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가 봐도 무시무시했다… 이제는 공포가 된 폰세, 10년 전 로저스 임팩트까지 뛰어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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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현시점’까지 KBO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는 코디 폰세(31·한화)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꼭 구체적으로 분석을 안 해도, 그냥 던지는 것만 봐도 압도적이고 역동적이다. 게다가 스토리 또한 풍부하다. 실력과 화제성을 모두 갖춘 외국인 선수가 근래에 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다.
부상 관리만 잘하면 역대급 시즌을 써내려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실제 지금 느낌은 그렇다. 강력한 구위, 뛰어난 스태미너, 제구력, 그리고 동료들을 들끓게 하는 투지까지 두루 갖췄다. 팀 플레이어로서의 가치도 뛰어나다. 누구나 다 좋아할 수밖에 없는 선수다. 대박 느낌이 물씬 난다.
폰세는 27일까지 시즌 11경기에서 72이닝을 던지며 8승 무패 평균자책점 1.63을 기록 중이다. 11경기에서 8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했다. 8번 중 7번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다. 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하는 선수가, 가장 압도적인 이닝이터이기도 하다. 피안타율은 0.177,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88에 불과하다. 폭발력과 안정감을 모두 갖췄다.
폰세의 장점은 어디 하나가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선 구위다. 패스트볼 구속이 시속 150㎞대 중반까지 나온다. 보통 타점이 높으면 익스텐션은 짧아진다. 익스텐션이 길면 타점은 낮아지기 마련이다. 인간의 신체가 그렇다. 그런데 폰세는 압도적인 신체 능력을 자랑한다. 릴리스포인트가 리그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높은데, 익스텐션 또한 손에 꼽힐 정도로 길다. 폰세를 상대한 한 타자는 “그냥 눈앞에서 공을 던지는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패스트볼을 존 모서리에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을 가지고 있는데 변화구도 좋다. 특히 포크볼처럼 떨어지는 체인지업은 올 시즌 마구에 가깝다. 낙폭이 일반적인 체인지업보다 더 큰 ‘킥 체인지업’이다. 슬라이더도 좌타자 몸쪽에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이 있다. 패스트볼에 초점을 맞췄다가는 이 변화구에 꼼짝 없이 당하는 경우가 많다.
스태미너도 좋다. 사실 한화가 폰세 영입전에서 가장 눈여겨봤던 게 바로 이 스태미너다. 손혁 단장을 비롯한 한화 관계자들은 지난해 일본에서 폰세의 투구를 직접 지켜봤다. “6회나 7회가 지나도 구위가 떨어지지 않더라”는 게 당시 관계자들의 회상이다.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경기 운영 능력도 좋고, 노련하고 침착하다. 게다가 퀵모션도 빠르다. 일본에서 잘 배웠다. 이대형 SPOTV 해설위원은 “저 정도 퀵모션이면 타자가 뛰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토리까지 쌓여간다. 폰세는 시즌 초반 팀 동료인 류현진을 ‘레전드’라고 극찬하면서도 “류현진이 가지고 있는 한 경기 탈삼진 기록을 깨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류현진조차도 선발 투수가 많이 던지는 시대가 아니라 자신의 기록을 깨기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폰세는 5월 17일 대전 SSG전(더블헤더 1경기)에서 8이닝 1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KBO리그 역대 신기록을 다시 썼다. 중간에 하늘에 있는 모친을 생각하며 눈물을 쏟은 것까지, 감정적인 순간의 연속이었다.
당시 경기를 중계한 KBO리그의 레전드 타자 출신 장성호 해설위원이 중계석에서 "내가 봐도 무시무시하다"고 인정했다. SSG 타자들과 코칭스태프도 폰세의 공이 말 그대로 '긁히는 날'이었기에 삼진을 각오하더라도 더 공격적으로 쳤어야 했다고 털어놨다. 한 선수는 "그날 구위면 장담하는데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을 정도다. 같은 팀 한화 소속 선수들도 "이런 공을 본 적이 없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을 정도였다. 외국인 선수가 스토리까지 쌓아간다. 이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앞으로 이 활약을 이어 가야 한다는 과제는 있겠지만, 올해 성적은 역대 한화 외국인 선수 최고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고개를 든다. 빙그레와 한화 역사를 통틀어 1점대 평균자책점은 1990년 송진우(1.82), 2010년 류현진(1.82), 1996년 구대성(1.88)까지 딱 세 명만 달성했다. 이중 선발 투수는 류현진이 유일했고, 의외로 외국인 투수는 2점대도 없었다. 폰세가 첫 기록에 도전한다.
단기 임팩트로는 최고의 선수가 있기는 했다. 바로 2015년 팀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해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우완 에스밀 로저스(40)다. 당시 KBO리그는 신규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이 없던 시대였고, 메이저리그 경력까지 있는 로저스에게 많은 돈을 썼다는 게 정설이다. 그리고 로저스는 그 돈을 쓸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로저스는 2015년 입단 후 10경기에 나가 75⅔이닝을 던지며 6승2패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그렇게 특별하게 보이지 않는데도 팬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는 것은 역시 압도적인 이닝이터였기 때문이다. 지금의 폰세처럼 구위와 스태미너를 다 가지고 있었다. 10경기 중 완봉승만 세 차례였고, 완투 경기는 4번이었다. 상대 타자들이 겁에 질릴 만한 아우라를 가지고 있었다.
폰세의 첫 10경기는 로저스에 비교할 만했다. 이닝 소화가 살짝 떨어지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10년 전과 지금은 선발 투수의 투구 수가 다르다.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다. 전체적인 투구 퍼포먼스는 폰세도 로저스에 뒤질 것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탈삼진 능력은 압권이다. 폰세가 이 활약을 시즌 끝까지 이어 간다면, 한화의 외국인 투수 역사는 새 페이지를 성대하게 만들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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