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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하면 하나밖에 없지 않습니까?"…1665일 만에 선 사직 마운드, '친정 컴백' 박시영의 하나뿐인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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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소망요? 롯데 하면 또 하나밖에 없지 않습니까"

지난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31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선택을 받은 박시영은 2010년 처음 1군의 부름을 받은 뒤 2020시즌까지 '원클럽맨'으로 뛰던 중 신본기(은퇴)와 함께 2대1 트레이드를 통해 KT 위즈로 이적했다. 롯데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박시영, 하지만 KT로 이적한 뒤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박시영은 2021시즌 48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2.40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고, 그해 KT가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힘을 보탰고, 첫 억대 연봉의 기쁨까지 맛봤다. 그리고 2022시즌에도 '필승조'로 뛰던 중 부상을 당하게 됐고, 수술대에 오르게 되면서 2023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그리고 2024시즌 다시 복귀했지만, 7월 21일 등판을 끝으로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이에 박시영은 20224시즌이 끝난 뒤 방출을 통보받았는데, 이에 '친정' 롯데가 다시 한번 손을 내밀었다. 박시영은 올 시즌 개막을 2군에서 맞았으나, 5경기에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50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인 끝에 1군의 부름을 받았고, 지난 9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롯데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섰다. 박시영이 롯데 소속으로 등판한 것은 지난 2020년 9월 17일 이후 무려 1665일 만이었다.

박시영은 1-3으로 끌려가던 7회초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박찬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 나온 패트릭 위즈덤을 삼진 처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는데, 이후 나성범과 맞대결에서 볼넷을 허용하면서 정현수에게 마운드를 넘겨주고 교체됐다. 박시영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정현수는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고, 박시영 또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르게 됐다. 최고 구속은 145km.











그리고 박시영이 최근 취재진과 만났다. 무려 1665일 만에 롯데 유니폼을 입고 사직구장의 마운드에 선 느낌은 어땠을까. 박시영은 "동료들이 적응을 잘할 수 있게 도와줘서 덤덤했던 것 같다. 오랜만이었지만, KT에 있을 때에도 사직에서 경기를 뛰었지 않나.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오랜만에 사직구장 마운드에 올라와서 던지고 있다는 것에서 기분이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시영은 복귀전에 대한 물음에 "내가 생각했던 부분대로 들어갔던 게 많았다. 나성범 선수를 상대했을 때 2B-2S에서 바깥쪽 코스에 투심을 두 개 던졌는데, 그게 안 들어갔던 것은 아쉬웠지만, 나머지는 내가 생각했던 대로 투구가 잘 이루어졌던 것 같다"며 "(마운드로 걸어갈 때도) 덤덤했다. '다만 역시 팬이 엄청나게 많구나', '나를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이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돼 KT로 이적한 뒤 수많은 구단의 연락을 받았던 박시영. 하지만 그의 선택은 '친정'이었다. 무엇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박시영은 "롯데의 연락을 받았을 때 '역시 친정 팀이구나. 고맙습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먼저 연락을 주셨고, 고민할 것도 없었다. 터를 경기도에 다 잡아놓은 상황이었는데, 와이프가 하고 있던 가게도 접었지만, 그 결정에 후회는 없다. 와이프가 지지를 잘해줬다. 내겐 행운이었다"고 싱긋 웃었다.

이어 박시영은 '1군 콜업 때는 어땠냐'는 말에 "자고 있었다. 상동에서 아침 6시에 일어나는데, 야구를 보다가 잠들었다. 그리고 잠결에 전화를 받았는데, 당시에는 너무 피곤하니 '알겠습니다'라고만 했는데, 잠에서 깨고 나니 '빨리 준비해서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박시영은 2022시즌 중 부상으로 인해 수술대에 올랐다가, 2024시즌 다시 마운드로 돌아와 26경기에서 1패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62를 기록하던 중 투구를 완전히 중단했었다. 이는 병원의 오진 때문이었다. 그는 "예전 인터뷰에서도 한 번 말을 했지만, 부상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다 보니 경기를 뛸 수 없었는데, 부상은 없었다. 솔직히 선수가 경기를 하면서 안 아픈 곳이 한 군데도 없을 순 없다. 하지만 지금 몸 상태에 대한 부담도 없고, 컨디션도 좋다"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의 불펜의 뎁스는 매우 얕다. 최준용이 캠프 중 부상으로 이탈했고, 전미르는 입대를 앞두고 있으며, 구승민도 구속 저하로 인해 최근 2군으로 내려가 있는 상황. 때문에 박시영의 합류는 롯데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돌고 돌아서 '친정' 롯데로 돌아오는 큰 결단을 내린 만큼 박시영의 소망은 단 하나 밖에 없다.

그는 '올해 뭘 이루고 싶느냐'는 물음에 "롯데 하면 또 하나밖에 없지 않습니까?"라고 되물으며 "가을야구다. 그 명단에 내가 같이 합류해서 우승까지 할 수 있는 단계를 밟는게 내 소망이다. 지금 와서 개인 성적이 중요한가요? 내가 잘하면 팀 성적도 잘 나오고 개인 성적도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개개인이 잘하면 팀 성적도 함께 올라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건강을 되찾은 만큼 박시영이 KT로 이적했을 당시의 퍼포먼스만 보여준다면, 롯데에는 큰 힘이 될 수 있을 전망. 과연 박시영이 현역 커리어의 마침표를 찍기 전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박시영은 남은 선수 생활을 롯데에서 보낼 준비가 다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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