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의 경기'에 윤여춘 해설 분노…1위 선수는 "언제부터 관심들이 많으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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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윤여춘 해설위원이 지난 21일 밀양에서 열린 전국종별육상선수권대회 3000m 장애물 남자 대학부 결승에서 성의 없는 경기를 한 선수들을 비판했다. 이에 1위를 차지한 정민국(한국체대)이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이날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결승임에도 불구하고 경기 내내 느릿한 레이스를 펼쳤다. 일부 선수는 옆 선수와 이야기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조깅 수준의 경기에 이를 지켜보던 윤여춘 해설위원은 "선수들의 페이스가 늦다. 조깅도 아니고 걷는 것보다 조금 빠른 것 같다. 많은 실망을 주고 있다"며 "이게 한국 대학 육상 선수들의 현실이다. 국민들, 관중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는 건 육상인들의 창피한 모습"이라 쓴소리를 남겼다.
이후에도 같은 모습이 계속되자 그는 "육상의 인기를 저하시키는 경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뛰면 중계하는 우리도 힘이 나지 않는다. 시청하는 분들도 분명히 채널을 돌릴 것"이라며 "당분간 대학 3000m 장애물 경기는 중계를 해선 안 되겠다. PD님한테 이야기해서 앞으로 대학 경기는 당분간 방송하지 않는 걸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속상하다. 초등학생도 이것보단 빠르게 달린다. 초등학생 800m 경기도 중계를 많이 하는데 이렇게 뛰진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1등 한다고 해서 올림픽, 세계육상선수권, 아시안게임에 가는 거 아니다. 기록이 되지 않으면 가지도 못하고 받아주지도 않는다"며 "내가 볼 때 이 선수들은 육상 인기를 저하하는 선수들이다. 정말 속상해서 하는 말"이라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정민국은 10분16초5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남자 대학부 최고 기록은 2007년 황준현이 세운 8분50초41로, 무려 2분 30초가 차이난다. 한국 여자 최고 기록(조하림, 9분59초05)보다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윤 해설위원은 "지금 정민국의 기록은 10분을 넘어간다. 대학생 1위가 10분을 넘는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여자 선수도 9분대를 뛴다. 대학생이 여자 선수 1위보다도 16초나 차이가 난다는 것은 거리상으로 100m 이상 떨어지는 레이스를 했다는 것"이라 지적했다.
윤 해설위원은 이후 KBS 스포츠를 통해 "어떻게 보면 선수들이 담합을 해서 기록 위주가 아닌 순위 경쟁을 펼쳤다는 것에 흥분하고 안타까워서 한 이야기"라며 "최선을 다했는데 순위가 안 나오는 건 본인의 수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그런데 담합을 해서 경기를 하면 초등학생, 중학생 선수들이 뭘 보고 배우겠냐. 정말 안타깝고 꼭 고쳐야 할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지 않아도 우상혁을 제외하고 육상에서 올림픽 가는 선수가 없다. 육상인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안타깝고 질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육상은 순위보다 기록이 중요하다. 이 선수들이 잘못된 건 기록을 위주로 뛰는 게 아니고 순위 경쟁을 자꾸 펼친 것"이라며 "우리나라 육상을 거꾸로 가게 하는 선수들이 많이 나온다.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따면 1억 원 가까이 받는다. 기록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이에 대해 보상을 하는 것도 체육회나 국가에서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KBS 스포츠가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한 윤여춘 해설위원의 중계 영상은 큰 화제가 됐고, 출전 선수들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우승을 차지한 정민국은 해당 영상에 직접 댓글을 남겼다.
그는 "이제야 '육상이 인기 종목이 되었구나' 몸소 느끼게 된다. 오히려 전국체전에서 다른 종목이 순위싸움을 하면 그건 전력이고 전술인데 어떤 종목은 그게 되고 어떤 종목은 안 된다는 게 참 웃기다. 그리고 언제부터 관심들이 이렇게 많으셨다고. 또 한번 놀랍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댓글들 보니 나도 뛰겠다니 뭐니 말들 많은데 직접 연락 달라. 기회가 되면 같이 뛰어보는 것도 좋겠다. 우리도 귀한 자식이고 아직은 어린 선수들인데 다들 말들 쉽게 한다"며 "이렇게 박제까지 시키는 건 각인시키는 데 정말 좋은 방법이다. 그렇다면 과연 선수들 입장을 조금은 생각해봤을지 궁금하다. 선수들은 지금 얼마나 힘들까, 일이 이렇게 커져서 얼마나 무서울까, 다 내 잘못 아닐까 죄책감까지 든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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