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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워진 물을 줬어" "이게 잔디냐?" 더위에, 펄펄 끓는 코트...폭염과 씨름하는 윔블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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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권수연 기자) 땡볕 아래 시동을 건 메이저 대회 윔블던이 더위와 사투하고 있다.

영국 매체 'BBC'는 지난 1일(현지시간) "선수들, 그라운드 스태프, 관중들은 윔블던이 사상 가장 더운 개막일을 기록하는 동안 폭염과 맞서야 했다"며 "이 날 오후 4시 기준 경기장 내부 기온이 32.3도에 달했는데, 기존 기록인 2001년의 29.3도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기록된 윔블던 대회 사상 최고 기온은 지난 2015년에 기록된 35.7도다. 

BBC에 따르면 대회 주최 측은 기온, 습도, 표면 온도를 결합한 습구구온도(WBGT) 열 지수를 이용해 폭염시 토너먼트 규칙을 실시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3전 2선승제의 모든 세트 경기에서는 2세트 후 10분 간 휴식이 허용되고, 5전 3선승제에는 3세트가 끝난 후에 10분 쉴 수 있다.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에게는 얼음팩, 차가운 수건, 물이 제공됐지만 더위를 식히는데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81위인 캐머런 노리(영국)는 BBC와 인터뷰에서 "물을 최대한 많이 마시려고 노력했는데, 물병이 차갑지 않아서 어떻게든 최대한 시원하게 마시려고 애를 썼다. 보냉병을 따로 챙겨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 번 물을 채워달라고 요구했는데 따뜻한 물이 나왔다. 얼음 수건은 잘 챙겨줬지만 정말 힘들게 버텼다"고 덧붙였다.

전날 1회전에서 파비오 포니니(138위, 이탈리아)와 4시간 37분 혈전을 벌인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는 경기 도중 관중이 열사병으로 쓰러지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에 알카라스는 해당 관중에게 다가가 물병을 건네며 회복을 돕기도 했다. 






윔블던에서 두 번 준우승을 차지한 온스 자베르(튀니지)는 폭염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어 1라운드에서 기권을 선언해야 했다.

폭염 탓에 경기장 일부 상태도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 일부는 공이 다르게 튀는 것 같다고 느꼈고, 한 선수는 '흡사 클레이 코트에서 경기를 하는 것 같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이 대회 단식에서 우승한 바보라 크레이치코바(체코)는 첫 경기를 승리한 후 "습기가 없어서 잔디가 너무 빨리 시든다"며 "더위 때문에 잔디에서 쉴 수도 없다. 평소에 치렀던 경기와는 너무 다르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105위이자 2021년 이 대회 4강까지 오른 바 있던 데니스 샤포발로프(캐나다)는 1라운드에서 탈락한 후 경기장 상태를 비판했다. 그는 "공은 최악이고 잔디 투어는 완전히 조롱거리로 전락했다"며 "이건 더 이상 잔디라고 할 수 없다. 이 코트는 클레이 코트보다도 더 느리다"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이번 윔블던 대회에서는 1라운드에서만 톱10 시드 선수 8명이 탈락했다. 이는 오픈 시대의 단일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가장 많은 탈락자 수다. 

어머니가 한국계로 알려진 세계 3위 제시카 페굴라도 1라운드 탈락자 중 한 명이다. 페굴라는 경기 후 "윔블던 코트가 좀 다른 것 같다"면서도 "잔디니까 다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살아있는 표면이지 않느냐. 경기 방식이 똑같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세계 1위 이가 시비옹테크는 1라운드를 승리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움직임이 좀 더 미끄럽고 느려진 것 같다"고 인터뷰했다. 그는 "더위와 모든 상황으로 인해 앞으로 공이 변칙적으로 튈 것 같다. 매일 다른 상황에 적응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윔블던은 오는 13일까지 치러지며 대회 총상금은 5,530만 파운드(약 990억 원)에 달한다. 남녀 단식 우승자에게는 각 300만 파운드(약 55억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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