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스 때 작아진다’ 위즈덤의 문제는 너무 착해서? ‘이타심’의 역설과 이범호의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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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IA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34)은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을 기록한 우타 거포 자원이다. 우타라인의 장타력에 고민이 있었던 KIA의 선택을 받았고, 입단 당시에도 이 기록이 큰 관심을 모았다.
실제 위즈덤은 시즌 초반 장타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타구 속도는 메이저리그에서 괜히 88홈런을 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타율 자체가 아주 높은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좋은 선구안을 보여주며 많은 볼넷을 얻어 출루율은 만족스러웠다. OPS(출루율+장타율)형 타자로 각광을 받을 것 같았다.
허리 부상 때문에 열흘 이상 1군에서 빠진 기간도 있었지만, 시즌 초반만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위즈덤의 성적 자체가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위즈덤은 17일까지 시즌 49경기에서 타율 0.259, 12홈런, 32타점, OPS 0.901을 기록했다. OPS가 0.900을 넘는다. 이 정도면 팀 공격에서는 충분히 플러스 요소를 제공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1·3루 수비가 모두 가능하다. 김도영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역시 큰 힘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찬스 때 약하다는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17일까지 위즈덤의 득점권 타율은 0.231로 시즌 타율보다 떨어졌다. 타율 자체가 워낙 고타율이 아닌 만큼 이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장타력이 뚝 떨어졌다. 위즈덤은 17일까지 올해 득점권 상황에서 장타율 0.327에 머물렀다. 득점권 홈런은 딱 하나밖에 없었다. 득점권 OPS는 0.671에 머물렀다.
주자가 없을 때의 타율은 0.288, OPS는 1.075로 매우 좋았지만, 주자가 있을 때의 타율은 0.234, OPS는 0.755로 뚝 떨어졌다. 그리고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는 더 약했다. 단순히 득점권만 약한 게 아니었다. 같은 득점권 타석이라고 해도 경기 상황이나 점수차에 따라 더 중요한, 더 결정적인 상황이 있는데 위즈덤은 이럴 때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별로 없었다. 이른바 하이레버리지 상황에서 약한 것은 단순히 느낌이 아니라, 기록에서도 너무 적나라하게 잘 드러난다.
외국인 타자들에게 바라는 것은 역시 가장 중요한 순간 팀을 구해내는 해결사와 같은 임무다. 하지만 위즈덤은 이런 상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는 위즈덤이 확실한 성공으로 ‘인증’을 받지 못하는 이유로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루킹 삼진도 적지 않아 나약한 모습이 더 짙어지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도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다. 위즈덤의 타순을 여러 가지로 바꿔가며 실험하고 있지만 아직 문제가 풀리지 않았다는 것도 인정한다. 이 감독이 짚는 원인은 타격 기술이나 다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심성이다. 너무 이타적이다. 어쩌면 찬스에서는 이기적인 면도 필요한데, 위즈덤은 생각이 많다고 본다.
이 감독은 18일 광주 kt전을 앞두고 “그게 참 어렵다. 찬스가 생기고 중심 타자에게는 공을 굉장히 어렵게 던진다. 위즈덤 같은 경우는 확실하게 치려는 게 있다. 조금 더 공을 확실하게 보고 치려는 게 있으니까 그런 게 조금 있는 것 같다”면서 “뒤에 이어주고 싶기도 하고, 볼넷으로 나가면 최형우에게 또 이어줄 수 있는 찬스이기도 하니까 본인이 조금 더 확인을 하고 치려고 하다 보니 스윙도 나고, 파울도 난다”고 짚었다.
이미 주문이 들어갔다고도 했다. 이 감독은 “조금 더 과감하게, 공격적으로 치라고 한다. 하지만 성격상 차분하고 이러다 보니까 조금씩 늦는 타이밍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을 자꾸 우리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과감하게 공격적으로 쳐야 되지 않을까 보는데 본인은 어떻게든 볼넷이라도 나가서 뒤에 연결시키겠다는 것 때문에 조금 더 확인하고 치는 게 있다”면서 “주자가 있을 때 조금 더 클러치 능력을 발휘해 주면 아무래도 우리가 경기 운영을 하는데 있어 더 수월해진다. 자꾸 그런 부분들에 대해 지금 계속 이야기를 한다”고 더 나아질 것이라 기대했다.
그런 위즈덤은 18일 광주 kt전에서 1회 선취점 기회에서는 3루수 땅볼에 그쳤지만, 2-3으로 뒤진 5회 2사 1,3루라는 꽤 중요한 상황에서는 우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치면서 모처럼 힘을 냈다. 주자가 없을 때의 성적을, 주자가 있을 때의 성적으로 조금씩 옮겨갈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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