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벌금 1000만원 각오하고 몸 날렸다… “팀 1승이 더 소중” 심재학 난감하게 한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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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IA는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서 7-8로 뒤진 9회 상대 마무리 오승환을 무너뜨리고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주중 kt와 시리즈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연패에 빠진 상태라 이날 경기가 고비였는데 극적으로 이기고 한숨을 돌렸다.
그런데 9회 상황에서 팬들과 코칭스태프를 아찔하게 한 장면이 나왔다. KIA는 선두 김선빈이 좌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가 단번에 득점권에 동점 주자가 나갔다. 이어 김도영이 3·유간의 타구를 치고 1루로 전력 질주했다. 타구가 제법 깊어 역동작에 걸릴 수밖에 없었고, 김도영의 주력을 생각할 때 내야 안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아찔했던 건 김도영이 마지막 순간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과 악연이 있다. 지난해 11월 열릴 APBC 대회 결승전 당시 땅볼을 치고 살아야 한다는 일념이 너무 강해 1루에 몸을 던지다 손가락을 다쳤다. 이는 김도영이 비시즌 내내 재활을 하는 원인이 됐다. 시즌 개막에 맞춰 정상적으로 준비도 못했다.
그래서 KIA는 선수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금지령을 내렸다. 1000만 원의 벌금도 매기겠다고 엄포를 놨다. 심재학 KIA 단장은 10일 “돈이 문제가 아니라 그 정도 벌금을 매기면 선수들이 할 생각조차 안 하지 않을까 해서 그렇게 매겼다. 100만 원도 아니고 1000만 원 정도면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여기서 김도영의 반응이 심 단장을 난감하게 했다. 김도영은 심 단장에게 “1000만 원보다 팀의 1승이 더 소중합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벌금 징수 의지가 매우 강력했던 심 단장의 마음이 약해지는 순간이었다. 심 단장은 “난감하다”라고 웃어 보였다.
김도영은 그 상황에 대해 “사실 안 다치게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APBC 당시 부상은 불운했다는 설명이다. 지금도 안 다치게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김도영은 “올해 정말 많이 참았다”면서 벌금 이야기에 “내겠다”고 웃었다. 벌금을 낼지 안 낼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1000만 원보다 팀 승리가 더 소중했고, 그래서 몸을 날렸다.
하지만 벌금과 별개로 프런트와 코칭스태프는 다시 한번 ‘엄명’을 내렸다. 심 단장은 “절대 하면 안 된다. 발로 들어가는 게 더 빠르고 또 비디오 판독도 있다”라고 했다. 억울하게 아웃됐다면 뒤집을 수 있는 방법이 있고, 반대로 심판을 속여 세이프가 된다고 해도 상대 팀에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범호 감독 또한 “경기의 몰입도가 상당한 건지, 그 부상을 한 번 당했음에도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서 본인이 살아보고자 하는 의지가 얼마나 강했으면 그럴까 싶기는 하다. 아까도 만나서 이야기하니 많이 참았다고 하더라. 슬라이딩을 하는 것을 보니 다칠까봐 손도 엄청 들더라”고 말하면서 “도영이는 슬라이딩보다 발이 더 빠르다. 이야기는 하는데 상황에 따라 살아야 한다는 상황이 되면 본인도 모르게 하는 것 같다. 최대한 안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요한 건 부상 방지다. 안타 하나보다 내일 경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주면 부상 빈도는 줄지 않을까”고 당부했다.
벌금은 선수단 내규라 프런트에서 좌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 감독은 “낼 것 같지는 않은데 다시 안 하겠다는 약속은 받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난감하게 말했다. 어쨌든 KIA는 김도영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이후 나성범의 적시타, 그리고 삼성 수비진의 자멸을 등에 업고 역전승했다. 김도영은 마지막에 홈을 밟는 주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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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작성일 2024.08.10 1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