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했다, 더 미안했다"…역전패 자책 또 자책한 한승혁, 대역전승 이끌며 속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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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어제(13일) 팀이 필요한 상황에 등판하지 못해 많이 미안했다. 또 결과가 그렇게 되는 바람에 더 미안했다."
한화 이글스 투수 한승혁은 14일 대전 LG 트윈스전에 구원 등판해 9-5 역전승을 이끈 뒤에도 팀에 미안한 마음을 전달했다. 한승혁은 3-5로 뒤진 8회초 등판해 1이닝 17구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깔끔한 투구는 아니었지만, 무실점으로 잘 버텼고 덕분에 한화 타선이 8회말 대거 6점을 뽑으면서 역전극을 펼칠 수 있었다.
한승혁은 시즌 5승째를 챙겼으나 활짝 웃을 수는 없었다. 13일 대전 LG전 2-3 역전패의 원인을 본인에게서 찾고 자책했기 때문. 한화 벤치는 2-0으로 앞선 8회초 원래 한승혁의 등판을 계획하고 있었다. 선발투수 류현진이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가운데 박상원(1이닝)-김서현(1이닝)까지 필승조의 릴레이 호투가 이어지고 있었다. 8회 한승혁, 9회 주현상으로 마무리하면 완벽하게 경기를 매듭지을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그런데 한승혁 등판 시점에 변수가 생겼다. 한승혁이 불펜에서 몸을 푸는 과정에서 어깨에 통증을 느꼈기 때문. 8회초 김규연에 이어 이상규까지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한화 벤치의 선택 뒤에는 한승혁의 부상이라는 변수가 있었다. 김규연(⅓이닝 1실점)-이상규(0이닝 1실점)가 차례로 무너지면서 2-2가 됐고, 동점 상황에 급히 마무리투수 주현상을 올려 1⅔이닝을 던지게 했으나 1실점했다. 그사이 한화 타선은 더 점수를 뽑지 못하면서 그대로 고개를 숙였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8회 장면에는 (한)승혁이가 몸을 다 풀고 나오는 상황에서 풀다가 조금 (어깨가) 안 좋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갑자기 투수가 승혁이에서 바뀌면서 나온 투수들이 조금 그 타이밍상 조금 꼬였다. 왜 저 상황에서 저 투수가 나오지? 라고 다들 생각했을 것 같은데 이런 상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규연과 이상규가 깜짝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고 나무랄 수는 없었다. 김 감독은 "젊은 친구가 나와서, 그 친구를 뭐라 할 수가 없다. 자기는 지는 상황에 나오다가. 나올 생각을 전혀 단 1%도 안 하다가 갑자기 나오게 된 것이니까. 그런데 그때는 2점차니까 홈런을 맞아도 괜찮은 상황이다. 오히려 젊은 나이니까 가장 안 좋은 게 첫 타자 볼넷 내준 것이다. 그것 외에는 다른 이야기는 안 했다"고 밝혔다.
한화로선 다행스럽게도 하루 휴식을 취한 한승혁의 몸 상태가 괜찮아졌다. 한화는 이날 끌려가는 상황이었지만, 타선이 계속 쫓아가는 흐름을 만들어주고 있었기에 2점차 뒤진 상황에서 한승혁을 올리는 선택을 했다.
한승혁은 전날 보탬이 되지 못한 아쉬움을 만회하는 투구를 펼쳤다. 선두타자 박동원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박동원이 대주자 최원영으로 교체된 상황. 무사 1루 박해민 타석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한 최원영을 잡으면서 급한 불을 껐는데, 박해민이 볼넷을 얻어 1사 1루가 됐다. 이어 구본혁이 2루수 앞 번트안타로 1사 1, 2루가 되면서 위기가 이어지는 듯했으나 한승혁은 홍창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신민재까지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LG의 흐름을 잘 끊었다.
승리투수가 된 한승혁은 "어제 팀이 필요한 상황에 등판하지 못해 많이 미안했다. 또 결과가 그렇게 되는 바람에 더 미안했다. 그만큼 관리 더 잘해서 팀에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먼저 팀에 미안한 마음부터 표현했다.
이어 "오늘(14일)은 몸상태가 어제보다 괜찮았지만 또 안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등판 전 조금 걱정이 됐고 긴장도 됐다. 다행히 괜찮아 1이닝을 막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전날 아쉬움을 만회하고 팀에 1승을 안긴 데 만족했다. 한승혁은 "내가 승리투수 된 것도 좋지만, 팀이 어제 안 좋은 상황을 극복하는 승리를 따내 정말 기쁘다"며 팀이 3연패에서 벗어난 기쁨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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