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km' 강속구 던지면 뭐하나…'볼볼볼볼' 10이닝 11사사구, 이승엽의 채찍 "어리니까 못해도 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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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어리니까 못 던져도 된다? 일절 생각지 않았으면"
두산 베어스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3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선발투수 김유성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지난 2021년 NC 다이노스의 1차 지명을 받을 정도로 남다른 재능을 갖춘 선수로 평가받던 김유성은 202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9순위로 두산의 선택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학교폭력 이슈로 인해 NC는 김유성을 향한 지명권을 철회했지만, 두산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 학폭 리스크를 감수하기로 결정했다.
김유성은 구단의 도움을 받는 등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으며 마운드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는데, 아직까지는 잠재력에 꽃을 피우지는 못하고 있다. 김유성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제구다.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릴 수 있지만, 제구가 너무나도 들쭉날쭉한 편. 2023년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김유성은 6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12개의 볼넷을 기록할 정도로 불안했다.
이는 이듬해에도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1군에서 총 17경기에 등판했으나, 28이닝을 던지는 동안 사사구는 28개(볼넷 24개, 사구 4개)로 매우 많은 편이었다. 1이닝 당 볼넷 또는 사구를 1개씩 내줄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는 김유성이 조금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김유성은 지난해 미야자키 교육리그를 비롯해 스프링캠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고, 시범경기에서도 2경기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57로 활약했다. 특히 표본은 많지 않았으나, 7이닝 동안 사사구가 3개에 불과했다는 점은 분명 고무적이었다. 이에 김유성은 5선발 경쟁에서 승리하며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시즌 첫 등판에서 KT 위즈를 상대로 5이닝 동안 무려 7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4실점(4자책)으로 나쁘지 않은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이는 반짝이었던 모양새다. 김유성은 두 번째 등판이었던 지난 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불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단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잡아내지 못한 채 2볼넷만을 내주고 강판되더니, 지난 6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는 선발로 출격했으나, 1⅓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5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두 경기 연속 '제구'에서 큰 문제점을 드러냈던 것이 컸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한차례 김유성에게 쓴소리를 뱉으면서도, 기회를 안겼다. 하지만 좋지 않은 흐름은 12일 등판으로도 이어졌다. 김유성은 3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4개의 사사구를 헌납하는 등 2실점(2자책)으로 또다시 조기강판됐는데, 총 82구를 던지는 동안 스트라이크는 50구에 불과할 정도로 제구력 난조를 겪었다. 선발이 조기에 무너진 가운데 두산은 '잠실 라이벌' LG에 0-4로 무릎을 꿇었고, 4연패의 늪에 빠지게 됐다.
이에 이승엽 감독이 13일 경기에 앞서 김유성을 말소하기로 결정했다. 다음 주중 NC 다이노스와 경기가 시설 점검 문제로 인해 연기된 것도 김유성을 말소하게 된 배경 중 하나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거듭된 부진 때문이었다. 이승엽 감독은 "다음주 우리가 게임이 없다. 금요일(18일) 1선발부터 들어갈 예정이라, 김유성은 키움전에 맞춰서 올 것 같다"고 말 문을 열었다.
사령탑은 '김유성에게 어떤 것을 주문했느냐'는 말에 다소 강한 메시지를 보냈다. 이승엽 감독은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며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는 갖고 있지만, 경기에서 써먹지를 못 한다. 그래서 보는 사람도 루즈해지는 경향이 있다. 5월부터 (곽)빈이가 들어오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버텨줘야 되는데, 어린 투수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채찍을 꺼내들었다.
결국 2군에서의 조정을 통해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는 것이 김유성에게 주어진 과제다. 150km 중반의 강속구를 뿌리더라도, 제구가 되지 않으면 무용지물. 지난해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시범경기에서 김유성이 보여준 모습을 고려하면, 충분히 그럴 만한 재능을 갖추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승엽 감독은 "스트라이크 비율을 더 높여야 한다. 베테랑들의 힘도 필요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힘도 필요하다"며 "강한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어리니까 못 던져도 된다는 생각은 일절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군에서 한차례 조정을 한 뒤에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김유성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5월부터는 '토종에이스' 곽빈이 돌아오는 까닭. 타자와 승부를 해서 맞더라도, 스트라이크를 던지며 적극적으로 맞붙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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