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타석 홈런·5할대 타율·8타점…후후~ ‘뉴욕 원정’ 참 쉽죠잉

뉴욕만 가면 일이 벌어진다. 부진하던 이정후가 뉴욕 메츠 원정을 시작으로 다시 정상궤도를 찾기 시작했다.

이정후는 7일 피츠버그 원정경기에 중견수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2-2 동점이던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이정후는 2루타를 때렸다. 피츠버그 우완 데니스 산타나의 5구 체인지업을 받아쳤다. 타구 속도 165㎞ 날카로운 라인드라이브타구가 그대로 1루수 옆을 뚫고 지나갔고 담장 근처까지 뻗어 나갔다. 2루까지 내달린 이정후는 후속 도미닉 스미스의 2루타에 여유 있게 홈을 밟으며 결승 득점을 올렸다. 샌프란시스코는 피츠버그를 4-2로 꺾고 2연승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이날 안타를 포함해 8월 6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때렸다. 매 경기 2루타 이상 장타를 1개 이상씩 기록했다는 게 특히 고무적이다. 이날 경기 포함 5경기에서 2루타를 쳤고, 지난 5일 피츠버그전은 3루타를 기록했다. 7월까지 타율 0.248에 OPS 0.710에 그쳤는데 8월 대활약을 발판 삼아 타율은 0.258, OPS는 0.736까지 끌어올렸다.

이정후의 방망이는 이달 초 뉴욕 메츠 원정 3연전부터 화끈하게 살아났다. 2일 5타수 1안타, 3일에는 3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3연전 마지막 날이었던 4일에는 미국 진출 후 첫 1경기 4안타로 폭발했다. 메츠 원정 3경기 동안 12타수 7안타를 때렸다. 7안타 중 2루타가 3개였다.

뉴욕만 가면 이정후가 폭발한다. 시즌 초 이정후가 리그 전체의 관심을 모았던 것도 뉴욕 양키스 원정 대활약 덕분이었다. 4월12~14일 양키스 원정 3연전 동안 이정후는 9타수 5안타를 쳤다.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3홈런을 날렸다.

양키스와 메츠를 상대로 이번 시즌 뉴욕 6경기에서 이정후는 21타수 11안타(타율 0.524)를 쳤다. 홈런 3개에 2루타 4개, 8타점을 올렸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이정후는 뉴욕만 오면 뭔가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뉴욕만 오면 펄펄 나는 비결을 묻는 말에 “(뉴욕) 환경이 한국 수도인 서울하고 좀 비슷하다. 아마 그래서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심리적 요소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최근 이정후의 호조를 이런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월간 타율 0.143으로 참혹했던 6월 이정후의 밀어친 타구 비율은 19.7%에 그쳤다. 5월 28.6%에 비해 크게 줄었다. 상대 투수들의 집요한 바깥쪽 공략이 이어졌고, 이정후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가 타율 1할대 부진이었다.

7월 들어 이정후는 다시 밀어치는 비율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7월 좌익수 방향으로 밀어친 타구 비율이 26.8%로 돌아왔다. 8월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피츠버그전 승리 후 이정후는 “성적이 좋지 않다가 최근에 좀 나아졌다. 연습 때부터 사소한 부분들을 바꾸고 있다”면서 “기본으로 돌아가서 콘택트 중심으로, 공을 반대 방향으로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이정후의 이런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멜빈 감독은 최근 이정후의 활약에 대해 “시즌 초반에는 타구에 힘이 실렸는데, 최근에는 좀 그렇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반대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고 있다. 공을 잡아당기거나 장타를 노리기보다 콘택트 중심으로 가는 게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