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헤어질 결심' 나올까?…엘동원, 우승 노리는 팀에 어울리지 않는다 [부산 현장]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윈나우'를 목표로 달리고 있는 팀의 행보에 어울리지 않는 투구를 보여줬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지난 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6차전에서 3-2로 이겼다. 6월 28~29일 잠실에서 KIA 타이거즈에 2연패를 당했던 아픔을 씻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LG는 다만 선발투수로 나섰던 에르난데스의 투구 내용은 아쉬움이 남았다. 에르난데스는 4이닝 2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에 그쳤다. 

에르난데스의 출발은 산뜻했다. 1회말 선두타자 김동혁, 장두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좋은 구위를 뽐냈다. 2사 후 고승민에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곧바로 롯데 4번타자 빅터 레이예스까지 삼진으로 처리, 이닝을 끝냈다.

에르난데스는 2회말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선두타자 전준우를 2루수 뜬공, 박찬형을 중견수 뜬공, 나승엽을 3루수 땅볼로 솎아 내면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회초 오스틴 딘의 선제 2점 홈런이 터지면서 에르난데스가 더 편안한 투구를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에르난데스는 3회말 갑자기 흔들렸다. 2사 후 김동혁, 장두성을 연속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고승민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 스코어가 2-1로 좁혀졌다.

에르난데스는 일단 후속타자 레이예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4회말에는 전준우를 중견수 뜬공, 박찬형을 좌익수 뜬공, 나승엽을 3루수 뜬공으로 막으면서 이날 게임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에르난데스는 그러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5회말 선두타자 전민재, 정보근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가 모조리 커트 당한 뒤 결국 '무상 출루'라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LG 벤치는 팀이 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에르난데스를 기다려 줄 여유가 없었다. 에르난데스는 결국 이정용과 교체,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정용이 실점 없이 아웃 카운트 세 개를 빠르게 잡아내면서 에르난데스의 자책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에르난데스는 2024시즌 후반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LG에 합류, 11경기 47이닝 3승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02의 성적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팀 사정에 따라 보직을 불펜으로 옮겼고, KT 위즈와 맞붙은 준플레이오프에서 1~5차전에 모두 등판했다. 7⅓이닝 무실점 2세이브 1홀드로 LG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견인했다.

에르난데스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LG가 시리즈 전적 2패로 스윕패 탈락의 위기에 몰린 3차전에 구원등판, 3⅔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에르난데스의 투혼은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무쇠팔로 명성을 떨쳤던 KBO의 레전드 故 최동원의 이름을 딴 '엘동원'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에르난데스는 2025시즌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현재까지 행보는 냉정하게 퇴출 위기에 몰렸다고 볼 수 있다. 지난 6월 11일 SSG 랜더스전부터 이날 롯데전까지 4경기 연속 5회 이전 강판 속에 팀에 큰 고민만 안겨줬다.

LG는 현재 1위 한화 이글스에 한 경기 차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위해 1승, 1승이 절실한 가운데 에르난데스 교체 카드를 만지작 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염경엽 LG 감독도 1일 게임에 앞서 외국인 투수 교체 가능성에 대해 "구단에서 준비는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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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