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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팬들 들끓는 분노…어쩌다 ‘유령 선수’ 신세 된 기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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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팬들 들끓는 분노…어쩌다 ‘유령 선수’ 신세 된 기성용






라이벌전을 일컫는 ‘더비’는 의미있는 사건이나 특별한 스토리가 얽히면서 생명력을 얻는다.

오는 29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1 21라운드도 그렇다. FC서울이 자랑했던 프랜차이즈 스타 기성용(36)의 포항 스틸러스 이적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곧바로 양 팀 맞대결이 성사됐다.

그동안 대단한 라이벌 의식은 없었던 두 팀 사이 묘한 대치 구도마저 잡혔다. 지난해 김기동 감독이 포항에서 서울로 이동하면서 팬들 사이에 ‘김기동 더비’라 불렸던 서울-포항전은 이제 ‘기성용 더비’로 바뀌었다.

서울의 프랜차이즈 스타 기성용의 상징성이 그만큼 크다. 기성용은 2006년 서울에서 프로 데뷔해 스타로 성장한 간판 선수다. 2009년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해 스완지시티(웨일스)와 선덜랜드·뉴캐슬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 레알 마요르카(스페인)를 거쳐 2020년 서울로 복귀했다. 유럽에서 뛴 시간이 더 길지만 서울을 상징하는 선수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기성용이 최근 젊어지는 서울 선수단 내에서 입지를 잃으면서 상황이 틀어졌다. 지난해 정규리그 38경기 중 20경기에 그쳤던 기성용의 출전 경기 수는 올해 8경기로 더욱 줄었다. 최근에는 부상을 털고 돌아왔지만 벤치에도 앉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뛸 수 있는 팀을 시즌 중 선수가 스스로 찾아나서는 이례적인 상황 끝에 포항과 인연이 닿았다.

K리그에서 출전한 198경기 모두 서울 유니폼을 입고 뛴 기성용이 포항 유니폼을 입는다는 사실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포항 팬들은 30대 중반을 넘긴 베테랑 기성용의 활약 가능성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일단 반기는 모양새다. 그러나 서울 팬들은 부글부글 끓는다. 모기업 GS 본사와 서울 훈련장에서 항의 시위에 나선 기세로 29일 포항전을 벼르고 있다.

서울 서포터인 ‘수호신’은 서울에 “기성용 선수 이적과 선수단 내 불화, 감독의 순위 책임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다”며 “구단이 늘 일관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으로 팀 레전드를 대했고, 이번에도 팬들을 기만하는 듯한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구단이 투명한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 이후 행동은 구단이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의 홈 경기에서 포항이 아닌 서울을 향한 서울 팬들의 야유까지 각오해야 할 분위기다.

기성용의 포항행을 둘러싼 서울 팬들의 분노가 뜨겁다보니 정작 ‘기성용 더비’인데 기성용은 출전하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은 이미 25일 기성용과 결별을 발표했다. 포항행이 거의 합의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먼저 알려지자 구단도 이를 인정하고 “기성용과 아름다운 이별을 한다”고 밝혔다. 기성용의 의사를 존중해 남은 계약 기간을 해지하지만 서울이 그 공식적인 시점은 포항전 이후로 늦출 것이라는 해석이다.

포항 구단 관계자도 기자와 통화에서 “서울 측에서 기성용의 이적과 관련된 제반 서류를 보내왔다”면서도 “기성용의 이적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포항 구단의 공식 발표가 예상대로 늦춰진다면 기성용을 중심으로 불붙은 29일 서울-포항전에는 정작 기성용이 등장할 수 없다. 이 경우, 기성용이 포항 유니폼을 입고 서울을 상대하는 진짜 ‘기성용 더비’는 두 팀의 정규리그 최종전인 10월 18일 33라운드다.



서울 팬들 들끓는 분노…어쩌다 ‘유령 선수’ 신세 된 기성용






황민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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