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에 최고 99.8마일, 평균 97마일 투수가 있다… KIA도 놀랐다, 그런데 왜 자꾸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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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이전 경기에서 동주의 공이 좋았다”(김도영) “정말 좋은 공을 가지고 있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소크라테스)
1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 7-3 승리를 주도한 KIA의 두 타자는 이날 상대 선발로 나선 문동주(21·한화)의 공이 좋았다고 인정했다. 이날 두 선수는 문동주를 상대로 홈런과 2루타 등 장타를 생산하며 대활약했지만, 상대 투수의 구위 자체는 좋았다고 치켜세웠다.
사실 구속만 놓고 보면 ‘탈KBO급’이었다. 스피드건의 물리적인 숫자만 따지면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이었다. 그만큼 화려했다. 올 시즌 부진했던 문동주는 지난 7월 12일 LG전부터 뚜렷한 구속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 또한 경기 전 12일 경기 등판을 회상하면서 “찍히는 것이야 빠르게 찍히는 것이 많이 나왔지만, (이전 등판과는) 조금 다른 면에서 좋은 면을 봤었다. 오늘도 자기 역할은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를 걸었다.
12일 LG전 문동주의 구속은 말 그대로 역대급이었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문동주는 이날 시속 158㎞ 이상의 공이 10개나 됐다. 157㎞ 이상은 24구, 156㎞ 이상은 40구, 155㎞ 이상으로 따지면 48구였다. 어마어마한 스피드였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은 구속이 올라오는 것을 보며 자신감을 얻는다. 문동주도 그런 선순환을 기대한 것이다.
19일 KIA전 구속도 역대급 수준을 이어 갔다. 문동주의 이날 최고 구속은 160.6㎞를 찍었고,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55.7㎞가 나왔다. 이날 문동주가 선발로 총 91개의 공을 던지면서 이중 포심이 43구였음을 고려하면 대단한 수치였다. 당장 마일로 환산하면 최고 99.8마일, 평균 96.7마일 수준인데 메이저리그에도 이 정도 수치를 뽑는 선발 투수들이 별로 없다. 문동주의 잠재력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경기 결과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이날 문동주는 5이닝 동안 피홈런 한 방을 포함해 8개의 안타를 맞으며 4실점했다. 삼진 5개를 잡아내기는 했지만 1회와 3회 각각 2점씩을 허용하며 위기를 넘어가지 못한 게 아쉬웠다. 투구 수도 비교적 많은 편이었다. 시속 160㎞는 KBO리그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도 꿈의 구속이다. 보통 이 정도 구속을 던지는 선수라면 성적이 좋기 마련인데 올해 문동주는 계속해서 그 법칙을 벗어나고 있다.
결국 제구와 변화구 구사 능력이 관건으로 떠오른 문동주다. 올해 계속 지적되는 문제다. 문동주는 시즌 초반 상·하체의 협동이 원활하게 이르지 않으면서 구속과 구위 모두가 떨어졌다. 제구도 문제가 있었다. 이 문제는 최근 거의 다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160.6㎞라는 무시무시한 구속을 찍을 수 없다. 다만 중간중간 타자의 눈을 흐릴 수 있는 변화구가 예리하지 않다.
사실 패스트볼 구위 자체는 KIA 타자들의 말대로 나쁜 게 아니었다. 1회 소크라테스의 홈런은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 소크라테스의 최근 감이 워낙 좋아서 그렇지 그 타이밍에 홈런을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소크라테스도 “항상 문동주를 상대할 때는 늦지 않도록 정확한 타이밍에 타격을 하려고 한다”고 인정할 정도다. 1회 나성범의 적시 2루타 또한 타이밍이 완벽하지 않았고 타구 속도도 그렇게 빠르지 않았지만 코스가 좋았다.
하지만 나성범 타석 때 8구 연속 패스트볼을 던지다 결국 적시타를 맞았다. 승부처라고 생각한 문동주가 8구 중 7구를 시속 157㎞ 이상의 강력한 패스트볼로 투구하며 힘으로 이겨보려고 했지만 나성범이 계속 커트를 하면서 버티는 사이 타이밍을 조금씩 맞출 수 있었다. 어차피 패스트볼에 타이밍을 맞출 수밖에 없는 투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완성도 높은 변화구가 아쉬웠다.
문동주의 패스트볼은 수직 무브먼트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오히려 리그 평균보다 아래다. 그렇다고 꼭 나쁜 건 아니다. 하이패스트볼 쪽은 위력이 덜할 수 있어도, 낮게 던질 수 있다면 오히려 타자가 공의 윗등을 때리게 돼 빗맞는다. 문동주의 패스트볼 위력이 가장 좋을 때는 역시 타자 무릎 쪽을 파고 드는 제구가 됐을 때다. 하지만 이날 맞은 패스트볼의 대부분은 존을 반으로 나눴을 때 상단에 들어가는 공이었다. 아무리 160㎞의 공이라고 해도 패스트볼을 노리고 들어갔을 때 가운데 들어오면 때릴 수 있다. 제구와 변화구 완성도, 경기 운영 등이 종합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대목이다.
아직 3년 차 선수고 앞으로 던질 날이 많은 선수다. 이런 파이어볼러들은 쉽게 완성되지 않는다. 그 뛰어나다는 안우진도 3년 차 때는 선발로 던지지도 못했다. 문동주는 결코 늦지 않다. 노력을 안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지금부터 차분하게 전략을 제대로 세울 필요는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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