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결국 최악의 시나리오 현실로…"4위, 5위 하려고 야구 하는거 아냐" 구단주 일침 부담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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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결국 '국민타자'가 지휘봉을 내려 놓는다.
두산 베어스는 2일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이승엽 감독은 구단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도 이를 수용했다.
이에 두산 관계자는 "세 시즌간 팀을 이끌어주신 이승엽 감독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라면서 "이승엽 감독은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구단은 숙고 끝에 이를 수용했다"라고 전했다.
두산은 당장 3일 잠실구장에서 KIA와 일전을 치러야 한다. 감독 대행은 조성환 퀄리티컨트롤(QC) 코치가 맡는다.
올 시즌 두산의 행보는 '첩첩산중' 그 자체였다. 두산은 올해 58경기를 치른 현재, 23승 32패 3무(승률 .418)로 9위에 그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나 일찌감치 하위권으로 처진 모양새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에 있는 5위 KT에 6.5경기차로 뒤져 있다. 무엇보다 지난 주말 최하위인 키움에 연이틀 0-1 패배를 당한 것은 두산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과 다름 없었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이승엽 감독은 2023년 두산 지휘봉을 잡으면서 화제를 모았다. 1군에서 코치 경력도 없이 사령탑 보직을 맡은 것 자체가 파격적인 행보였다. 이른바 '구단주 픽'이었다. 박정원 두산 구단주는 이승엽 감독을 선임하면서 양의지라는 초대형 FA 선물을 안기기도 했다.
출발은 나름 순조로웠다. 이승엽 감독은 2023년 두산을 정규시즌 5위로 이끌며 팀을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려 놓았다. 비록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NC에 힘 한번 쓰지 못하고 패퇴했지만 희망이라는 두 글자는 새길 수 있었다.
지난 해 두산은 정규시즌을 4위로 마무리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T를 만났다. 그런데 두산은 1~2차전을 모두 홈에서 치르는 어드밴티지를 가져갔음에도 두 경기 모두 무득점으로 일관, 끝내 사상 최초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을 당하는 수모를 겪고 말았다. 두산이 탈락을 확정하자 성난 두산 팬들은 "이승엽 나가!"를 외치며 감독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두산은 이승엽 감독 체제를 유지했다. 올해야말로 '마지막 기회'였다. 박정원 구단주는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선수단을 찾아 “4위, 5위 하려고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베어스다운 야구로 팬들에게 보답해주길 바란다"라고 강력한 메시지를 남겼다.
이승엽 감독도 "구단주님 말씀이 맞다"라고 동의했지만 구단주의 한마디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즉, 4~5위보다 높은 순위에 위치해야 이승엽 감독의 재계약도 보장된다는 의미로 해석하기에 충분했던 것.
그러나 두산의 전력은 나날이 약해져갔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허경민이 KT 유니폼을 입으면서 공격, 수비, 주루 등 전반에 걸친 전력 약화는 불가피했다. 지난 해 두산을 지탱했던 '불펜야구'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여기에 특유의 '화수분 야구'는 완전히 씨가 마른 듯한 모습이다.
결국 이승엽 감독은 성적에 따른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났다. 한때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던 'KBO 리그 최강팀'이었던 두산은 어쩌다 슈퍼스타 출신 감독이 시즌 중에 떠나는 결말을 맞아야 했을까. 총체적으로 팀을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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