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161㎞→158㎞→156㎞ 트리오 떴는데, 불펜이 폭삭 무너졌다니… KT의 재수 없는 시리즈는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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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빠르긴 빠르더라”
이강철 KT 감독은 7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주말 3연전 첫 2경기를 떠올리며 한화 선발 투수들의 구속에 혀를 내둘렀다. 리그 전체의 구속이 선수들의 노력과 측정 방식의 현대화로 빨라진 것은 사실이지만, 앞서 두 경기에 나선 선수들의 구속은 그중에서도 특별했다. 리그 최고의 파이어볼러들이 차례로 KT의 앞을 막아섰다.
5일 선발은 리그 최고 구속 보유자인 우완 문동주였다. 지난해 막판 어깨 부상의 여파에서 점차 탈출하고 있는 문동주는 5일 경기에서 역투하면서 KT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커브·포크볼의 조합을 앞세워 7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올 시즌 최고 투구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에 따르면 문동주의 이날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무려 시속 160.7㎞, 반올림하면 161㎞였다. 한국에도 100마일을 던지는 투수가 있다는 것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순간이었다. 문동주는 이날 이 빠른 공의 제구가 잘 됐고, 여기에 짝을 이루는 변화구들의 서로 다른 방향으로 떨어지며 KT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이날 문동주가 내려간 뒤 타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겨우 승리한 KT였지만 6일에는 코디 폰세를 만났다. 폰세는 올 시즌 단 한 차례의 패전도 없는, 경기 전까지 개막 13연전을 질주 중인 투수였다. 폰세 역시 엄청나게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트랙맨’ 집계에 따르면 폰세의 6일 최고 구속은 시속 157.0㎞가 찍혔다. 여기에 몸쪽 깊은 곳으로 제구까지 되니 타자들로서는 죽을 맛이었다.
KT 타자들이 폰세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5이닝만 던지게 강요했지만, 결국 폰세도 5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잡아내며 KT 타선을 괴롭혔다. 공교롭게도 KT는 문동주와 폰세가 내려간 뒤 타선이 힘을 냈다. 오히려 진땀을 뺀 것은 한화 불펜이었다. 한화 불펜에도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들이 적지 않지만, 아무래도 두 선발 투수의 구위가 워낙 좋았기에 상대적으로 공을 보기는 수월했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문동주와 폰세는 구속도 빠르지만 두 선수 모두 공을 놓는 지점과 특성이 달라 KT는 이틀 연속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전날 빠른 공에 적응했다고 해서 다음 날 그 효과가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었다. 그런데 그런 KT의 깊은 한숨은 7일에도 이어졌다. 7일 선발도 공이 특별하게 빠른 선수였기 때문이다. KT로서는 하필 세 선수가 한 시리즈에 걸렸다. 3연전 기준으로는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 트리오와 상대했다. 재수가 없었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이날 한화 선발 라이언 와이스는 최고 구속 155.8㎞의 강속구를 던지면서 KT 타선을 상대했다. 와이스의 빠른 공과 스위퍼의 조합에 KT 타자들이 힘을 쓰지 못했다. 와이스는 이날 6이닝 동안 6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한화의 마운드를 이끌었다. KT 타자들은 3연전 기간 내내 한화 선발 투수들을 상대로 18이닝을 싸우며 단 1득점에 그쳤다.
KT도 세 선수의 대단한 투구를 인정했다. 이강철 KT 감독뿐만 아니라 팀의 주축 타자인 강백호 또한 7일 경기가 끝난 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야구를 하면서 만났던 (시리즈) 세 선발 중 최고였다. ‘진짜 좋다’고 느낀 적이 많지는 않았는데 타석에서 감탄을 몇 번 했다”고 인정했다.
선발 투수들이 3연전 내내 18이닝 1실점을 했다면 해당 팀이 시리즈를 다 가져갔을 것 같다. 그런데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한화 불펜이 무너졌고, KT 타자들이 경기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으면서 KT가 오히려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KT는 5일 첫 경기에서 경기 막판 한승혁 김서현이라는 한화 필승조를 무너뜨리면서 값진 역전승을 거뒀다. 6일에도 지기는 했지만 김서현을 다시 무너뜨린 끝에 마지막까지 진땀 나는 승부를 했다.
7일에는 0-4로 뒤진 경기 막판 추격을 시작한 끝에 결국 5-4로 역전승했다. 7회 올라온 김종수를 상대로 스티븐슨이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1점을 추격했다. 김종수가 8회 다시 마운드에 올랐으나 불안한 면모를 보이며 주자를 깔았고, 이를 구원한 박상원이 1점을 허용했다. 한편 9회 마운드에 오른 박상원마저도 2명이 주자를 허용한 끝에 결국 조동욱이 이를 해결하지 못한 채 강백호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고 주저앉았다. 올 시즌 막강한 면모를 과시하던 한화 불펜이 이상징후를 보인 가운데, 한화는 현시점 가장 구위가 좋은 세 명의 선발을 내고도 루징시리즈로 1위 자리를 LG에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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