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샷 박건우 쓰러지자…고개 숙인 박해민, 사과한 김광삼 코치” [박준형의 ZZOOM]

[OSEN=잠실, 박준형 기자] 지난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승패보다 선수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장면이 있었다.

2회초, NC 박건우가 무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LG 선발투수 에르난데스와의 치열한 승부 끝에, 7구째 143km 직구가 박건우의 얼굴을 향해 날아들었다. 헬멧의 보호대를 강하게 때린 공. 박건우는 충격을 받은 채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경기장은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다.

다행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고, 박건우는 고통을 참으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에르난데스는 당황한 표정으로 마운드를 벗어나지 못했고, 박건우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며 미안함을 전했다. 주심은 고의성 여부와 관계없이 헤드샷 규정에 따라 에르난데스를 퇴장시켰다.

이때 중견수 자리에서 가장 먼저 움직인 이는 LG의 주장 박해민이었다. 그는 누구보다 빠르게 쓰러진 박건우에게 다가가 상태를 확인하고, 걱정 어린 눈빛으로 곁을 지켰다. 박건우가 가까스로 일어나 1루로 걸어나가자, 박해민은 NC 더그아웃을 향해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며 사과의 인사를 전했다.

박해민에게 중요한 건 팀도, 경기 흐름도 아니었다. 그는 상대 선수를 동료처럼 걱정했고, 그 눈빛과 인사는 진심이었다.

박건우는 결국 대주자와 교체되며 경기를 조기에 마쳤고, LG는 급하게 루키 김영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투수 교체를 위해 마운드로 향하던 김광삼 LG 투수 코치 역시 박건우의 상태를 먼저 살폈다. 가까운 위치에 있던 서재응 NC 코치와 짧은 눈인사를 나누며 미안한 마음을 나눴다.

한편 박건우는 경기 직후 인근 병원 응급실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다. NC 구단에 따르면, 엑스레이 검사 결과 다행히 골절은 없었으며, 다음 날 CT 검사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2025.06.18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