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보다 코치가 천직인 것 같다” 은퇴 후 지도자로 새 출발하는 하현용의 변신[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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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정다워 기자] V리그 전설의 미들블로커 하현용(42)이 KB손해보험 코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하 코치는 2023~2024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했다. 2005년 LG화재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하 코치는 정확히 20시즌을 뛴 시점의 퇴장이다.
하 코치는 ‘레전드’라 부를 만한 커리어를 갖춘 미들블로커다. V리그 통산 577경기에 출전해 출전경기수 2위에 자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올해 은퇴한 IBK기업은행의 여오현 코치(625경기)의 뒤를 잇는다. 현역 중에서는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473경기)조차 넘보기 어려운 대기록을 하 코치가 보유하고 있다. 역대 블로킹 3위 자리도 하 코치의 몫이다.
화려한 선수 생활을 뒤로 하고 하 코치는 은퇴를 결심했다. 그는 “우승을 못 한 아쉬움이 있지만 그것만 생각하고 살 수는 없다. 시즌이 긴데 몸 상태가 안 좋았다. 잘하는 후배들도 있었다. 욕심만 부릴 수 없다는 생각에 은퇴하게 됐다. 사실 속으로는 너무 늦게 은퇴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마침 친정팀 KB손해보험에서 코치 제안을 받았다. KB손해보험은 외국인 감독 사단을 꾸리면서 국내 코치 한 명이 필요했다. 하 코치는 “고민이 많을 때 연락이 왔다. 공백기 없이 일하게 됐다”라며 “아무래도 국내 코치는 나 한 명뿐이라 책임감을 더 느낀다. 가교 역할을 잘해야 한다. 주변에서는 한국 코치가 나뿐이라 힘들 것 같다고 걱정하는데 그렇지 않다. 잘 맞는다”라고 이야기했다.
짧은 지도자 생활을 했을 뿐이지만 하 코치는 “마음이 편하다. 선수보다 코치가 천직인 것 같다. 사실 선수 때는 너무 힘들어서 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여러 번 생각했다”라며 웃은 뒤 “강박에서 벗어나니 좋다. 아무래도 외국인 감독, 코치들에게 배울 게 많다. 잘 배우고 습득하면 팀에게도, 나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요즘에는 분석 방법을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다. 전임 사령탑은 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사임할 만큼 분위기가 나빴다. 하 코치를 비롯한 새로운 코칭스태프의 어깨가 무겁다.
하 코치는 “신인으로 이 팀에 오면서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2019년 트레이드되어 우리카드로 간 후에는 KB에 지기 싫었다. 우여곡절 끝에 돌아왔는데 지도자로서 이 팀에서 우승하고 싶다. 이 정도로 떨어질 팀은 아니라고 본다. 코치로서 선수들의 심리를 더 신경 쓰려고 한다. 기술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더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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