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나가!” 화난 두산 팬들, 경기 후 잠실구장서 퇴진 구호

“이, 승엽, 나가!”

3일 2024 KBO(한국야구위원회)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끝난 뒤 분노한 두산 팬들이 잠실 구장에 둘러서서 이승엽 두산 감독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경기 후 1시간을 훌쩍 넘은 뒤까지도 두산 팬 천여명이 선수단 전용 출입구 주변에 둘러서서 거듭 “이승엽 나가”를 외쳤다.

구호 중간에는 삼성의 응원가 ‘엘도라도’에 ‘삼성의 전설 이승엽’을 넣어 부르며 ‘삼성으로 돌아가라’는 격한 외침도 터져나왔다. 일부 팬들은 “빨리 나와” “얼굴이라도 보여라”고 외치기도 했다.

두산은 지난 2일과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0대4, 0대1로 완패하며 허탈하게 가을야구를 마무리지었다.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정규시즌 4위팀이 1승을 먼저 가진 상태로 3전2선승제로 열린다. 따라서 4위가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생긴 이후 지난 시즌까지 늘 정규시즌 4위가 와일드카드 전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이번에 두산이 5위 KT에 2연패하면서 와일드카드전 도입 이후 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 4위가 탈락한 팀으로 두산이 역사에 남게됐다. 지난해 두산 감독으로 부임한 이승엽 감독은 지난 시즌 정규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섰지만 NC에 패해 가을야구에서 탈락했고, 이번 시즌엔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섰지만 2연패했다. 두산 감독 부임 이후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이날 경기 후 이승엽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팬들에게 죄송하고 제가 여러모로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했는데 제가 부족했고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번 와일드카드 탈락에 대해 이 감독은 “2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점수를 내지 못하고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졌다”며 “큰 경기에서 실수하지 않고 찬스가 왔을 때 놓치지 않는 응집력이 있어야 했는데 생각보다 삼진이 많았고 디테일한 야구가 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이어 “정규시즌엔 장타로 재미를 좀 봤는데 단기전에서 장타가 나오지 않다보니 힘든 경기가 됐다. 내년에는 조금 더 저희가 공격적이고 디테일한 야구를 해야한다. 이번 시즌에 베테랑과 백업 선수 간 실력 격차가 크다보니 베테랑을 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됐다. 양쪽 간 격차를 줄이는 게 관건이 될 거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