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감히 올스타전을 가도 되나?"…'초대형 트레이드' 롯데 복덩이 유격수, 부산팬 사랑에 '감격' [부산 현장]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전민재가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다행히 결말은 자신과 팀 모두에게 '해피 엔딩'이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1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 간 10차전에서 4-3으로 이겼다. 전날 6-3 승리에 이어 이틀 연속 승전고를 울리고 주중 3연전 위닝 시리즈를 따냈다.

전민재는 이날 9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출전,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지난 12일 수원 KT 위즈전 이후 5경기 만에 멀티 히트(한 경기 2개 이상의 안타)를 기록하면서 주춤했던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전민재는 경기 종료 후 "최근에 다시 타격 밸런스나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는데 오늘 타격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컨디션이 떨어졌을 때도 똑같이 간다고 생각하고 좋았을 때 기분들을 떠올리면서 준비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민재는 이날 첫 타석부터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롯데가 1-0으로 앞선 2회말 2사 2루 타점 찬스에서 한화 선발투수 좌완 영건 황준서를 상대로 깨끗한 좌전 안타를 쳐냈다.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전민재는 두 번째 타석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5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바뀐 투수 좌완 조동욱에게 좌전 안타를 때려내면서 1루 베이스를 밟았다.

전민재는 기세를 몰아 세 번째 타석에서도 출루에 성공했다. 롯데가 3-0으로 앞선 7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한화 우완 박상원에게 좌전 안타를 쳐내면서 3안타 경기를 기록했다. 이어 김동혁의 희생 번트 성공으로 2루까지 진루한 뒤 고승민의 2루타 때 홈 플레이트를 밟아 팀에 쐐기 득점까지 안겼다.

전민재는 다만 롯데가 4-0으로 앞선 8회말 무사 1·2루에서 한화 노시환의 평범한 내야 땅볼을 잡은 뒤 2루 송구 실책을 범하면서 잠시 고개를 숙였다. 주자 2명이 모두 득점한 데다 타자 주자 노시환까지 3루까지 진루, 상황이 점점 더 최악으로 흘러갔다. 곧바로 한화 채은성의 1타점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스코어는 4-3까지 좁혀졌다.

롯데는 다행히 계속된 무사 1루에서 투수 최준용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진영을 삼진, 황영묵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한화의 공격 흐름을 끊어놨다. 2사 후에는 포수 정보근이 한화 이재원의 타석 때 1루 주자 김태연의 도루 시도를 완벽한 송구로 저지하면서 이닝이 끝났다.

전민재도 마음의 짐을 덜어낸 뒤 승부처에서 다시 안정된 수비를 보여줬다. 9회초 2사 2루에서 안치홍의 타구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민재는 이날 게임까지 2025 시즌 58경기 타율 0.335(200타수 67안타) 3홈런 23타점 2도루 OPS 0.804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 4월 29일 헤드샷 사구 부상 여파로 1군 엔트리에서 잠시 빠지면서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이적 첫해부터 롯데 타선의 주축으로 거듭났다.

전민재는 올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최근 발표된 2025 KBO 올스타전 베스트12 팬 투표 드림 올스타 유격수 부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겨울 두산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를 통해 둥지를 옮긴 뒤 리그 전체에서 주목받는 선수가 됐다. 

전민재는 "지금은 다친 부위도 괜찮고, 체력적으로 잘 관리하려고 한다. 그래도 작년에 100경기 이상 경험한 부분들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특히, 체력 회복을 위해서 단순하게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회복을 잘해서 공격과 수비에서 집중력 있는 모습들이 계속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마지막으로 뜨거운 응원과 관심을 주고 계신 부산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올스타전 중간 집계이지만 너무 영광스럽고 감사하다. 제가 감히 나가도 되나 싶다. 올 시즌 끝까지 다치지 않고 팀이 가을야구에 나갈 수 있게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