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축구협 회장 “손흥민·이강인 몸싸움, 요르단전 끝나고 숙소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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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최근 발간한 자전 에세이에서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손흥민과 이강인의 몸싸움 사건에 대해 “요르단전에서 패하고 숙소에 돌아와서야 알게 됐다”고 밝혔다.
정 회장이 낸 자전에세이 ‘축구의 시대-정몽규 축구 30년’을 펴낸 브레인스토어 출판사가 26일 공개한 책 내용 일부에 따르면, 정 회장은 ‘대한민국 대표팀이 요르단에 무기력하게 패해 의아한 마음으로 숙소에 돌아왔고, 그 이후 경기 전날 몸싸움이 있었던 걸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책에서 정 회장은 “이 사태를 팬과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이 됐고, 목격자가 70여 명에 달해 보안을 철저히 해도 언론에 알려지는 게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라고 돌아봤다. 하지만 당시 이 사건은 협회를 통해 알려지지 않았고 영국 황색 언론인 ‘더 선’을 통해 처음 보도됐다. 이에 당시 축구 팬들 사이에선 ‘축협이 두 선수의 갈등을 은폐하려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 회장은 당시 사건을 두고 이강인에 대해 강한 비판 여론이 일었던 것에 대한 의견도 표했다. 그는 책에서 “팬들은 아시안컵에서 벌어진 대표팀 내 갈등에 대해 ‘창의성이 넘치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젊은 선수’가 선배들의 기분을 거슬리게 하고 위계질서를 무너뜨린 사건이라고 판단해 하극상이라고 비판한다”며 “대부분 비난이 이강인에게 쏠렸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런 해석을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대표팀에는 여전히 위계질서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듯하다. 감독과는 자율적 관계를 선호하지만, 선후배 간의전통적 위계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것도 모순으로 보이는 측면도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정 회장은 에세이에서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감독에서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전 감독의 리더십에 대해 “선수들이 각자 스스로 프로페셔널 해야 한다고 확고한 소신이 있었고 감독은 대등한 관계 속에서 선수들을 존중하면서 이들이 경기장에서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펼치도록 도와주는 것이 임무이자 업무라고 판단하는 스타일”이라고 묘사했다. 이어 “그래서 평소 생활이나 숙소에서의 활동, 식사 시간 등은 최대한 자유롭게 해주려고 했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향후 선수들에게 ‘원팀(One team)’ 정신을 강조하겠다고도 했다. 책에서 그는 “앞으로는 저학년 전국 대회나 연령대 대표팀부터 서로 존중하면서 원팀이 되는 것을 더욱 강조하려고 한다”며 “원팀 의식이 더 높아지지 않는다면 지금 수준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힘들겠다고 판단했다. 다만 원팀을 강조하기 위해 개인의 창의성이 위축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신임 대표팀 감독 선임과정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 최근 유럽을 돌며 손흥민, 김민재 등 유럽파 선수들과 독대한 홍명보 감독은 오는 29일 감독 취임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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