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진 떠난 IBK…69세 김호철의 마지막 승부수는 '세터 3인 체제'[스한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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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프랜차이즈 스타 김희진이 떠나고, 전력 재편에 들어간 IBK기업은행. 팀을 이끄는 김호철 감독은 이번 시즌을 마지막 기회로 삼고 있다. 고질적인 세터 문제 해결을 위해 꺼내든 승부수는 '세터 3인 체제'. 새 시즌을 앞두고 전격 합류한 베테랑 리베로 임명옥과 함께 김 감독은 유종의 미를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자타공인 남자배구의 전설이다. 1980년대 세계 최고 리그였던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컴퓨터 세터', '황금 손'으로 활약했고, 귀국 후에는 남자배구 현대캐피탈과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그리고 2021년 12월부터는 여자배구 IBK기업은행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만 69세인 김 감독은 손녀뻘 선수들과 함께 마지막 유종의 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스포츠한국은 김 감독을 만나 지난 시즌의 아쉬움, 다음 시즌 목표, 리그 전망 등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세터 문제, 올해는 다르다…"이번엔 3인 체제로"
"외국인 세터를 2년간 써봤지만 큰 차이를 못 느꼈다."
김 감독은 IBK가 매년 겪었던 '세터 문제'를 되짚으며 이렇게 말했다. IBK는 2024~2025시즌 전반기까지 승점 31(11승7패)로 4위를 기록하며 봄배구 기대감을 키웠지만, 세터 천신통의 부상 이탈 이후 급격히 하락세를 타며 최종 승점 47(15승21패),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해 천신통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이소영의 합류 때문이었다. 이소영과 빅토리아 댄착, 육서영, 황민경 4명이 돌아가면서 공격하면 괜찮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소영이가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계획이 꼬였고, 천신통까지 빠지면서 후반기를 완전히 망쳤다."
문제점은 뚜렷했다. 바로 세터. 지난 2시즌 동안 아시아쿼터로 폰푼, 천신통을 활용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결국 이번 시즌 IBK는 아시아쿼터로 외국인 세터 대신 아웃사이드 히터 알리사 킨켈라를 지명했다. 대신 국내 세터진 3인 체제를 가동한다.
"최근 몇 년간 외국인 선수에게 밀렸던 김하경은 '이제는 내가 이끌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대단하다. 신인 김윤우는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고, 박은서는 안정감이 있다. 세 선수가 상황에 따라 들어갈 예정이다."
"김희진, 떠나고 싶어 했다…그래도 응원한다"
프랜차이즈 스타 김희진의 이적은 IBK 팬들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김 감독은 그 속사정을 털어놓았다.
"(김)희진이가 의욕을 많이 잃었다. 지난해부터 타 팀에서 뛰고 싶다고 요청해 왔고, 프랜차이즈 스타인만큼 내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플레이코치도 제안했지만, 희진이는 현역으로 뛰고 싶어 했다. 결국 여러 팀과 협의했고 현대건설과 조건이 맞았다."
김 감독은 떠난 애제자에게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냈다.
"분명히 잘할 거라고 믿는다. 김희진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멋지게 은퇴했으면 좋겠다."
임명옥, 상상도 못 한 영입…"리더 역할 기대"
이번 시즌 김 감독이 예상하지 못한 선물도 있었다. 바로 국가대표 리베로 임명옥의 깜짝 합류다.
"휴가를 다녀온 사이 갑자기 임명옥이 올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무조건 잡아야지'라는 생각뿐이었다."
임명옥은 올 시즌을 앞두고 원소속팀 한국도로공사와 1억5000만원 FA 계약을 맺은 뒤,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IBK에 합류했다. 김 감독은 단순한 전력 보강 이상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임명옥에게는 단지 리베로 역할만 기대하는 게 아니다. 작년 가장 큰 문제는 코트 안에 리더가 없었다는 점이다. 맏언니로서 팀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가장 경계되는 팀은 도로공사"
2025~2026 V-리그 여자부는 전력 변화가 많다. 김연경이 은퇴한 흥국생명, 이다현이 빠진 현대건설, 외국인 쌍포가 바뀐 정관장 등 많은 팀이 재편됐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의외의 팀을 가장 경계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정말 완벽하게 팀이 짜였다. 세터 김다은, 아시아쿼터 타나차, 외국인 선수 모마, 미들블로커 김세빈과 배유나, 리베로 문정원까지 전 포지션에 짜임새가 있다."
그는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에 대해서도 "약하다고 보기 어렵다. 여전히 상위권을 노릴 수 있는 팀들이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우리 배구를 하겠다…결과는 따라올 것"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시즌 목표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올해는 팀이 안정됐다고 느낀다. 세터는 여전히 약점이지만, 세 명이 각자 강점으로 이를 보완하고 있다. 지난 시즌 아쉽게 놓친 경기가 7~8경기나 된다. 그것만 잡아도 봄배구는 가능하다. 다른 팀의 전력은 중요하지 않다. 스스로만 바라보고 어떻게 더 나아질지 끊임없이 노력해 좋은 성과를 내겠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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