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못 던졌는데…1실점이라니" 커쇼 세월무상, 5이닝 74구 교체도 수긍했다 '최고 146km 버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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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2010년대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였던 클레이튼 커쇼(37·LA 다저스)가 세월무상을 느끼고 있다. 불펜 난조로 시즌 첫 승을 놓쳤지만 시즌 처음으로 5이닝을 던진 것에 의미를 뒀다.
커쇼는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치러진 2025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3-1로 앞선 상황에서 내려가 시즌 첫 승이자 지난해 8월1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6이닝 무실점) 이후 283일 만에 모처럼 승리 요건을 갖췄지만 8회에만 5실점한 불펜 난조에 선발승이 나아갔다. 시즌 평균자책점을 7.50에서 4.91로 낮추는 데 만족했다.
지난해 8월3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왼쪽 엄지발가락 부상을 당하며 포스트시즌 등판이 좌절된 커쇼는 시즌 후 왼쪽 무릎까지 수술했다. 현역 연장을 위해 다시 몸에 칼을 댔고, 지난 2월 다저스와 1년 보장 75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인센티브 포함 최대 1600만 달러 계약.
재활을 거쳐 지난 18일 LA 에인절스전에 복귀했다. 복귀전에선 4이닝 5피안타 3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24일 뉴욕 메츠전에선 2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노히터로 호투했다. 비로 인해 경기가 1시간30분 넘게 중단되면서 교체됐지만 투구 감각을 찾았고, 3번째 등판이 된 이날은 5회를 버텼다.
1회 시작은 불안했다. 1사 후 앙헬 마르티네스에게 좌측 2루타를 맞은 뒤 호세 라미레즈에게 좌측 1타점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2루타성 타구였지만 좌익수 앤디 파헤스가 정확한 다이렉트 송구로 라미레즈를 잡아내며 한숨 돌렸다. 이어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2사 1,2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존켄시 노엘의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 정면으로 향하는 라인드라이브가 돼 가까스로 첫 이닝을 추가 실점 없이 마쳤다.
2회에도 선두타자 윌 윌슨에게 좌측 2루타를 맞고 시작했으나 후속 세 타자를 범타 요리한 커쇼는 3회 1사 1,2루에서 가브리엘 아리아스를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4회 삼자범퇴에 이어 5회에는 안타 하나만 맞고 나머지 세 타자를 아웃 처리하며 5이닝을 채웠다.
5회까지 총 투구수 74개로 1~2이닝은 더 갈 수 있었지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슥 감독은 6회 이닝 시작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커쇼 구위로 더 길게 끌고 가기엔 어려웠다. 최고 시속 90.6마일(145.8km), 평균 89.4마일(143.9km) 포심 패스트볼(28개)을 비롯해 슬라이더(24개), 커브(18개), 스플리터(4개)를 던졌다. 헛스윙 9개가 있었지만 포심 패스트볼에 나온 헛스윙은 없었다.
전성기 커쇼였다면 5이닝 1실점에 74구 교체는 생각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성기가 지나 최고 146km 공으로 버티는 커쇼는 냉정하게 현실 인식을 하고 있다.
‘스포츠넷LA’을 비롯해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커쇼는 “정말 힘든 경기였다. (1회) 파헤스가 보살을 잡아준 게 정말 컸다. 덕분에 실점을 줄일 수 있었다”며 “기술적으로 몇 가지 문제를 겪고 있지만 중요할 때 괜찮은 공들을 들어가 5이닝까지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커쇼는 “내가 잘 던지지 못했기 때문에 더 오래 갈 순 없었다. 불펜이 더 많은 이닝을 던져야 했다”며 “아쉬움은 있지만 어느 정도 진전도 있었다. 이렇게 못 던졌는데 1점만 준 것은 긍정적이다”며 “작년에도 그렇고 몸 상태가 안 좋을 때 나쁜 습관들이 나왔다. (지난해 수술 후) 한동안 공을 안 던지면서 그런 습관들이 또 생겼는데 일종의 성장통인 것 같다. 몸 상태는 좋고, 계속 던지면서 조정해 나가야 한다. 시간과 반복이 필요한 문제”라는 말로 앞으로 경기를 치를수록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로버츠 감독도 “최고의 투구는 아니었지만 커쇼가 데미지를 최소화하며 5이닝을 버텼다. 4~5회 갈수록 나아졌고,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블레이크 스넬(어깨 염증), 타일러 글래스노우(어깨 염증), 사사키 로키(어깨 충돌) 등 선발투수들이 줄줄이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불펜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커쇼가 이렇게 5이닝을 버텨준 것만으로도 다저스에는 큰 힘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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