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정후가 문제가 아니야… SF 1조 투자 폭망 위기, 더 심각한 녀석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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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전통의 명문인 샌프란시스코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과감한 지출을 하며 ‘타도 다저스’의 기치를 내걸었다. 그간 어느 정도의 리빌딩 과정을 거쳤고, 팀 페이롤에도 여유가 있는 상황이었다. 돈이 없는 팀도 아니니 이제는 채워 넣으며 성적을 보고 달리겠다는 구상이었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큰 기대를 건 가운데 팀의 투자는 그간 계속된 약점으로 지적됐던 야수진에 집중됐다. 신호탄이 바로 이정후(27)였다. 샌프란시스코는 KBO리그 최고 타자이지만 미국에서는 한 경기도 뛰지 않아 위험부담도 있었던 이정후에게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571억 원)라는 거액을 지르며 ‘윈나우’ 기조를 분명히 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는 중견수들이 공·수 모두에서 약했고, 리드오프의 공격력은 리그 최하위권이었으며 좌타자의 타율도 바닥이다. 3할 타율을 기대할 수 있는 콘택트 능력에 수비도 메이저리그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정후는 이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자원이었다. 구단에서도 기대가 컸다.
다만 이정후는 냉정하게 영입 당시의 기대치를 ‘아직은’ 채우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정후는 지난해 수비 도중 어깨를 다쳐 시즌 37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정후를 탓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지만 팀에 많은 공헌을 하지는 못했다. 시즌 37경기에서 남긴 성적도 타율 0.262, 출루율 0.310이었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 되도록 많은 경험을 하고, 시행착오에서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있었어야 했는데 부상으로 그 기회를 날린 것도 아쉬웠다.
이정후는 17일(한국시간)까지 올해 117경기에서 타율 0.260, 출루율 0.324, 6홈런, 46타점,1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32를 기록 중이다. 이 공격 성적은 지난해보다는 한결 나아진 측면이 있다. 특히 시즌 초반에는 샌프란시스코가 기대했던 그 모습이 그대로 나왔다. 지난해보다 장타도 많아졌다. 어차피 홈런 타자를 기대하고 데려온 선수는 아닌 만큼 2루타 27개, 3루타 10개, 홈런 6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그러나 타율과 출루율이 조금 더 오를 필요는 있다. 획기적으로 더 많은 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 더 많은 안타 개수가 필요한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정후의 올해 조정득점생산력(wRC+)은 106으로 리그 평균을 살짝 상회하는 선에 그치고 있다. 이 성적을 115 정도까지만 끌어올릴 수 있어도 중견수 수비와 주력을 고려하면 나쁜 성적은 아니다. 연 평균 금액(1883만 달러) 수준의 값어치는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8월 이후 안타 생산이 꾸준한 이정후의 시즌 막판 스퍼트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정작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 다음에 영입한 선수들이 더 문제일지 모른다. 이정후는 아직 27세의 선수다. 한창 전성기에 있을 나이다. 하지만 이정후보다 더 비싼 금액을 들여 영입한 세 선수는 그렇지 않다. 서서히 기량이 떨어질 나이라 우려가 큰데, 지금 당장도 원하는 성적이 나지 않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6년 총액 1억5100만 달러(약 2100억 원·연 평균 2517만 달러)에 계약한 3루수 맷 채프먼(32)은 시즌 96경기에서 타율이 0.229에 머물고 있다. 올해 볼넷 비율이 좋아졌고 16개의 홈런을 치기는 했지만 타율이 너무 떨어지는 탓에 흐름이 끊기는 일이 잦다. 수비에서 워낙 걸출한 선수라 단순한 공격 생산력만 놓고 볼 수는 없으나 부진한 콘택트는 앞으로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역시 올 시즌을 앞두고 팀 유격수 보강을 위해 7년 총액 1억8200만 달러(약 2530억 원·연 평균 2600만 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영입한 윌리 아다메스(30) 또한 기대에 못 미친다. 시즌 121경기에서 타율 0.223, 19홈런을 기록 중이다. wRC+는 100으로 오히려 이정후보다도 못하고, 지난해 장타율도 못 보여주는 상황이다. 7월 들어 활약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팀의 기대치에는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다. 계약 기간이 무려 7년이라는 것도 부담이다.
시즌 중 트레이드로 데려온 라파엘 데버스(29) 또한 이적 후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아 고민이 크다. 데버스는 보스턴 시절 맺은 10년 총액 3억1350만 달러(약 4358억 원)의 계약을 샌프란시스코가 그대로 승계했다. 연 평균 금액만 2966만 달러다. 1년 반만 보스턴이 부담하고, 남은 8년 반은 샌프란시스코가 떠안았다. 데버스는 올해 보스턴 소속 당시 OPS 0.905를 기록했지만, 샌프란시스코 이적 후에는 0.746에 머물고 있다.
자기 경력들이 확실한 스타 선수들이라 앞으로 반등 가능성도 있지만, 적어도 올해는 한계를 드러낸 끝에 결국 샌프란시스코는 이렇게 돈을 많이 쓰고도 공격력 문제를 올해도 해결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그 사이 포스트시즌도 멀어졌다. 넷 합쳐 계약 총액만 1조559억 원이다. 네 명의 스타들이 조화롭게 폭발하는 날이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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