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간 지옥 속에 살아"…오지영 '괴롭힘' 해명에, 이민서 입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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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진실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이 뒤숭숭하다. 인권침해 행위로 징계를 받은 오지영은 억울함을 호소 중이다. 몇몇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선수단 내부에서 있었던 일들을 자세히 공개했다. 후배들이 제출한 피해 자료에 거짓이 많다고 주장했다. 후배들의 잘못도 지적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이민서는 29일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오지영의 인터뷰를 정면 반박했다.
오지영은 최근 후배 두 명을 지속해서 괴롭혔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중 이민서는 지난해 11월 13일 임의해지로 팀을 나왔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23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난 27일 2차 상벌위를 개최해 오지영 및 피해자로 지목된 선수를 재출석시켰다. 구단 관계자에게도 소명 기회를 부여했으며 구단 참고인들의 진술을 확인했다.
연맹은 "오지영의 괴롭힘, 폭언 등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중대한 반사회적 행위이며 앞으로 프로스포츠에서 척결돼야 할 악습이다"며 "다시는 유사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재하기로 해 선수인권보호위원회규정 제10조 제1항 제4호, 상벌규정 제10조 제1항 제1호 및 제5호, 상벌규정 별표1 징계 및 제재금 부과기준(일반) 제11조 제4항 및 제5항에 의거, 오지영에 대해 '1년 자격정지'의 징계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페퍼저축은행도 27일 "오지영과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지영의 법률대리인인 법률사무소 이음의 정민회 변호사는 지난 28일 "오지영은 향후 재심 절차와 소송 절차를 염두에 두고 본인의 은퇴 여부와 상관없이 억울함을 밝히는 절차를 차분하고 신중하게 밟아나갈 생각"이라며 "오지영은 1차 상벌위에서 처음으로 진정인(피해자)의 주장을 확인했다. 반박 자료를 준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소명할 기회도 충분히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지영 측은 연맹 상벌위에 재심을 요청하고, 다른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오지영이 피해자 두 명과 나눈 메시지도 공개했다. 다정한 대화가 오가는 내용이었다. 이어 오지영은 인터뷰를 통해 항간에 알려진 가해 사실에 대해 반박했다.
그러자 이민서도 입을 열었다. 오지영이 '반성문 사건'에 대해 이민서의 배구 인생을 위해 향후 해야 할 것을 정리해 적어보라고 한 것이라 해명한 것부터 언급했다. 이민서는 "언니가 내게 요새 남자 생겼냐고 물어봤다. 아니라고 했더니 수상하다며 30분 넘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혼냈다"며 "'앞으로 배신을 하지 않겠습니다. 언니에게 다 오픈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으로 반성문을 써오라고 시켰다. A4 용지 크기의 공책에 앞뒤로 두 장 꽉 채워 오라고 요구했다. 한 장을 채워왔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친구에게 말이 되냐며 죽고 싶다고 하소연한 대화 내용이 여러 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오지영 측이 공개한 다정한 메시지 내용에 관해서는 "내 발로 팀에서 나가는 이유가 언니 때문인 것을 언니가 알게 되면, 실업팀에서도 배구를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조 트린지 감독님과 구단 프런트에 제발 조용히 나가게 해달라고 했다. 언니가 눈치채지 못하게끔 일부러 과하게 메시지에 답장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 지인들, 같이 운동했던 선생님들, 동료들, 언니들이 더 억울해한다. 이런 식으로 (언니가) 거짓말하는 게 맞냐며 더 화낸다"고 주장했다.
오지영이 "이민서는 또래 팀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내가 중재하면서 또래들과 잘 어울리게 됐다"고 말한 것에 관해서는 "아니다. 당시 내 동기는 2명이었고 1명은 언니가 트레이드돼 오면서 자유신분선수로 팀에서 나가게 됐다. 다른 1명은 수술 후 재활 때문에 경기장에 같이 다니지 않았다"고 운을 띄웠다.
이민서는 "언니가 보기엔 (내가) 왕따인 것 같다며, 불필요하고 과한 방식으로 중재했다. 난 다른 언니들이 더 불편해졌고 더 눈치 보였다"며 "지금 생각해 보면 언니의 힘 과시, 편 가르기였던 것 같다. 언니와 지내보셨던 분들은 이게 뭔지 다 아실 것이다"고 짚었다.
또한 오지영이 이민서에 관해 "원정 일정 소화 중 숙소에 남은 선수들이 경기 다음 날 외출, 외박 때 입을 옷을 사기 위해 외출했다더라. 그게 괘씸했다"고 인터뷰한 것에 대해 "없는 말 지어내지 마세요"라고 했다.
이민서는 "언니는 항상 '너 내년에 방출 1순위인 거 아냐?', '어차피 너 잘려'라고 했다"며 "거의 매일 음식 셔틀을 했는데 선수 식당에서 밥 먹을 때 항상 언니 옆에서 먹어야 했다. 언니는 손에 묻은 음식물을 내 옷에 닦았다"고 전했다.
이어 "언니는 자기를 따르지 않으면 선수나 코칭스태프조차도 다 무시하고 적대적으로 대했다. 팀 훈련 방식에 대해 불만도 굉장히 많았다"며 "그걸 훈련장에서도 표출해 여럿을 힘들게 했다"고 덧붙였다.
이민서는 "4개월 동안 지옥 속에 살았다는 걸 언니 빼고 다 안다. 싫은 소리를 넘어 인격 모독하는 발언을 늘 입버릇처럼 하셨다"며 "피해자만 죽을 고통이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걸 적고 있는지"라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KOVO, 이민서 SNS, 법률사무소 이음
최원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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