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팬 야유에 ‘이승엽 나가’로 느낀 충격과 굴욕감… ‘감독 이승엽’은 다시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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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2년 하위권에 처졌던 두산은 2023년 정규시즌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나름대로 성적을 끌어올렸다고도 볼 수 있지만, 이승엽 전 두산 감독에 대한 두산 팬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2023년 홈 최종전에서는 이 감독에 대한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당시 두산 관계자들도 당황했던 사태였다.
KBO리그 역사상 최고 타자로 뽑히는 이승엽 감독은 은퇴 후 방송사 해설위원, 예능 프로그램들에 출연하며 야구계와 인연을 이어 왔다. 이 불세출의 스타 선수가 언제쯤 KBO리그에 지도자로 데뷔할 것인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였지만, 오히려 현장과는 거리가 있었던 셈이다. 보통 정점의 자리인 감독에 오르기 위해서는 코치부터 나름의 현장 경험을 쌓아야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감독은 그 사전 작업에 착수하지 않았다.
하지만 2022년 시즌 뒤 팀의 왕조를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현 롯데 감독)과 결별한 두산은 코치로서도 한 경기 경험이 없었던 이승엽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큰 화제를 모았다. 기대와 걱정이 공존하는 인선이었다. 기대하는 쪽에서는 스타 출신 감독이 두산을 잘 장악하며 새로운 기운을 만들어낼 것이라 여겼다. 반대로 우려하는 쪽에서는 지도자 경험이 없고, 두산 사정을 잘 모른다는 점에서 걱정의 표정을 지었다.
2년간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나름의 성과는 거뒀다. 그러나 팬들은 이승엽 감독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 베테랑 위주의 보수적인 선수 기용, 희생번트와 좌우 플래툰 등 일본식 야구에 가깝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선수들을 잘 키우지도 못하고, 오히려 기존 선수들을 혹사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게다가 정작 포스트시즌에서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2년 연속 고배를 마셨다. 특히 2024년은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쳐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먼저 1승을 안고 시작했지만 kt에 연패를 당했다.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위 팀의 첫 탈락이라는 수모를 맛봤다. 당시에도 공격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고, 경기 후에는 뿔난 팬심이 외치는 ‘이승엽 나가’라는 구호에 모든 두산 구성원들이 또 다시 당황했다.
이 감독은 포스트시즌 탈락 후 칩거에 들어갔을 정도로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보면 최고의 자리만 달렸던 이 스타 지도자에게 굴욕적인 일이었을 수도 있다. 계약 기간 마지막 해인 2025년 시즌은 심기일전해 다시 달려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결국 부상자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면서 비극을 맞이했다. 이 감독은 1일까지 23승32패3무를 기록한 뒤, 2일 구단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두산을 떠났다.
그룹 차원에서도 성적에 대한 압박이 있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였다. 두산이 돈을 안 쓴 팀도 아니고, 오히려 샐러리캡이 목구멍에 찰 정도까지 돈을 썼기 때문이다. 주축 선수들이 버틸 때 반드시 정상에 다시 가야 한다는 압박이 구단 전체에 있었다. 이 감독도 이를 모를 리는 없었다. 그러나 시즌 시작부터 곽빈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등 여러 악재를 막아내지 못했다. 이 감독의 역량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고, 결국은 자진 사퇴라는 마무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두산은 조성환 감독 대행 체제로 일단 남은 시즌을 꾸려간다. 시즌 중 정식 감독 선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조 감독 대행 또한 여러 곳에서 감독감으로 추천을 받았던 인사이니 조 감독 대행의 성과를 당분간은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그와 별개로 이 감독은 당분간은 휴식을 취하면서 뒤를 돌아보고 마음을 다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년 반 남짓의 시간이 이 감독에게 준 교훈이 꽤 많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감독 이승엽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일단 야구계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당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나름의 장점은 있었지만 어떠한 긍정적인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 채 두산을 떠난 느낌이기 때문이다. 이미지에 큰 상처를 받았다는 점도 긍정적인 여건은 아니다. 타 팀에서도 영입하기는 부담스러운 지도자가 됐다. 그렇다고 코치부터 다시 시작하기는 이미 감독직을 경험했기에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 감독이 명예 회복을 노릴 가능성이 있고, 이 때문에 지도자 생활을 완전히 끝내지는 않은 채 당분간 공부를 하며 와신상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상황은 추후 바뀔 수도 있고, 이미지 쇄신에는 몇몇 방법이 있을 수도 있다. KBO리그 남긴 거대한 유산이 이대로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을 것이다. ‘감독 이승엽’을 다시 볼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 감독에게 달렸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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