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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몰래 감독직 제안, 시즌 도중 제자들 버린 이종범…“한국야구 발전 위해서” 해명 왜 납득하기 어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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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몰래 감독직 제안, 시즌 도중 제자들 버린 이종범…“한국야구 발전 위해서” 해명 왜 납득하기 어려울까






구단 몰래 감독직 제안, 시즌 도중 제자들 버린 이종범…“한국야구 발전 위해서” 해명 왜 납득하기 어려울까




[OSEN=이후광 기자] 시즌 도중 구단 몰래 감독직을 제안한 최강야구. 그리고 제안을 수락한 뒤 돌연 구단에 퇴단을 요청한 이종범 코치. 그게 과연 한국야구의 발전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프로야구 KT 위즈 구단은 지난달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0차전을 앞두고 이종범 코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말소 사유가 황당 그 자체였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이종범 코치는 최근 JTBC 야구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의 감독직 섭외를 받았다.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인 터라 KT 잔류가 예상됐지만, 이종범 코치는 6월 27일 기준 약 일주일 전 구단에 사표를 내고 계약해지를 요청했다. 사장, 단장, 이강철 감독을 차례로 만나 최강야구 감독직 제의가 온 전후 상황을 설명한 뒤 죄송하다는 사과와 함께 팀을 떠났다. 

이종범 코치의 시즌 도중 예능행이 논란을 일으킨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일단 야구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가 감독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프로야구에 큰 민폐를 끼쳤다. 한창 순위싸움 중인 팀의 코치에게 섭외를 제안한 것도 황당한데 KT에 이종범 코치 영입과 관련한 그 어떤 양해도 구하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이런 방식의 코치 유출은 참으로 이례적이다. 최강야구 측이 이종범 코치를 데려가는 과정에서 우리 쪽에 그 어떤 언질도 주지 않았다"라고 황당해했다.

이는 비단 야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어느 집단의 구성원을 데려가기 위해서는 그 집단에 양해를 구하고, 심하면 허락까지 받아야하는 게 이치다. 하지만 최강야구는 그 과정을 마음대로 생략하고 이종범 코치에게 다이렉트로 접근해 달콤한 속삭임을 건넸다. 일각에서 “최강야구가 KBO리그와 더불어 KT 구단마저 우습게 여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구단 몰래 감독직 제안, 시즌 도중 제자들 버린 이종범…“한국야구 발전 위해서” 해명 왜 납득하기 어려울까




그런데 최강야구 측의 해명이 더 가관이다. 최강야구는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 야구계의 전설 이종범 감독이 프로구단을 떠나는 힘든 결정을 내리면서 합류해 준 것에 감사하다”라며 “저작권 침해 사태로 촉박하게 섭외하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구단과 프로야구 팬들에게 불편감을 드려 송구하다. 한국야구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는 야구 콘텐트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내놨다. 시즌 도중 구단 몰래 코치를 빼가는 한국야구 발전에 크게 저해되는 선례를 남기고 한국야구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게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무책임하게 제자들을 버린 이종범 코치의 선택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1군 핵심 보직을 맡은 프로팀 코치가 야구 예능 감독 제안이 왔다고 순위싸움이 한창인 시기에 유니폼을 벗었다. 섭외 시점 많은 KT 선수들이 레전드 이종범 코치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었는데 지도자의 이기적인 선택에 스승이 사라졌다. 책임감, 프로 의식과 거리가 먼 행동이다. KT 구단과 이강철 감독 모두 “이종범 코치가 떠났다고 해서 전력의 큰 공백은 없다”라고 말했지만, 퇴단은 그와 별개의 문제다. 이종범 코치에게 작년 마무리캠프부터 지도한 제자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구단 몰래 감독직 제안, 시즌 도중 제자들 버린 이종범…“한국야구 발전 위해서” 해명 왜 납득하기 어려울까




무책임한 사임은 자신을 코치로 데려온 ‘선배’ 이강철 감독 또한 난처하게 만들었다. 이종범 코치는 2025시즌에 앞서 이강철 감독이 주도적으로 인사에 나서 데려온 지도자. 2023시즌을 끝으로 무직이 된 이종범 코치를 구단에 직접 요청해 코치로 선임했는데 개막 후 3개월 만에 야구 예능프로그램의 감독이 되겠다며 팀을 떠났다. 이강철 감독의 신뢰를 저버린 셈이다. 

최강야구 측이 공개한 서면인터뷰에 따르면 이종범 코치는 “최강야구 감독 제안을 받았지만 현직 코치 신분이기 때문에 사양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몇몇 은퇴한 후배들에게 연락이 와 내가 구심점이 돼 최강야구를 이끌어 주길 부탁받았고, 여러 날을 고민했다”라며 “최강야구가 한국 프로야구 흥행에 많은 역할을 해온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이강철 감독님께 상의를 드렸고, 감독님이 내 생각과 입장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신 덕분에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최강야구가 다시 뭉칠 수 있다면 더 많은 후배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그 일에 나도 함께 도전하고 싶어 감독직을 수락했다”라고 섭외를 수락한 배경을 설명했다.



구단 몰래 감독직 제안, 시즌 도중 제자들 버린 이종범…“한국야구 발전 위해서” 해명 왜 납득하기 어려울까




그렇다면 왜 시즌 도중 팀을 떠나는 무책임한 결정을 내린 것일까. 이종범 코치는 “내 결정이 팀의 공백을 비롯해 야구계의 이례적인 행보로 비난받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시즌 도중 구단을 떠나는 결정은 결코 쉽게 내린 것이 아니다. 제안을 받고 많은 걱정에 며칠을 심사숙고했고, 이강철 감독님께 상의를 드렸다”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종범 코치 또한 최강야구 측과 마찬가지로 시즌 도중 예능프로그램 섭외 수락을 한국야구의 발전을 위한 길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늘어왔다.  

이종범 코치는 “최강야구 감독직을 수락하면 많은 욕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감독직 자체만을 원했다면 최강야구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최강야구를 살리는 것은 한국 야구의 붐을 더욱 크게 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새로 출범하는 최강야구는 유소년 야구 등 아마 야구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라며 “예능이고, 은퇴 선수라고 해도 야구를 진심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모두 프로 선수였고, 프로로서 자부심과 긍지가 있는 친구들이다. 진심이 담긴 열정적인 야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여전히 야구계와 팬들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최강야구가 프로야구판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시즌 도중 구단 몰래 코치에게 거액을 제시하며 감독직을 제안했다. 그리고 책임감을 갖고 프로 선수들을 지도해야할 코치가 예능을 위해 계약 기간 도중 제자들을 버리고 팀을 떠났다. 양 측의 한국야구의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는 말이 참으로 불편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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