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패배]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았다" 日 모리야스 감독 "단순 비판 아닌 언론의 지원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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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용인] 김희준 기자= 대회 2연패에 성공한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7시 24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을 치러 일본에 0-1로 패했다. 한국은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일본에 우승컵을 내줬다.
일본이 지난 대회에 이어 2연패에 성공했다. 전반 8분 소마 유키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저메인 료가 이태석 뒤에서 돌아나와 감각적인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일본은 전반 내내 자신들의 계획을 정확히 이행하며 한국을 밀어붙였다.
후반에는 의도적으로 수세를 선택했다. 한국은 몇몇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지만 후반 39분 이호재의 결정적인 바이시클킥이 오사코 케이스케 골키퍼에게 막히는 등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일본은 결과적으로 0-1 승리를 챙기며 지난 대회에 이어 2연속 우승을 거머쥐었다.
모리야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E-1 챔피언십 우승을 위해 매 경기 승리를 목표로 짧은 기간이지만 최선을 다했다. 이 기간 성장에 집중해서 더 나아가고 이겨나가자는 걸 선수들과 공유하고 실제로 해내는 것이 주요 과제였다"라며 "선수들 각자가 자신을 어필하고, 존재감을 보여주고자 하는 생각도 분명 있었다. 그렇지만 일본을 위해, 일본 대표로서 자부심을 갖고 이 대회와 경기에 임했다. 선수들이 이를 실천했기에 승리와 우승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경기는 초반부터 매우 힘들었고, 한국의 압박을 받았다. 선수들이 상황마다 격렬하고 끈기 있게 싸워줬다. 두 팀 모두가 서로 가진 퀄리티를 발휘했다. 공격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우리 선수들은 수비하면서도 역습을 잊지 않았다. 한국의 개개인의 능력과 팀으로서의 파워를 능가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1 챔피언십에 대해서는 "정말 훌륭한 대회"라며 "한국과 일본의 대표팀 선수들 대부분이 유럽에서 뛴다. 이 대회를 통해 국내파 선수들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었다. J리그와 K리그에서 훌륭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선수들이 오늘 매우 긴장감 넘치고, 격렬하고, 치열하게, 아시아 최고 수준의 퀄리티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라며 국내 리그 선수들을 확인할 수 있는 게 대회 의의라고 밝혔다.
이날 일본은 오른쪽 윙백 모치즈키 헨리 히로키를 제외하면 1차전이었던 홍콩전과 동일한 선발 명단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경기 접근 방식은 홍콩전과 한국전이 판이하게 달랐다.
관련해 모리야스 감독은 "선수들이 매일 성장하려는 자세가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짧은 기간 안에서도 승리에 집착하며 매일 본인이 가진 모든 것을 변화시키고, 미래의 성장에 도전했다. 훈련과 실전에서 선수들은 승리에 대한 집념을 가지고 대회에 임해준 것이 큰 성장과 성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라며 "선수들도 훌륭하지만, 이를 지원해 준 코치진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도 대단했다. 코치진이 역할의 전달해주는 방식이 매우 명확해서 선수들이 망설임 없이 플레이할 수 있었다. 이 역시 성공의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구성원 모두를 칭찬했다.
또한 "오늘 경기에 관해서는 어떤 팀이 승리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매우 격렬하고, 치열하며, 수준 높은 경기였다. 우리뿐만 아니라 홍명보 감독 또한 월드컵 예선에서 훌륭한 팀 빌딩과 경기를 해왔다. 한국 팀 또한 뛰어나다고 생각한다"라며 한국 팀도 챙기는 승자의 여유를 보였다.
이번 대회를 통해 일부 선수들은 내년에 있을 월드컵까지 꿈꾸게 됐다. 선수라면 당연한 일이다. 모리야스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은 월드컵을 현실적인 목표로 삼게 됐다. 대표팀 활동을 통해 월드컵에 가고 싶다는 마음을 심어줬다는 점에서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 코치진은 세계 최고 수준을 기준으로 삼아 이번에 소집한 선수들에게도 높은 수준을 요구했다. 선수들이 이 요구에 응해주면서 성장할 수 있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진심으로 목표로 나아가게 된 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선수들이 J리그로 돌아가서도 이런 강한 의지를 가지고 팀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남다른 플레이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선수들에게는 U20 아시안컵에서 경쟁했던 선수들을 포함해 서로 경쟁하며 노력하기를 바라고 있다"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대표팀에 건강한 경쟁이 이뤄지기를 소망했다.
홍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1990년대부터 시작된 일본의 일관성이 지금의 일본을 만들었다고 발언했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모리야스 감독은 "나 역시 프로이자 J리그 출신 감독, 그리고 A대표팀의 사령탑으로서 최고 팀만으로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라며 "일본은 풀뿌리부터 육성하며 최고 팀으로 이어지는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여러 지도자가 열정적으로 땀을 흘려가며 선수들을 키워주고 있다. 우리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아이들 그리고 선수들이 성장하기 위해 돕는 부모님 등을 포함한 많은 '축구 가족'들이라고 불리는 관계자들이 노력한 것이 톱팀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결과만큼 과정에 대한 소중함을 잊지 않고 모두가 노력한 게 지금의 일본 축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일전이었던 만큼 한국의 장단점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모리야스 감독은 "나도 선수 시절, 각 연령별 대표로서 아시아 최고 수준의 팀들과 맞서본 적 있다. 경험에 비추어 보면 한국은 피지컬적인 면에서 매우 강력한 팀이다. 강력한 플레이를 구사하면서도 테크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약점에 대해선 따로 말할 수 있는 게 없다"라며 "우리가 오늘 이겼고, 3연승을 거뒀지만, 그렇지만 오늘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다. 서로의 강점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생각하고, 더 빠르고 강도 높게 싸울 수 있도록 계속하고 싶다"라며 높은 평가를 내렸다.
또한 "이번이 세 번째 E-1 챔피언십 참가다. 첫 대회에선 불운하게도 한국에 패하면서 우승을 놓쳤다. 두 팀의 맞대결에 대해 언론이 항상 열광하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여기서 패배하면 비판받는다. 나 역시 첫 대회 때 패하면서 비판을 받았다"라며 "프로로서, 국가대표로서 비판은 각오돼 있다. 하지만 이기든 지든, 육성을 포함한 성과와 과제가 있다. 이기더라도, 지더라도 개선의 여지가 늘 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게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말이다. 단순 비판만 하는 게 아니라 언론 관계자 여러분도 양국이 개선될 수 있도록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라며 건전한 비판이 양국 축구를 발전시킬 거라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모리야스 감독은 한일전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점점 세계 강호들과 친선경기를 잡는 게 힘들어지고 있다. 일본과 한국이 좋은 라이벌이자 동료로서, 아시아를 이끌어나가고 세계를 이기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한일전을 통해 세계를 향해 서로 도전해나갈 수 있기를 희망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일본 '교도통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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