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챔피언스리그는 근본이 없다...돈 많으면 '장땡'→여실히 드러난 '사우디 밀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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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근본은 사라졌다. 이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위한 리그가 됐다.
K리그1 광주FC는 26일(한국시간) 사우디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에서 알 힐랄에 0-7로 대패했다.
어쩔 수 없는 패배였다. 알 힐랄은 2023년부터 사우디 국부 펀드의 자본력을 등에 업고 유럽의 슈퍼스타들을 영입해 왔다. 덕분에 현재 팀에는 알렉산드르 미트로비치, 후벵 네베스, 주앙 칸셀루, 칼리두 쿨리발리 등 유럽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선수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다. 축구통계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알 힐랄의 전체 선수단 가치는 1억 8,000만 유로(약 2,951억 원)다. 반면 광주 전체 선수단 몸값은 860만 유로(약 140억 원)에 불과하다.
이러한 몸값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다. 사우디 클럽들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 빅클럽 수준의 막대한 자금을 갖췄다. K리그1 팀들이 사우디만큼의 자금을 투자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너무 많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이 대회는 근본이 사라졌다. 선수단 규모를 넘어 돈만 많으면 대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이번 시즌부터 대회 운영 방식을 전격 개편했다. 기존 조별리그 방식을 버리고, 리그 페이즈 형태의 운영을 시작했다. 또한 ACLE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2로 대회를 나누며 규모를 키웠다. 유럽축구연맹(UEFA)의 운영 방식을 참고한 것이다. UEFA는 이번 시즌부터 조별리그의 형태를 리그 페이즈로 변경했다. 또한 오래전부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와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를 운영해 왔다. AFC는 바로 이러한 특징을 참고해 이번 시즌 대회를 전격 개편했다.
그러나 8강전부터 UEFA와 전혀 다른 방식을 도입했다. 8강에 진출한 모든 팀이 중립 경기라는 명분을 바탕으로 한 국가에서 단판 승부를 치르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국가는 사우디가 됐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이다. 기존의 홈 앤 어웨이도 사라졌다. 사우디 클럽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러한 홈 어드밴티지는 광주와 알 힐랄의 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중립 구장이라는 명목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알 힐랄 팬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경기장은 알 힐랄의 홈구장이나 다름이 없었다. 광주는 사우디 팬들의 압도적인 기세에 눌렸다.
AFC의 사우디 밀어 주기는 중계 화면에서도 드러났다. 알 힐랄 팬들은 웅장한 카드 섹션을 준비했다. 중계 카메라는 이 카드 섹션을 적나라하게 담아냈다.
그런데 보통 축구 팬들의 카드 섹션은 경기가 진행되지 않을 때 중계 화면에 담긴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중계 카메라는 경기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약 2~3분 동안 경기 장면과 카드 섹션을 한 큐에 담았다. 이처럼 카드 섹션을 오랫동안 보여주는 상황은 흔치 않다. 그저 사우디 띄워주기로 밖에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이 대회의 명칭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다. 아시아 각국의 클럽들이 모여 공정하게 자웅을 겨루는 대회다. 하지만 공정은 사라졌다. 개최권이 사우디의 손에 들어가며 사우디 클럽들과 그 외 들러리들이 참가하는 대회가 됐다. 당장 8강에 진출한 광주 팬들은 홈 경기 없이 먼 중동까지 날아와 경기를 관람했다.
AFC는 돈 많은 국가들의 손에 놀아나는 조직이 됐다. 고위 관계자들이 대부분 서아시아 국적이기도 하다. 회장부터가 바레인의 살만 알 칼리파 왕세자다.
이들의 서아시아 밀어 주기는 예전부터 유명했다. AFC는 동아시아 클럽들의 강세가 계속되자, 지난 2014년 4강까지 서아시아와 동아시아를 분리하는 결단을 내렸다. 자연스레 결승전은 서아시아팀과 동아시아팀이 붙는 그림이 됐다. 서아시아팀의 기세를 회복하기 위함으로 볼 수밖에 없는 운영 방식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아예 대회 토너먼트 개최권을 돈 많은 사우디에 팔아넘겼다. 공정함을 위해 4강까지 홈 앤 어웨이 방식을 진행한 뒤, 결승전을 중립 구장에서 펼치는 UEFA 대회와 다르다. UEFA의 운영 방식을 어설프게 따라 한답시고 전면 개편했지만, 오히려 근본이 없는 대회가 됐다. 그저 돈만 많으면 장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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