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네요" 학폭 누명, 현역 입대에도 야구 포기하지 않았다…1373일 만에 새긴 '승리투수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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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2020년 8월 28일로부터 1373일. LG 김대현이 1373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누명을 쓰고, 현역으로 병역 의무를 수행하면서 야구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시간이 길었지만 포기하지 않은 결과다.
김대현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연장 10회와 11회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LG가 연장 11회 8-5 재재역전승을 거두면서 김대현이 구원승을 챙겼다. 지난 2020년 8월 28일 잠실 kt 위즈전 이후 무려 1373일 만에 올린 승리다. 김대현의 묵묵한 노력이 만든 결실이었다.
'대불딱', LG 팬들은 김대현을 이렇게 불렀다. 1차지명 출신으로 5선발 기회를 여러번 받았지만 한 시즌을 온전히 선발투수로 보낸 적은 없었다. 그러다 2019년 본격적으로 구원투수를 맡게 되면서 달라진 경기력을 보였다. 2018년 25경기에서 2승 10패에 그쳤던 김대현은 2019년 41경기 가운데 40경기에 구원 등판해 5승 4패 9홀드 평균자책점 3.78로 활약했다.
그런데 김대현의 활약은 오래 가지 못했다. 2020년 무리한 훈련으로 발목을 다쳐 1군 전력에서 밀려났다가, 2021년 갑자기 '학폭 의혹'에 휘말리더니 입대하게 됐다. 상무 입대 기회를 잡지 못해 현역으로 병역 의무를 수행해야 했다. 김대현이 군 복무로 자리를 비운 사이 LG는 투수 제국, 불펜 왕국이 돼 있었다. 김대현의 이름도 잊혀갔다.
재판을 거쳐 학폭 의혹이 벗겨지면서 조금씩 김대현의 근황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시 돌아온 1군 무대는 예전과 또 다른 곳이었다. 전역 후 지난해 복귀했지만 5경기 평균자책점 10.80으로 1군 안착에 실패했다. 그러나 올해는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도전, 이정용의 상무 입대, 함덕주의 부상 공백 등 여러 요소가 겹치면서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김대현은 살이 쏙 빠진 채 다시 1군에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몸을 만들었고, 퓨처스리그 3경기에서 1홀드 1세이브 무실점으로 가볍게 몸을 푼 뒤 1군에 합류했다. 구속을 회복하면서 필승조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었다. 아직은 기복이 있지만 1일 경기에서는 2이닝을 공 18개로 끝내는 안정적인 투구로 오랜만에 승리를 챙겼다.
경기 후 김대현은 "오랜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사실 날짜에는 특별히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승리투수가 돼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불과 이틀 전 김대현은 올해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지난달 30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구원 등판해 ⅔이닝 동안 무려 4점을 빼앗겼다. 1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완전히 다른 투구로 양의지 강승호 양석환 같은 장타력 있는 선수들까지 침묵하게 했다. 그래서였을까. 김대현은 "항상 감독님이 믿고 내보내 주시는데 그 믿음에 계속 보답을 못했던 것 같다.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하고 있다. 항상 나가는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2이닝 무실점은 박동원 덕분이라고 했다. 김대현은 "동원이형이 내주는 싸인대로 던지려고 했다. 그리고 동원이형이 왜 그 사인을 냈는지를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하면서 던졌던 것이 상대 타자들한테 잘 먹힌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환영해 준 팬들에게는 "많은 팬분들이 응원해주시는데 항상 감사드리고,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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