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 박경완 마음 움직인 1호 젊은 포수 ···LG ‘안방 공사’ 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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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완 LG 배터리코치는 공수 밸런스를 갖춘 KBO리그 역대 최고 포수 자리를 다투는 전설로 통한다. 현대 유니콘스에서 뛰던 2000년에는 4연타석 홈런을 때리면서 시즌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지만 선수 시절 포수 박경완은 안방에서의 경기력으로 존재감이 더 컸다.
흔히 말하는 엘리트 코스와 거리가 먼 이력이었다. KBO리그 역대 포수 가운데 가장 혹독한 훈련을 경험했다. 1991년 신고선수로 쌍방울 레이더스에 입단한 뒤 1993년 ‘포수 조련사’ 조범현 배터리 코치를 만나 24시간 편의점식 훈련을 했다. 야구공 가득한 노란 박스 3~4개를 비울 때까지 많게는 1000번의 블로킹 훈련을 매일 했다. 퇴근 뒤에는 ‘재택훈련’이 기다렸다. ‘하필이면’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온 조범현 코치와 또 다른 훈련장인 놀이터 모래판에 또 한번 몸을 던지는 게 일상이었다.
복이라면 복이다. 굉장한 훈련 ‘복’이다. SK 와이번스에서 뛰던 2007년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성근 감독을 다시 만난다. 30대 중반을 지나는 나이에 신인처럼 다시 몸을 썼다. 서서히 가라앉던 선수생활 사이클을 다시 끌어올리며 프로 20년차인 2010년에도 포수 박경완은 129경기 100홈런에 14홈런 67타점을 기록했다.
프로야구 포수로서 정점에 올라봤다. 몸이 스스로 반응할 수 있게 만드는 훈련이란 훈련은 거의 경험했다. 아울러 선수 박경완은 누구보다 머리를 많이 쓰는 포수였다. 타석별로 타자가 반응했던 구종별 코스별 기억력이 좋았다. 당시 볼배합 예측이 가장 어려운 포수로 박경완 이름이 자주 불린 건 그의 선택이 일반성을 벗어난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었다.
그만의 경험은 그만의 시선과 시야를 만든다. 코치 박경완의 포수 평가 기준이 높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칭찬에 인색한 편이던 박경완 코치 마음을 움직이는 첫 젊은 포수가 있다.
2003년생 프로 3년차 포수 LG 이주헌. 올시즌 이주헌은 박동원의 백업포수로 1군 무대에 오르고 있다. 시즌 전부터 염경엽 LG 감독의 시즌 구상에 1군 자원으로 거명됐다. 그러나 포지션이 그라운드 야전 사령관과 다름없는 포수다. 팀 내부에서는 선발이든 교체든 약 40경기를 출전하면 성공적일 것이란 계산이었다.
이주헌은 올시즌 26일 현재 벌써 51경기에 출전했다. 선발 출전도 31경기나 된다. 타율 0.219에 OPS 0.703으로 타격 페이스는 살짝 처져 있지만 그 많은 경기를 포수로 출전해도 될 만큼 수비에서 신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주헌은 박경완 코치 육성법의 첫 관문은 이미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박경완 코치 선수 시절 본인이 성공 과정에서 확인했던 젊은 포수들에게 훈련을 많이 시킨다. 박경완 코치에 따르면 이주헌은 리그 평균 이상의 ‘훈련량’을 인내하며 따라가고 있다. 박경완 코치와 함께 하는 젊은 포수는 훈련량만 많은 것은 아니다. 난이도 높은 훈련 흐름을 타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박경완 코치는 현역 시절 타자 한명한명과 승부한 결과를 놓고 ‘복기’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박경완 코치는 최근 잠실구장에서 기자와 대화 중에는 “은퇴한지 한참 된 지금도 (그때 승부했던 볼배합) 기억이 난다”고도 했다. 예컨대 박경완 코치는 특정 타자와 승부에서 결정구를 5구째 쓸 요량으로 4구와 3구, 2구, 1구로 무엇을 던지게 할지 역산으로 풀어가기도 했다. 어떤 승부에선 집요하게 같은 구종을 5~6개 연속으로 던지면서 로케이션만 살짝 바꿔 타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올시즌 이주헌은 포수 마스크를 잠시라도 쓴 날에는 경기 뒤 박경완 코치와 복기 시간을 갖는다. 공 하나하나에 ‘왜’를 붙이는 집요한 학습으로 ‘포수 두뇌’를 만들어가고 있다.
박경완 코치와 잠실구장 1루 더그아웃 앞에서 이주헌 얘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공교롭게 이주헌이 훈련을 마치고 그 앞을 스치듯 지나갔다. 박경완 코치는 이주헌을 두고 예단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2~3년을 얘기했다. 그 시간을 잘 이겨내면 아마도 모두의 칭찬을 받는 포수가 될 것이란 의미로 들렸다.
안승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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