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은 아시아 5, 6위권인데 연봉은 세계 정상급 수준, V리그 연봉 이게 맞나?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한국 남녀배구의 연봉 수준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실력과는 반대로 말이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최근 오는 2025/26시즌 선수 등록을 마감하고 선수단 전체 연봉을 공시했다. 남자부는 세터 황택의(KB 손해보험)가 12억 원을 받아 최고 연봉자로 이름을 올렸다. 여자부는 강소휘(도로공사)와 양효진(현대건설)이 나란히 8억 원을 받는다. 

남녀 선수단 전체 평균 연봉도 나왔다. 남자부의 2025/26시즌 평균 보수는 2억 3,400만 원이다. 지난해에 비해 1,100만 원 올랐다. 여자부는 1억 6,300만 원으로 200만 원 상승했다.  

남자배구대표팀은 지난달 바레인에서 열린 2025 AVC 네이션스컵 대회에서 4위에 그쳤다. 한국은 4강에서 홈팀 바레인에 덜미를 잡혔으며, 3, 4위전에서도 카타르를 넘지 못했다. 황택의가 부상 투혼을 펼쳤고, 임성진, 정지석 등 주축 자원들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음에도 아쉬운 결과였다. 더 충격적인 내용은 이번 대회에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일본을 비롯해 이란과 중국은 참가하지 않았다는 것. 사실상 아시아 7위에 그쳤다고 해도 무방하다. 

여자배구대표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나날이 추락한 여자배구대표팀은 최근 진행 중인 2025 VNL 대회에서 1승 7패를 기록하고 있다. 참가한 18개 팀 중 17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앞으로 3주 차 일정을 앞두고 있으며 만약 1~2승 이상을 거두지 못할 경우 최하위로 강등이 유력하다. 

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조별리그에서 베트남에 패해 8강에서 탈락했다. 그동안 적어도 동메달은 수확했으나 이번엔 일본, 중국, 태국에 이어 베트남에까지 밀린 것이다. 

이렇게 한국 배구 실력은 점점 퇴보하고 있으나, 국내 리그 연봉의 경우 타 종목과 다르게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부의 경우 지난 시즌 세계적인 선수 중 한 명인 윌프레드 레온(쿠바)이 유럽 리그에서 140만 달러(약 19억 원) 가량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자부 역시 세계 정상급 선수로 꼽히는 중국의 주팅이 150만 달러(약 20억 원) 정도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추가적인 수당 등이 포함될 수 있지만 한국 배구의 연봉과 세계 최고 리그의 연봉 수준 차가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흐름 때문에 남자배구는 최근 샐러리캡 규모를 전격 축소하기로 했다. 해마다 2억 원을 줄여 5년간 총 10억 원을 낮추겠다는 내용이다. 여자배구는 아직 이러한 파격적인 결정을 내리진 않았다. 

사진=KOVO, 아시아 배구연맹(AVC) SNS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