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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에 뜬 ‘로봇심판’… 주심 판정 뒤집고 “마차도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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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에 뜬 ‘로봇심판’… 주심 판정 뒤집고 “마차도 아웃”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150년 역사상 공식 경기에 사람이 아닌 기계가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내려 판정이 뒤바뀐 최초의 사례가 나왔다.

1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MLB 올스타전. 내셔널리그가 2-0으로 리드를 잡은 1회 말 1사 2루. 아메리칸리그 선발 태릭 스쿠벌(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은 상대 타자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볼카운트 0B-2S에서 낮은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공을 던졌다.

심판 판정은 볼. 이때 공을 받은 포수 칼 롤리(시애틀 매리너스)가 투수 스쿠벌을 바라보며 먼저 머리를 툭툭 쳤고, 스쿠벌도 왼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두 번 두드렸다. 곧바로 챌린지(판정 이의 제기)가 진행됐다. 챌린지 결과, 볼이 아닌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왔고, 마차도는 삼진아웃 처리됐다. MLB 공식 경기 1호 ABS 판정이다. 올해 올스타전은 슈퍼스타들의 활약 못지않게 ABS가 주목을 받았다. ABS가 MLB 무대에서 첫선을 보이는 무대였기 때문. ABS는 투수가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는지를 판별하는 기술로, 일명 ‘로봇 심판’으로도 불린다.

MLB는 지난 2019년 독립리그에서 처음 ABS를 적용했고, 2022년엔 마이너리그 최상위 레벨인 트리플A에서도 사용 중이다. MLB 사무국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ABS를 시범 적용했다.

MLB ABS는 지난해부터 해당 시스템을 도입한 한국 KBO리그와 다소 차이가 있다. 신장을 기준으로 한 스트라이크존 규격은 비슷하다. MLB는 상단 53.5%, 하단 27%의 스트라이크 존을 적용한다. KBO는 상단 55.75%, 하단 27.04%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KBO리그는 투수가 던지는 모든 공을 ABS로 판정을 내지만 MLB는 기본적인 투구 판정은 주심이 한다. 만약 볼 판정에 이의가 있으면 챌린지를 신청할 수 있다. 그래서 ABS가 아닌 ‘ABS 챌린지’로 표현한다.

각 팀엔 2차례의 챌린지 기회를 얻으며 성공할 땐 그 기회를 계속 유지한다. ‘ABS 챌린지’는 투수, 포수, 타자만 요청할 수 있으며 투구 직후 즉시 요청해야 한다. 투수와 타자가 챌린지를 원하면 이날 스쿠벌처럼 해당 선수는 모자나 헬멧을 가볍게 두드려 심판에게 신호를 보내면 된다.

야구는 공 하나에 승부가 갈리는 스포츠다. 볼 판정 때문에 승리를 눈앞에서 날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래서 MLB 팬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설문조사에 참여한 팬들의 72%는 “ABS가 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날 올스타전 전야제 기자회견에선 ABS가 주된 화두였다. MLB 구성원들도 반응은 나뉘었다. 뉴욕 양키스 강타자 에런 저지는 “내 선호도를 떠나 ABS 시스템은 결국 도입될 것”이라면서 “다만 나는 그동안 경기의 인간적인 요소인 심판의 존재를 좋아했다. 때때로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그랬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LA 다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클레이턴 커쇼는 “(키가 큰) 저지와 (키가 작은)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는 다른 크기의 스트라이크 존을 적용해야 하는데, 이 문제만 해결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올해 올스타전에서 아메리칸리그 명예 코치로 뛰는 조 토리 전 뉴욕 양키스 감독은 “이제는 기술을 무시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양키스 감독 시절 포스트시즌에서 스트라이크 판정 관련 오심 덕에 이득을 본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MLB 사무국은 올스타전을 마친 뒤 6명의 구단 대표 등 11명으로 구성된 MLB 경쟁위원회에서 내년 정규시즌 ABS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도입까지는 만만치 않은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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