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 전격 문책성 교체… 칼 빼든 이범호, “확실한 반성이 필요, 나부터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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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평소 선수들에 대한 든든한 신뢰와 믿음을 보여줬던 이범호 KIA 감독이 부임 이후 잘 보여주지 않았던 면모를 드러냈다. 열심히 하려다 나오는 실책은 참을 수 있어도, 본헤드 플레이는 용납할 수 없었다. 팀의 핵심이자 주장인 나성범의 안일한 플레이에 문책성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감독은 원칙을 강조했다.
KIA는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3-9로 졌다. 경기에서 이길 수 있고, 질 수도 있지만 3연패에 빠졌다는 점과 지는 과정이 좋지 않았다. 타선이 이틀 연속 무기력했고, 수비에서 팬들을 낙담시킬 만한 플레이도 나왔다. 그것도 팀의 대들보인 나성범이 저질렀다는 점에서 팬들의 비판 여론은 거셌다.
0-2로 뒤진 5회였다. 1사 후 고승민이 우중간 안타를 치고 나갔다. 우익수 나성범과 중견수 최원준이 모두 공을 쫓은 가운데 나성범이 먼저 공에 다가갔다. 고승민의 걸음이 느린 편이 아니라 일단 커트해서 최대한 빨리 공을 내야로 연결시켜야 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강견인 나성범이 공을 잡으면 타자 주자의 추가 진루를 억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성범이 이를 잡지 못했다. 중견수 최원준이 공을 잡을 때까지 약간의 시간이 더 지체됐고, 이를 간파한 고승민이 페이스를 붙여 2루까지 들어갔다. 고승민의 2루 추가 진루 여부와 무관하게 이는 나성범이 잡았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 다음 상황이 최악이었다. 1사 2루에서 레이예스의 타구는 우중간 깊은 곳으로 향했다. 다만 나성범이 잘 쫓아가 이를 잡아냈다. 2루 주자 고승민이 3루 태그업을 준비했다. 2사 3루가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나성범이 후속 동작을 하지 않았다. 아웃카운트를 착각한 듯했다. KIA 동료들이 소리를 치자 황급하게 공을 던졌지만, 고승민은 고영민 주루코치의 지시를 받아 3루를 돌아 홈까지 뛰어 들었다. 고승민이 공보다 홈에 먼저 도착했다.
핑계를 대기 어려운 실수를 저지른 나성범은 펜스에 기대 앉아 허탈함을 드러냈다. 스스로도 당황스러웠을 법한 실수였다. KIA 벤치도 움직였다. 6회 수비를 앞두고 나성범을 이창진으로 교체했다. 나성범은 옷을 갈아입고 더그아웃에 앉아 마지막까지 경기를 지켜봤다.
이범호 감독은 6일 롯데전을 앞두고 이 교체에 대해 “뭔가 메시지를 전하겠다, 주장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건 아니고 그런 플레이는 확실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성범이가 한 플레이에 대해 감독도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고 전체 선수들이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플레이였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면서 “팀 주장을 경기 중에 교체한 것도, 성범이가 잘못했기 때문에 뺀다기보다는 우리 전체 선수들이 집중을 해줘야 하는 시기고 선수들이 다 같이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미스를 한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 끝나고 고참들 미팅하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충분히 전달했다. 코칭스태프도 감독도 전부 반성해야 할 플레이였다. 나부터 반성했다. 플레이하는 부분에 있어서 신중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제 경기를 통해서 선수들이 다잡았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다잡지 않은 선수가 있다면 다잡아줬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KIA는 이날 박찬호(유격수)-이창진(좌익수)-김도영(3루수)-나성범(지명타자)-이우성(우익수)-김선빈(2루수)-소크라테스(중견수)-변우혁(1루수)-김태군(포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로는 에이스이자 2000탈삼진을 앞둔 양현종이 나서 연패 탈출에 나선다.
지난 이틀간 같은 라인업을 썼던 KIA다. 4일 상대 선발 애런 윌커슨에게 완봉승을 헌납했지만 이 감독은 주축 타자들을 믿고 5일 경기에도 똑같은 라인업을 써냈다. 하지만 5일 경기에서도 팀이 7안타에 그쳤고, 그마저도 테이블세터인 박찬호(2안타)와 김도영(3안타)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자 이날은 라인업을 바꾸고 상대 선발인 좌완 김진욱을 대비해 우타자들을 배치했다.
이 감독은 “밸런스적으로 쉬어줬으면 하는 선수들은 타격, 수석코치님과 상의를 하고 타순을 정했다. 매 경기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오더를 제출하지만, 오늘은 이 타순이 좀 더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형우 같은 경우도 몸이나 이런 쪽에서 지쳐 있는 것 같고, 원준이도 타이밍이나 이런 게 아직까지 완벽하지 않은 것이 있어서 오늘은 우타자들을 냈다. 그런 상황에 좌타자도 하루 이틀 쉬어가는 것이다. 큰 의미를 두는 오더는 아니다. 우타자들을 배치해서 감독으로서 돌파구를 마련해보고자 하는 의지가 조금 들어가 있다. 여러 사람이 맞대고 오더를 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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