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생 이사-대한축구협회-홍명보 감독 입 모아 "정몽규 회장 선임 과정 관여 없었다"

[인터풋볼=신동훈 기자(신문로)] 이임생 기술이사에 이어 홍명보 감독 모두 이번 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29일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선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홍명보 감독은 먼저 울산 HD, K리그 팬들에게 사과를 하면서 취임사를 시작했다. 운영방안과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한 뒤 질의응답에 임했다.

가장 눈길을 모은 건 선임 과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일관되게 대표팀 감독직에 대해 거절 의사를 내비치던 홍명보 감독은 5일 이임생 이사와 만남 후 돌연 수락을 해 놀라움을 줬다. 이후 이임생 이사 브리핑과 대한축구협회 설명에서 다른 후보들과 달리 홍명보 감독은 면접 형태의 만남도 갖지 않았다는 게 확인돼 특혜, 내정 논란이 나왔고 채용 비리로도 언급이 됐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7월 5일 이임생 이사가 우리 짚 앞으로 찾아왔다. 만난 자리에서 긴 대화를 나눴다. 한국 축구 기술 철학에 대해 설명하며 내 생각을 물었다. 감독, 전무를 하면서 평소에 가지고 있던 철학과 운영 방안, 한국 축구 기술 철학 등을 솔직히 이야기했다. 내 말을 듣고 이임생 이사는 감독직을 간곡히 요청했고 밤새 고심한 끝에 수용했다"고 말했다.

추가로 "이임생 이사가 말한 철학은 한국 축구의 기술철학, MIK, 대표팀 간의 연계성이었다. 내가 경험을 했던 대표팀 생활, 운영 방안에 대해 말을 했다. 내가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를 떠난 후 대표팀에 벌어진 일련의 상황들이 마음이 아팠다. 2022 카타르 월드컵, 2023 아시안컵 문제점들이 생각이 났다. 내 역할이 필요하다는 이임생 이사의 말씀에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고민을 계속 하다 보니 이 누군가는 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내가 아니라도 더 훌륭한 분이 될 수 있다고 봤지만 이 자리가 내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이 들어 결정을 했다"고 전했다.

정몽규 회장 관여 여부도 관심을 끌었다. 정몽규 회장은 각종 대표팀 논란 중심에 있는 인물로 가장 많이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에세이를 출간해 "홍명보에 협회장직을 제안했다" 등의 내용을 담았으며 변명과 남탓으로 일관된 발언을 해 또 논란에 휩싸였다.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관여를 해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무력화하고 개인 의사만 관철했다는 의혹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임생 이사는 8일 브리핑 당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정한 최종 후보 3인에 대해서만 정몽규 회장님에게 보고를 했다. 3명 후보자 다 만난다고 하니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 결정도 마지막에 김정배 부회장님에게 보고를 했다. 정몽규 회장님에게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관여 여부를 부인했다.

대한축구협회도 22일 "정몽규 회장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후보 세 명을 유럽에서 만나 면담·검증을 이어나가겠다고 하자 이임생 이사에게 '판단을 믿을 것이며 선택에 동의하겠다'고 했다. 최우선 후보자 결정에 자기 의견을 제시하거나, 지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미리 밝힌 것이다. 이후, 이임생 이사가 유럽에서 면담 후에 회장에게 결과 보고를 하겠다고 했을 때에도, '최종적으로 누구로 정했는지, 나에게 직접 보고할 필요 없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에 3명 중 홍명보 감독이라고 김정배 상근부회장에게 전달하면서 계약진행을 요청했다. 이런 상황에서 "회장이 권한을 주어 투명하게 나 스스로 했다" 고 말하는 것이다"고 해명했다.

홍명보 감독도 "이번은 회장님과의 사전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이임생 기술이사와의 대화로만 결정을 했다"고 했다. 정몽규 회장이 에세이에서 말한 협회장직 제안 대해선 "사실이다. 회장님께서 2020년 7월에 협회장 자리를 제안을 한 게 맞다. 그 자리에서 회장직보다는 K리그 현장을 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