 공이 유격수 키를 넘어가는 송구 실책이 됐다. 2루주자가 홈까지 들어와 득점, 무사 2루와 3루가 됐다. 대타 이정훈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만루에서 교체됐다. 구원 투수 김진성이 희생플라이와 적시타를 허용했다. 장현식은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0이닝 1피안타 2볼넷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지난 7일 SSG 랜더스전, 3-5로 뒤진 7회초 등판한 장현식은 대타 정준재 상대로 10구째 좌익수 앞 안타를 허용했다. 좌익수가 달려나오다 바로 앞에 원바운드 안타가 됐다. 이어 박성한에게 유격수 옆을 빠지는 좌전 안타를 맞았다. 무사 1,2루에서 희생번트로 주자는 2루와 3루로 진루했다. 최정 상대로 볼넷을 내줘 1사 만루에서 교체됐다. 구원 투수 함덕주가 에레디아를 삼진, 한유섬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덕분에 장현식의 실점은 없었다. ⅓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 

장현식은 올 시즌 52경기(47⅓이닝)에 등판해 3승 3패 10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하고 있다. 클래식 성적으로 보면 괜찮아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61피안타, 18볼넷, 37탈삼진, 피안타율 3할1푼4리, 피장타율 .448, 피OPS .832, WHIP(이닝당 출루 허용) 1.67이다. 

스프링캠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장현식은 4월초 LG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렀고, 5월 중순까지 15경기에서 1패 8세이브 평균자책점 1.17로 잘 던질 때도 있었다. 그러나 옆구리 부상으로 한 달 재활을 하고 6월에 복귀한 이후 점점 투구 내용이 안 좋아지고 있다.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4.50으로 부진하다. 특히 8월 이후로는 16경기(11이닝)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7.36을 기록하고 있다. 성적으로는 패전조 투수나 다름없다. 

8월 이후 피안타율은 무려 4할2푼6리, WHIP(이닝당 출루 허용)은 2.86이다. 등판하면 1이닝을 던지지 못한 채 주자 2명은 기본으로 내보낸다. 150km가 넘는 직구, 포크볼, 슬라이더를 던지지만 구위와 제구가 위력적이지 않아 안타로 맞아나간다. 주자를 남겨두고 교체되면 뒤에 올라온 투수들이 위기를 잘 막아주는 편이다. 불펜 운영에 어려움을 준다. 

염경엽 감독은 “남은 경기에서 유일한 걱정거리는 장현식, 이정용, 함덕주, 박명근 중에서 2명은 확실한 필승조 카드로 올라와야 한다”고 했다. 52억 몸값의 장현식이 1순위로 그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구위와 투구 내용이라면, 포스트시즌에서 중요한 상황에 기용할 수가 없다. 남은 16경기에서 좋았을 때의 모습을 빨리 찾아야 한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