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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공만 맞지 않았다면… 한화 비극의 주인공 굿바이, 이걸 보면 한화도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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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공만 맞지 않았다면… 한화 비극의 주인공 굿바이, 이걸 보면 한화도 어쩔 수 없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계약한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28)은 6월 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인생에 큰 변곡점이 되는 사건을 맞이했다. 연장 10회 타석에서 상대 투수 정해영의 몸쪽 공에 왼쪽 새끼손가락을 맞았다.

플로리얼은 극심한 고통을 참고 경기를 끝까지 소화했지만, 수비 도중에서 계속 손을 털어내는 등 정상이 아니라는 신호가 드러났다. 결국 검진 결과 새끼손가락에 뼛조각이 발견됐다. 정상적으로 타격을 할 수가 없었다. 적어도 한 달 이상은 재활을 해야 하는 수준이었고, 가뜩이나 타격이 잘 맞지 않는 한화는 멕시칸리그에서 뛰던 루이스 리베라토를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했다.

사실 부상 대체 외국인 타자가 6주 만에 모든 평가를 뒤집기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기본적으로 프로필 자체가 기존 선수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자기 공만 던지면 일단 기본을 먹고 들어가는 투수와 달리, 타자는 적응에 시간이 더 걸린다. 플로리얼도 시즌 초반에 극도로 부진했던 시기가 있었다. 리베라토가 평균만 해줘도 성공적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온 이유다. 그런데 6주 만에 모든 게 달라졌다.

플로리얼이 부상 치료와 가족을 돌보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간 사이, 리베라토가 대활약을 펼쳤다. 적응기 따위는 필요 없었다. 리베라토는 전반기 15경기에서 타율 0.387, 2홈런, 13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생각보다 펀치력도 가지고 있었고, 수비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전반기 마지막 KIA와 3연전에서 안타 생산 능력은 물론 밀어내기 볼넷 등 팀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 한화의 판단도 리베라토 쪽으로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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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얼은 시즌 65경기에서 타율 0.271, 8홈런, 29타점, 1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83을 기록했다. 수비력에서는 대체적으로 플로리얼이 리베라토보다는 낫다는 평가가 많았다. 장타 생산 가능성 역시 플로리얼이 조금 더 낫지 않겠느냐는 평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타율에서 너무 차이가 났고, 클러치 능력 등 여러 면에서 리베라토의 우세였다. 결국 한화는 리베라토와 20만5000달러에 잔여 시즌 계약을 마치며 플로리얼을 웨이버 공시했다.

분명 고민은 컸다.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에 빠졌던 플로리얼은 4월 5일 이후 54경기에서 타율 0.301, 8홈런, 22타점, OPS 0.856을 기록했다. 외국인 타자에게는 여전히 아쉬운 공격력이었지만 중견수라는 점을 고려해야 했고, 한동안 리드오프 타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일단 표본이 어느 정도 정비가 돼 이 정도 성적은 기대할 수 있었다. 반면 리베라토는 아직 KBO리그의 견제가 들어가기 전이었다. 전반기 성적에 ‘거품’이 있을 수 있었다. 한화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세부 지표를 봤을 때 한화는 리베라토가 플로리얼보다는 더 좋은 공격 생산력을 보여줄 것이라 베팅했다. 실제 타구의 질 자체가 리베라토의 우위였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리베라토의 평균 타구 속도는 시속 146.7㎞였다. 반면 플로리얼은 140.4㎞였다. 플로리얼의 타구 속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리베라토의 타구 자체가 더 좋다는 것은 체감적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 플로리얼이 조금 더 공을 띄울 수 있는 유형의 선수지만, 리베라토의 콘택트 능력에 한화를 과감히 모험을 걸었다. 단순히 타율만 보고 내린 결정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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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신분이 된 리베라토는 28일 현재 후반기 9경기에서도 타율 0.395, 1홈런을 기록하면서 여전히 고타율을 뽐내고 있다. 장타는 몰라도 콘택트 능력은 믿을 만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장면을 몇 차례 만들어내는 등 이제 부담과 긴장을 덜고 KBO리그에서 활약할 준비를 마쳤음을 보여주고 있다. 만약 리베라토가 궁극적으로 성공한다면, 한화로서는 우연한 계기로 더 좋은 외국인 타자를 손에 넣게 된 셈이 된다.

반면 플로리얼은 웨이버 공시 후 한국에 머물며 타 팀의 부름을 기다렸지만 결국 최근 쓸쓸하게 한국을 떠났다. 이로써 플로리얼은 적어도 올 시즌은 KBO리그에서 볼 수 없게 됐다. 김경문 한화 감독 등 코칭스태프의 평소 신임을 봤을 때 그 몸에 맞는 공만 없었다면 시즌을 완주할 가능성도 가지고 있었던 선수였다. 성품도 합격점을 받았고, 나름 리그 적응도 끝낸 상태였다. 하지만 공 하나가 많은 이들의 운명을 바꿔놨다. 플로리얼은 부상에서 회복한 만큼 미국으로 돌아가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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