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로 데려왔는데 '1선발급' 대박이라니…방출생도 고쳐 쓴다, KT는 '투수 개조' 마법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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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 불펜 필승조를 주고 받은 미완의 대기가 이렇게 빨리 터질 줄 몰랐다. 프로야구 KT 위즈가 트레이드로 데려온 좌완 투수 오원석(24)이 개인 한 경기 최다 10탈삼진으로 위력을 떨치며 폭풍 성장세를 이어갔다.
오원석은 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10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7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지만 투구 내용은 엄청났다.
5회까지 안타 3개만 맞았을 뿐 7개의 탈삼진으로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위아래를 넘나들며 보더라인에 걸치는 날카로운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고, 낮게 떨어지는 커브와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가운데 몰리는 공 없이 모든 공의 제구가 포수 미트 쪽으로 잘 이뤄졌다.
그러나 6회 에스테반 플로리얼에게 던진 초구 시속 128km 슬라이더가 한가운데 몰린 실투가 되면서 솔로 홈런으로 첫 실점했다. 이어 2-1로 앞선 7회 역전을 허용했다. 채은성과 김태연에게 안타를 맞은 뒤 더블 스틸을 허용하며 이어진 1사 2,3루. 최재훈에게 몸쪽 꽉 차는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한 고비를 넘겼지만 이도윤에게 던진 2구째 커브가 높게 들어가면서 2타점 우전 적시타로 이어졌다.
2-3으로 역전된 뒤 플로리얼 상대로 던진 초구 직구가 폭투로 이어지면서 2사 2루가 됐다. 자동 고의4구로 1루를 채운 오원석은 우규민으로 교체됐다. 우규민이 대타 최인호에게 1루 내야 안타를 내준 사이 2루 주자가 홈에 들어와 오원석은 4실점을 기록했고, KT가 3-4로 지면서 패전을 안았다.
결과는 아쉽게 됐지만 오원석은 개인 한 경기 최다 10탈삼진으로 강력한 투구를 펼쳤다. 총 투구수 95개로 최고 시속 146km, 평균 143km 직구(52개) 중심으로 체인지업(26개), 슬라이더(9개), 커브(8개)를 던졌다. 직구를 결정구로 잡은 삼진만 6개로 제구가 날카로웠다. 여기에 개수는 가장 적었지만 커브로 헛스윙을 끌어낸 삼진도 3개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데 효과적이었다.
야탑고 출신으로 2020년 SK(현 SSG)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오원석은 2021년부터 풀타임 선발로 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2023년부터 불안한 제구와 기복 심한 투구로 성장세가 주춤했고,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KT로 트레이드됐다. KT는 불펜 필승조 김민을 주고 오원석을 받았다. 주축 선발 엄상백이 한화로 FA 이적하기 전 이뤄진 트레이드로 KT는 선발 대안으로 오원석을 낙점했다.
아직 시즌의 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트레이드 무게는 벌써 KT 쪽으로 기운다. SSG로 넘어간 김민도 필승조로 나름 활약 중이지만 오원석의 활약이 너무 좋다. 12경기(67⅔이닝) 7승3패 평균자책점 2.79 탈삼진 60개. 다승 공동 4위, 평균자책점 9위에 올라있다. 국내 투수 중에선 삼성 원태인(2.55), LG 송승기(2.56), 임찬규(2.63)에 이어 평균자책점 4위로 토종 1선발급 성적이다.
‘투수 조련사’ 이강철 KT 감독을 만나 오원석은 마침내 유망주 껍질을 깨고 나왔다. 팔을 높이 들었던 와인드업 동작을 간결하게 바꿔 상체 힘을 뺐고, 제구가 눈에 띄게 안정됐다. 체인지업 구사 비율을 높여 우타자 상대로도 경쟁력 있는 투구를 한다. 12경기 중 1경기만 빼고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할 만큼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힘도 생겼다. 스텝업을 한 번에 두 단계를 한 느낌이다.
오원석이 트레이드 성공작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KT는 방출 투수도 새로 고쳐 쓰고 있다. 2020년 KIA에 입단했으나 1군 3경기를 끝으로 2022년 시즌 후 방출된 우완 최용준(24)이 그 주인공이다. 방출 이후 독립리그 파주 챌린저스를 거쳐 지난해 육성선수로 KT에 입단했고, 지난 3일 대전 한화전에서 1군 콜업됐다. 6회 구원 등판해 1⅔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으로 막았다. 스코어가 크게 뒤진 상황이긴 했지만 최고 시속 146km 직구(9개)에 체인지업(8개), 슬라이더(2개)를 던지며 안정감을 보였다.
이강철 감독은 최용준에 대해 “빅또리 투어(1군 동행) 때도 봤는데 직구 구속이 많이 올라왔고, 체인지업이 좋다. 스트라이크를 잘 던지는 피처라서 생각보다 훨씬 좋게 봤다”며 “주무기(체인지업)가 있으니까 1군에서 충분히 쓸 수 있다. 퓨처스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100개 넘게 던지기도 했다. 상황이 되면 대체 선발로도 한 번 써볼까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른 팀에서 정체됐거나 정리된 투수들을 귀신 같이 살려 쓰는 이강철 감독이라 최용준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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