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지성, 전북 테크니컬 디렉터 내려놓는다…구단, ‘지속 동행’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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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귀국해 전북 관련 업무와 유소년축구대회 등 각종 밀린 업무를 처리한 박 디렉터는 21일 영국 런던으로 돌아갔다. 국내에 머문 동안 인터뷰에 나서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솔직한 입장을 밝혔고 지난 주말에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울산 HD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4라운드 경기를 관전했다.
박 디렉터는 출국에 앞서 구단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책임의식이었다. 전북은 올 시즌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울산을 2-0으로 꺾고 한숨을 돌렸으나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김상식 감독(현 베트남대표팀)에 이어 단 페트레스쿠 감독(루마니아)이 사퇴하고, 김두현 감독이 5월 말 지휘봉을 잡았다. 그럼에도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다. 최근 분위기는 조금 나아졌으나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구단 행정가로서 3년 반 동안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관여한 전북이 어려움에 빠진 상황을 외면할 수 없었다. 특히 페트레스쿠 감독은 자신이 직접 선택한 지도자였다. 팀이 가장 힘들 때 제대로 도움을 주지 못한 미안함과 일련의 사태에 가슴 아파한 박 디렉터는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떠나더라도 인연은 계속 이어가겠다. 어떤 일이든지 늘 전북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박 디렉터의 측근은 “전북이 처한 상황을 정말 힘들어했다.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귀띔했다.
전북은 함께 해온 또 한 명의 내부 인사가 ‘팀 사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상황이 씁쓸하다. 성적 부진은 박 디렉터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게 구단 내부의 기류다. 전북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책임을 진다는 명목으로 한 명, 한 명 떠나는 모습이 안타깝다. 지금 전북은 ‘책임’이 아닌 ‘수습’이 필요한 시기”라고 답답해했다.
박 디렉터가 가진 국제 네트워크는 엄청난 메리트다. 사실상 외교력이 증발한 대한축구협회보다 훨씬 낫다. ‘박지성’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국제 무대에선 엄청난 힘을 갖는다. 수원FC에서 활약하다 전북 이적을 확정한 이승우도 “박지성의 존재가 컸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북은 박 디렉터와 이대로 헤어질 생각은 없다. 처음 사임 의사를 접했을 때 반대한 전북은 기존의 ‘어드바이저’ 등 다른 보직을 맡기면서라도 동행을 이어가고 싶다.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좀더 논의가 이뤄질 수는 있다.
남장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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