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되고 험난한 생활해서"…네가 4할 타자라니, 왜 감독은 기특해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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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저 친구가 험난한 생활을 해서. 프로에 있으면서 방출도 되고 그랬기 때문에 아마 더 절실하고 그런 것 같아요."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은 요즘 외야수 천재환(31)의 활약이 믿기지 않는다. 4월까지 타율 0.154에 그치며 헤매던 타자가 맞나 싶다. 천재환은 5월 들어 9경기에서 타율 0.467(30타수 14안타), 3홈런, 9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 감독은 11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더블헤더에 앞서 "타구가 우측으로 가기 시작했다. 최근에 안타가 중앙이나 우측으로 가면서 자연스럽게 변화구가 오면 좌익수 쪽으로 타구가 장타가 나온다. kt 위즈전에서 커트를 공략했던 경우를 봐도 하체나 코어 쪽이 안 잡혀 있었으면 예전처럼 자꾸 왼쪽으로 벌어져서 그런 타구가 안 나왔을 것이다. 어느 날부터 우익수 앞에 안타가 나오고 아웃이 돼도 그쪽 방향으로 가기 시작하길래 좋아지겠다고는 생각했다"며 최근 천재환이 타석에서 뜨거운 이유를 분석했다.
NC로선 천재환의 활약이 절실했다. 김성욱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해 있어 천재환이 반드시 주전의 몫을 해내야 했는데, 이제라도 방망이를 펑펑 잘 치고 있으니 이 감독은 그저 기특하기만 하다. 천재환의 방망이가 뜨거워진 기간과 맞물려 NC는 최근 7연승을 질주해 4위로 도약했다.
이 감독은 "초반에는 그렇게 말해도 말을 안 듣더니(웃음). 본인이 하체나 어깨가 딱 잡혀 있으니까 좋은 타구들이 나오고 수비에서도 마찬가지고. 원래 수비로는 재환이가 뭐 1등이니까. 이제 방망이까지 같이 터지니까 사실 정말 좋다. 사실 초반에 방망이는 기대를 버리고 있었다. 수비 쪽으로 백업으로 써야겠다고만 생각했는데, 본인이 결과를 내주니까. 어제(10일 두산전)도 (김)택연이가 공이 빠르니까 바가지성 안타 하나만 나왔으면 좋겠다 했는데 홈런이 나와서 깜짝 놀라긴 했다. 재환이도 정말로 우리 코치님들이 뽑는 정말 운동 열심히 하는 그런 선수다. 저렇게 잘해 주니까 나도 기쁘다"고 이야기했다.
천재환은 타구가 오른쪽으로 잘 가고 있다는 이 감독의 평가에 "오른쪽으로 일부러 치려고 치는 것은 아닌데, 연습 때부터 조금 정확하게 치려고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런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다. 타격코치님이랑 같이 만든 부분도 있는데, 조금 더 공을 오래 보고 칠 수 있도록 메커니즘을 만든 것 같다. 전에는 공을 조금 더 오래 보면 그냥 조금 늦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지금은 좀 오래 봐도 늦지 않게 칠 수 있는 그런 느낌을 조영훈 코치님이 팁을 주셔서 그게 좋아진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NC 관계자들은 천재환이 C팀(2군)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고 있는 후배들에게 좋은 롤모델이라고 입을 모은다. 천재환은 화순고-고려대를 졸업하고 2017년 NC 육성선수로 힘겹게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8년 방출된 뒤로는 군 문제를 해결했고, 2021년 NC에 재입단하는 드라마를 썼다. 2022년 1군에 데뷔한 천재환은 차근차근 1군에서 출전 기회를 늘려 가면서 KBO리그에서 또 하나의 대기만성 사례를 남길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감독은 "그때(NC 코치 시절인 2018~2021년)도 수비는 좋았고, 주루도 나쁘지 않았다. 방망이 쪽에서 약한 모습이었다. 작년에 외야수들의 부상으로 경기에 계속 나가면서 그때 야구가 많이 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저 친구도 험난한 생활을 했다. 프로에 있으면서 방출도 되고 그래서 아마 더 절실하고 더 그런 것 같다. 본인이 결과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에 이제는 그런 생각을 완전히 접게 만들어줬다. 감독의 생각을. 이 선수는 주전도 되고 백업도 되고 다 되는 선수라고 본인이 증명했으니까"라고 극찬했다.
천재환은 2군 선수들의 롤모델이라는 평가에 "나는 너무 차근차근 올라온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이제는 차근차근이라도 올라왔으니까. 그만큼 뭔가 나뿐만 아니라 KBO에서 그런 선수들은 조금 뭔가 단단하다고 생각한다. 2군에 있을 때부터 항상 생각했던 게 내가 저 자리(1군)에 올라가게 되면 2군에 왔다 갔다 많이 하고 그런 게 아니라. 한번 올라가서 조금 오래 있는 그런 선수가 돼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어렵게 잡은 기회인 만큼 천재환은 놓칠 생각이 없다. 현재 좋은 타격 컨디션을 시즌 끝까지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숙제다.
천재환은 "일찍부터 기회가 왔는데, 그때는 내가 심적으로 많이 쫓겼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내가 잘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쫓겼는데, 한번 정도는 더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준비했고 이번에 기회를 잡은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컨디션 관리를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훈련 방법이나 몸이 피곤할 때 조절하는 루틴을 꾸준히 지킬 생각을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김민경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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