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KIA가 1군도, 2군도 꼴찌라니… 이범호 운영 시험대, 부상 복귀 환상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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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지난해 통합 우승 팀인 KIA의 시즌 시작은 좋은 이야기가 그다지 많지 않다. 오히려 부정적인 이슈가 팀을 뒤덮고 있다. KIA는 2일까지 시즌 9경기에서 3승6패를 기록했다. 두산·한화와 함께 리그 공동 최하위다. 전년도 우승 팀이 시즌 첫 10경기에서 5할 승률 달성 실패를 일찌감치 확정했다. 팬들이 실망할 만한 일이다.
최근 10년간 전년도 우승 팀이 첫 9경기에서 3승 이하에 그친 사례는 딱 한 번이다. 2022년 kt가 2승7패로 출발했다. 나머지는 못해도 모두 4승 이상은 거뒀다. 챔피언에게 걸리는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했지만, 이제는 팀 전체에 당혹감이 느껴진다. 시즌 전 구상했던 대로 되는 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부상으로 꼬였다. 팀의 핵심 타자이자,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김도영이 개막전부터 다쳤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아직 재활 중이다. 할 수 있는 운동은 다 하고 있지만, 조만간 예정된 재검진에서 ‘모든 운동을 정상적으로 해도 좋다’는 판정이 있어야 본격적인 복귀 준비에 들어간다. 아직 1군 복귀까지는 못해도 일주일 이상이 남았다.
이어 박찬호가 도루를 하다 무릎을 다쳤고, 또 이어 김선빈이 종아리를 다쳤다. 내야 구상이 초토화됐다. 박찬호는 5일 잠실 LG전에 돌아올 예정이지만, 현재 대타 외에는 정상적인 경기를 뛰지 못하는 김선빈을 그 시점에서 뺀다는 게 이범호 KIA 감독의 구상이다. 부상을 당한 선수를 대타로도 쓰기 위해 엔트리에 넣고 있다. 뭔가 팀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문제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믿었던 불펜도 흔들린다. 지난해보다 더 좋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지난해 전력만도 못하다. KIA는 올해 9경기에서 5번이나 선취점을 뽑았다. 그중 4번을 졌다. 역전패는 총 5번이다. 6패 중 5번이 역전패다. 역전패는 단순한 1패가 아니다. 팀 전체에 데미지가 쌓인다. 주축 선수들의 공백으로 타선의 폭발력이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불펜이 빡빡한 경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서도 역전패했다. 역전패는 모두의 책임인 경우가 많다. 타선이 도망가야 할 때 점수를 뽑지 못하고, 그 초조함을 마운드가 버티지 못했을 때 자주 발생한다. 2일 경기도 그랬다. 패트릭 위즈덤의 선제 투런포로 앞서 나간 KIA는 4회 김영웅에게 동점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타선은 이후 침묵했고, 결국 2-2로 맞선 8회 필승조인 전상현이 흔들리며 2실점하고 경기를 내줬다. 필승조는 다 쓰고, 경기는 졌다. 팀이 수렁에 빠지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선발은 그럭저럭 버티지만 내심 근래 들어 최고 전력이라 생각했던 불펜은 돌아가며 사고를 치고 있다. 임기영 곽도규 조상우 정해영 최지민 전상현까지 불펜 핵심들이 최소 한 경기 이상씩은 경기를 그르쳤다. 그렇다고 지금 1·2군의 과감한 순환을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퓨처스팀(2군)도 4승11패로 2군 남부리그 꼴찌다. 2군에서 올릴 선수라도 풍족하다면 엔트리라도 바꿔 분위기 전환을 해보겠지만, 현재 1군 선수보다 낫다고 확신할 수 있는 선수가 잘 보이지 않는다. 이범호 감독도 일단 지켜보겠다는 생각이다.
이 감독은 현재 팀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까지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팀이 흔들릴 때 뭔가의 변화를 세게 주면 팀이 더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다. 순위 싸움이 걸린 시즌 막판에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시즌 초반에 매를 맞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경쟁 팀들의 사이클이 떨어질 때, 치고 올라갈 시점이 반드시 몇 차례 온다는 논리다.
그러나 모든 것은 KIA가 치고 올라갈 힘이 있다는 가정 하에 이뤄지는 것이다. 물론 부상자들이 차례로 돌아오면 경기력은 나아질 것이다. 객관적인 정상 전력만 놓고 보면 이 팀이 시즌 첫 9경기를 3승6패로 시작할 근거는 별로 없었다. 다만 부상자들의 복귀가 모든 것을 해결할 것이라는 환상은 대단히 곤란하고 경계해야 한다. 부상이 없음에도 불펜 투수들의 구속과 컨디션이 집단적으로 떨어진 이유를 찾아야 하고, 엔트리·경기·타순 운영에서 최적의 방안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 모든 것이 맞물려 돌아가야 시즌 초반 까먹은 것들을 만회할 수 있다. 아직 낙담하기는 너무 이르지만, 현장과 프런트 모두 눈동자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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