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돈을 잘못 썼던 것일까… S급 타자 없는 한계, 보름 사이 멀어진 가을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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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전반기가 종료된 시점, 한화는 9위로 하위권에 처져 있었다. 그러나 ‘아직은 해볼 만하다’는 희망적인 인식도 자리하고 있었다. 순위표를 보면 그 희망을 읽을 수 있었다.
당시 9위 한화와 5위 SSG의 경기차는 3.5경기였다. 여러 팀이 얽혀 있다는 점은 분명했지만, 후반기 남은 일정을 고려하면 포기할 단계도 아니었다. 시즌 중반에 부임한 김경문 감독의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발휘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전반기 부진했던 주축 선수들이 더 내려갈 곳이 없어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19일 현재 한화의 순위는 여전히 9위다. 그러나 같은 9위라고 해도 순위표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초라해졌다. 한화는 19일 현재 38승51패2무(.427)를 기록 중이다. 5위 SSG와 경기차는 7경기로 벌어졌다. 가뜩이나 앞선 팀들을 다 제쳐야 하는 상황인데 경기차까지 벌어졌으니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확 떨어진 건 분명하다. 한화는 후반기 9경기에서 2승7패(.222)에 머무르며 오히려 최하위 추락을 걱정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
오히려 마운드는 나쁘지 않다. 한화는 후반기 9경기에서 4.20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이는 리그 3위다. 그럼에도 승률 3할을 못 하고 있다는 건 야수 쪽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한화는 9경기에서 34득점, 경기당 3.8점 수준에 머물렀다. 최근 5연패 기간 중에는 이 수치가 더 떨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후반기 팀 타율(.273)이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다. 결국 주자가 나간 만큼 해결이 안 된다.
엇박자가 심하게 나고 있다. 전반기 부진했던 채은성이 살아났지만 페라자와 노시환이 부진하다. 젊은 선수들도 기복이 심하다. 여기에 결정적인 순간 나오는 실책이 경기 흐름을 끊어먹고 있다.
18일 창원 NC전에서는 3-4로 졌다. 한화는 이날 12안타를 쳤는데도 3점에 머물렀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선발 류현진이 1회 4실점하기는 했지만 이후 실점하지 않은 것을 떠올리며 “3점이면 항상 타자들이 싸울 수 있는 점수”라고 했다. 버틴 류현진을 칭찬한 대목이지만, 결국 마운드의 선전을 타자들이 도와주지 못한 점도 있다. 19일 대전 KIA전에서는 팀 전체가 3안타에 그치면서 힘 싸움에서 졌다. 3회까지 1-4로 뒤졌지만 팀 마운드가 중반 잘 버텼다는 곳을 고려하면 또 3점을 타자들이 싸워주지 못한 셈이 됐다.
타격의 기복이 심한 건 확실한 기둥이 부족하기에 그렇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한화 타자 중 OPS가 0.900을 넘는 타자는 외국인 선수 요나단 페라자(.945) 딱 하나다. 그나마 그 페라자도 타격 그래프가 계속된 내리막이다. 0.800 이상의 선수도 김태연(.868)과 노시환(.806) 뿐이다. 타고 시즌에 OPS 0.800 이상의 선수가 3명 밖에 없다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때까지 그 갭을 메워줄 선수들을 FA 시장에서 계속 영입했지만 결과적으로 큰 효과는 나지 않는다. 분명 영입 당시에는 좋은 선수였는데, 팀 타선을 이끌고 갈 만한 힘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이전과 이후의 팀 공격력의 차이가 크지 않다. 투자는 많이 했지만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는다. 뭔가 버팀목으로 영웅처럼 팀 타선을 끌고 나가는 맛이 없다. 여기에 지난해 완전히 알을 깨고 나온 것 같았던 ‘홈런왕’ 노시환의 공격력이 다시 처지면서 항상 불완전 연소하는 타선이 됐다.
김경문 감독은 일단 현재 1군에 있는 선수들을 확실하게 주전으로 만드는 게 우선 순위라고 본다. 2군에서 여러 선수들의 보고를 받고, 직접 대전으로 불러 눈으로도 담고 있지만 지금은 확실한 1군 선수를 여럿 만드는 게 우선이다. 김 감독은 “나는 주전을 만들고 싶지 비슷한 애들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는 몇 년 전부터 나왔던 이야기다. 한화의 야수 육성이 뜻대로 돌아가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 사이에 팀의 가을야구는 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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