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꼴찌 추락' KIA, 젊은(Young) 이범호 감독의 구식(Old)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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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N뉴스] 이형주 기자 = 라인업 구성 부분은 납득이 쉽지 않다.
KIA 타이거즈는 12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우천으로 순연됐다. 같은 날 키움 히어로즈가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6-2로 잡았다.
이날 경기 결과로 KIA는 최하위로 떨어졌다. 16경기 6승 10패 승률 0.375로 나머지 9개 구단에 밀리며 10위를 기록하게 된 상황이다.
KIA는 지난 시즌 우승을 거머쥐었으며, 올 시즌 시작 전 절대 1강으로 꼽혔다. 그런 KIA가 올 시즌 추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역시나 가장 큰 문제는 줄부상이다. 지난 시즌 KBO리그 MVP에 빛나는 김도영이 개막전 주루 플레이 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한 달 간 회복이 필요하다. 타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김선빈도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해있다. 12일에는 불펜의 믿을맨 곽도규가 굴곡근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선발 자원 이의리는 6월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부상은 불가항력적인 부분이다. 혹사 등의 이유를 제외하고 선수들의 부상 책임을 감독에게 묻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불가항력이 아닌 일. 즉 사람이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실책이 이어진다면? 감독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구식 라인업, 달리 말해 타순 문제는 이범호 감독에게 의문을 품을 수 있는 부분이다.
1번부터 9번의 타순 중 과거 야구와 현대 야구에서 가장 큰 인식 변화가 있는 타순은 2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선수에서, 생산력을 보여줘야 하는 선수로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거 2번 타순에는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선수가 배치됐다. 발 빠른 1번 타자가 출루해 포문을 열면 번트 혹은 진루타로 한 방을 지닌 3~5번의 클린업 트리오에게 그저 기회를 연결시키는 역할이었다.
야구는 한 타자, 한 투수가 대결하는 상황의 연속으로 이뤄지기에 데이터화가 타 스포츠에 비해 비교적으로 쉽다. 쌓여가는 데이터 속 야구 종사자들은 끊임없이 더 많은 승리를 위해 고민했으며, 타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강한 2번' 이론이 탄생하게 된다.
한국 야구의 전설이자, 롯데 자이언츠의 전설인 이대호의 별명은 '조선의 4번타자'다. 별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 최고 수준의 생산력을 가진 타자를 이전에는 4번에 두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으로 들어오면서 이 일반론은 깨졌다.
통상적으로 KBO리그에서 앞선 타자는, 그 다음에 나오는 타자보다 한 시즌으로 볼 때 15타석 정도를 더 소화한다. 1번 타자는 2번 타자보다 15타석, 2번 타자는 3번 타자보다 15타석, 3번 타자는 4번 타자보다 15타석 정도를 더 소화한다. 같은 타순으로 같은 경기 수를 소화했다는 가정하게 2번 타자는 그렇게 되면 4번 타자보다 30타석 정도를 시즌에 더 들어가게 된다.
현대 야구는 1번 타자가 안타를 치고, 2번 타자가 번트를 대고, 3번 타자 혹은 4번 타자가 해결하는 연속된 확률에 기대하지 않는다. 생산력이 높은 달리 말해 출루율과 장타력이 높은 1번 타자, 2번 타자를 기용해 득점 확률의 극대화를 꾀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잘 출루하고, 가장 잘 치고, 가장 펀치력이 있는 타자들을 상위 타순에 배치하는 것은 지극히 합당하다. 이제 과거 밥상을 차리는 테이블 세터라고 불렸던 1,2번은 없다. 더 많은 기회에서 더 좋은 타격을 보여줄 강한 1번, 강한 2번 이론이 대세다.
물론 이는 데이터 속 정보일 뿐이다. 궁극적으로 야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특정 타순일 때 경기가 잘 안 풀리는 선수들이 있다. 데이터가 강한 1번, 강한 2번을 말한들 선수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변수는 있다는 것이다.
다른 타순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1번 타순 혹은 2번 타순에서 잘 못치는 것이 일어날 수 변수라면, 1번 타순 혹은 2번 타순에서 현재 못 치고 있고 생산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선수를 계속 그 타순에 넣는 것은 변수가 아니다. 고집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이 팬들로부터 비판을 받는 부분이 이 부분이다.
KIA의 가장 최근 경기인 11일 SSG 랜더스전을 보자. KIA 이범호 감독은 언더핸드 투수인 선발 박종훈은 상대로 서건창(1루수)-박찬호(유격수)-나성범(우익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좌익수)-한준수(포수)-최원준(중견수)-최정용(2루수)-김규성(3루수)의 라인업을 냈다. 언더핸드 투수를 의식해 좌타자를 7명 배치한 파격 라인업이었다.
문제는 테이블 세터였다. 1할 대로 저조한 타율을 보이고 있는 서건창과 박찬호가 테이블 세터로 들어갔다. 경기 패인은 물론 선발 양현종이 4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원인이 가장 컸다. 하지만 투수의 컨디션은 불가항력적인 부분이고, 타순은 그래도 사람의 힘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타순 구성으로 설령 승리를 못 가져온다고 하더라도, 더 좋은 경기를 만드는 효과는 가져올 수 있다.
11일 SSG전에서 나성범과 변우혁, 위즈덤 등 장타를 날려줄 수 있고 타격감이 나쁘지 않은 타자들을 배제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특히 위즈덤 제외 배경에 대해 "박종훈 같은 유형의 투수를 잘 공략할까 의문도 있었다"고 전했는데, 위즈덤이 메이저리그 경험의 외국인 선수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박종훈을 상대할 수 있는 상황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11일 경기 뿐 아니라 유사한 타순 구성이 이어지고 있어 걱정이 큰 상황이다.
이범호 감독은 1981년생으로 현 2025 KBO리그 최연소 감독이다. 최초의 1980년대생 감독으로, 우승을 거머쥐기도 한 젊은 감독이다. 지난 시즌 좋은 리더십을 보여주며 팀을 정상에 올렸지만, 올 시즌은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들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젊은 감독의 구식 라인업 구성은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STN뉴스=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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