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보류권도 끝나는데… 인생의 불운 겪은 이 선수가 MLB서 무적 모드, 한국 돌아올 이유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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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자유계약선수(FA) 자격 대박은 물론 실력도 필요하지만, 운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잘 하다가 FA 자격을 앞두고 못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상당한 금액이 왔다 갔다 하기도 한다. 경쟁자 매물 등 시장 상황도 봐야 한다. 운이 따라질 때도 있고, 그러지 않을 때도 있다.
2020년 1년간 KBO리그 두산에서 뛰어 우리에게도 친숙한 우완 크리스 플렉센(31)도 그 운이 따르지 않은 선수다. 좋은 활약을 하다 하필이면 FA 행사를 앞두고 부진했고, 그 결과 대박의 꿈이 완전히 사라졌다. 적어도 FA 자격만 놓고 보면 대단히 불운한 선수였다.
2020년 KBO리그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시애틀과 최대 3년에 계약한 플렉센이었다. 2년간 보장 475만 달러를 받고, 2년간 활약상에 따라 2023년 800만 달러의 베스팅 옵션이 있는 계약이었다. 2년간 합계 300이닝을 소화할 경우 2023년 옵션이 자동 실행될 수 있었는데 플렉센은 2021년 31경기에서 179⅔이닝을 던지며 14승6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하며 이 기준을 상당 부분 채웠다. 시애틀은 대박을 친 셈이다.
플렉센은 2022년도 33경기(선발 22경기)에서 8승9패 평균자책점 3.73의 나름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23년 시애틀로부터 800만 달러를 받고, 2023년 시즌 뒤 FA 대박을 노린다는 계산이었다. 1~2선발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선발 로테이션을 돌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을 증명했다. 연간 1000만 달러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운이 없었다. 앞선 2년에 모든 것을 불태운 것인지, 플렉센은 2023년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려나더니 시애틀과 콜로라도에서 29경기(선발 16경기)에서 2승8패 평균자책점 6.86에 그쳤다. 연간 1000만 달러가 기대된다는 전망은,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로 순식간에 바뀌었다. 결국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1년 175만 달러에 만족해야 했다. 인생의 시련이었다.
지난해에도 혹독한 한 시즌을 보냈다. 시즌 33경기(선발 30경기)에 나가 160이닝을 던졌지만 평균자책점 4.95에 머물렀다. 리그 최악의 팀, 아니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악의 팀이었던 화이트삭스에서 4.95의 평균자책점은 필연적으로 많은 패전을 불렀다. 플렉센은 지난해 3승15패를 기록했고, FA 재수는 또 실패했다. 올해 시카고 컵스와 스플릿 계약을 하고 초라하게 계약서에 사인했다.
한창 나이일 때 두 번이나 FA 대박에 실패한 플렉센은 잊힌 선수가 되는 듯했다. “이대로라면 2~3년 뒤에는 한국에 올 수도 있다”는 구단들의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반전을 이뤄내면서 메이저리그 잔류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4월까지 마이너리그에 있었던 플렉센은 5월 콜업 이후 완벽한 성적으로 한 달을 보냈다.
플렉센은 5월 8경기를 모두 불펜에서 나가 14⅓이닝을 던지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의 완벽한 투구를 했다. 물론 필승조는 아닌, 긴 이닝 소화가 필요할 때 등판하는 릴리프이기는 하지만 피안타율 0.149, 이닝당출루허용수(WHIP) 0.77의 세부 지표 모두가 훌륭하다. 아직 자책점이 하나도 없고, 볼넷 비율도 안정감이 있다. 부상자가 많은 컵스 마운드에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플렉센은 이런 활약을 발판 삼아 다시 FA 대박을 노려볼 전망이다. 물론 올해 선발로 뛰고 있지는 않지만 이미 선발 혹은 롱릴리프로 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만큼, 하위권 팀에서는 선발로 관심을 보일 수 있다. 아직 31세의 나이라 젊다는 것도 장점이고, 특별히 큰 부상이 없었기도 했다. 다시 한국으로는 올 이유가 없는 선수가 되어가는 가운데, 두산의 보류권도 이제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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