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얼마나 간절했으면…밤 12시30분에 주장한테 전화, 최강야구 육성 신화가 키움서 꽃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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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2군에서 올라오자마자 일을 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신인 원성준(24)이 1군에 콜업된 날 홈런 포함 데뷔 첫 3안타 폭발했다.
원성준은 지난 11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1군에 콜업됐다. 지난 6월6일, 7월12일에 이어 시즌 3번째 1군 콜업. 6번 지명타자로 곧장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원성준은 1회초 2사 1,2루 찬스에서 한화 선발 하이메 바리아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우전 안타로 복귀를 알렸다.
3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홈런을 때렸다. 바리아의 2구째 한복판에 들어온 시속 134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 시즌 2호 홈런. 5회초에도 한화 우완 한승주의 초구 투심을 우전 안타로 연결하며 3안타 경기를 만든 원성준은 9회초 마지막 타석에도7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4타수 3안타 1타점 1볼넷 4출루 경기. 원성준의 활약 속에 키움도 7-3으로 승리하며 한화에 위닝시리즈했다.
경기 후 원성준은 “프로에 와서 처음 3안타를 쳐서 기분이 좋다. 2군에 계신 감독님,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준비를 잘했고, 이렇게 1군에 올라와 바로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고양 퓨처스 팀에 공을 돌렸다.
1~2구부터 적극적인 스윙으로 결과를 낸 원성준은 “(송)성문이형이 조언을 많이 해줬다. 아직 투수들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공을 기다리면 불리해지니 자신 있게 스윙을 돌리라고 한 말이 도움이 됐다”며 “2군에서 감이 썩 좋지 않아서 여러 가지 시도를 했는데 독이 됐다. 너무 답답해서 성문이형한테 밤 12시30분에 전화를 해서 어떻게 쳐야 하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그때 형이 되게 자세히 잘 가르쳐주셔서 감이 올라왔다. 오늘 잘한 것도 다 성문이형 덕분이다”고 고마워했다.
6월부터 키움의 주장을 맡고 있는 송성문은 올해 106경기 타율 3할4푼3리(382타수 131안타) 14홈런 82타점 OPS .925로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다. 2군에 내려간 원성준이 밤 늦게 송성문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할 정도로 타격의 교본 같은 존재가 됐다.
그만큼 원성준은 간절했다. 야구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도 컸다. 그런 원성준에게 송성문은 “배팅 칠 때 포인트를 앞에 두고 센터 방향으로 잡고 쳐라. 바깥쪽도 밀어치려 하지 말고 모든 공을 센터 방향으로 치려고 하면 타구 질이 좋아질 것이다”는 조언을 건넸다.
송성문은 “지난주 성준이에게 전화가 왔다. 궁금한 걸 많이 물어봐서 내가 아는 선에서 최대한 많이 이야기해줬다. 도움이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늘 성준이가 잘 쳐서 기분이 좋다”며 “올해 신인이라 내게 연락하기가 어색했을 수도 있는데 이렇게 물어보는 모습이 멋있다”고 후배를 치켜세웠다.
경기고-성균관대 출신 우투좌타 내야수 원성준은 올해 육성선수로 키움에 입단했다. 인기 야구 예능 ‘최강야구’ 출연으로 인지도가 높지만 지난해 9월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외면을 받았다. 최강야구 동기인 투수 정현수(롯데), 내야수 황영묵(한화), 내야수 고영우(키움), 투수 김민주(KIA)가 지명을 받고 입단한 반면 원성준은 키움의 입단 테스트를 거쳐 육성선수 신분으로 어렵게 프로에 발을 내딛었다.
시즌 초반 황영묵과 고영우가 최강야구 출신 돌풍을 일으키며 주목받을 때 원성준은 2군에서 묵묵히 준비하며 때를 기다렸다. 지난 6월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정식선수로 전환되며 1군에 올라왔고, 데뷔전부터 2루타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이튿날인 7일 고척 삼성전에선 7회말 역전 결승 스리런으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하기도 했다. 이후 두 번의 2군행과 1군 콜업을 반복하며 육성 과정을 밟고 있다.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꾼 만큼 수비에서도 경험을 더 쌓고 보완해야 한다.
어렵게 프로에 온 만큼 원성준은 지금 이 모든 과정이 즐겁다. 그는 “3번째 콜업인데 시즌 끝까지 1군에 있으면 좋겠지만 내가 많이 부족한 걸 알고 있다. 1군에 쭉 오래 있는 게 목표이지만 안 되면 다시 2군에 내려가 열심히 하면 된다”며 “많은 야구팬분들 앞에서 야구한다는 게 제일 행복하다. 최강야구 출신 선수들이 잘하는 것도 많은 팬분들의 응원에 보답하려고 더 열심히 해서 그런 것 같다. 남은 시즌 나만의 루틴을 완벽하게 만드는 걸 목표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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