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과 웃던분은 어디에… 방수현 "등 떠밀었나" 발언, 안세영만 서글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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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안세영(22)이 여자 단식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 방수현(51) MBC 해설위원은 눈물을 흘렸다. 이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는 안세영과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안세영에게 갑자기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안세영을 지적하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방수현이다.
안세영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5시55분 프랑스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펼쳐진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중국)를 상대로 2-0(21-13 21-16)으로 꺾으며 금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안세영은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한국 배드민턴에 여자 단식 금메달을 안겼다. 방수현은 안세영의 금메달을 지켜보고 "제가 28년만에 금메달을 여기서 보게 되네요. 제가 금메달을 땄을 때 울지 않았는데"라며 울먹였다.
안세영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를 축하해주기 위해 방수현이 발걸음을 옮겼다. 안세영과 방수현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대화를 했다. 안세영은 당시 방수현과 찍힌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그만큼 안세영에게 뜻깊은 순간이었다.
그런데 안세영은 이후 폭탄발언을 남겼다. 안세영은 "더이상 대표팀과 함께할 수 없다"며 대한배드민턴협회을 향해 불만을 표출했다. 대표팀을 떠나 개인자격으로 배드민턴을 하고 싶다는 바람까지 드러냈다.
이 사건은 일파만파 커졌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지난 8일 10페이지에 이르는 해명문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레전드' 방수현까지 입을 열어 화제를 불러모았다.
방수현은 지난 9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안세영이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부상을 당한 후 회복이 덜 된 상태에서 국제대회 출전과 파리 올림픽을 준비했다.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것"이라면서도 "협회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안세영에게 개인 트레이너를 허용했다. 안세영의 몸 상태 회복을 위해 많은 것을 배려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어 "상황을 세밀하게 살필수록 협회가 안세영을 얼마나 특별케어했는지 밝혀질 것"이라면서 "안세영으로서는 금메달 획득 후 자신의 말에 힘이 실렸을 때 협회 부조리나 대표팀 선수 보호 문제를 터뜨리려 했겠지만 그 발언으로 안세영을 도운 파트너, 감독, 코치, 트레이너들의 수고가 간과된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끝으로 "대표팀 선수로 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나. 안세영만 힘든 게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그런 환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며 나도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들어가 그 시간들을 다 겪었다. 대표팀을 누가 등 떠밀어서 들어간 게 아니지 않나"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본인의 생각과 소신을 전했다는 점에서 방수현의 잘못은 없다. 하지만 엄연히 방수현은 이 문제에서 제 3자다. 협회와 안세영이 당사자이다. 이럴 때 배드민턴계 레전드의 말 한마디는 조심스러워야 한다. 제 3자로서 당사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세영으로서는 대선배이자 금메달을 딴 후 자신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어준 방수현의 발언에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안세영이 더 상처를 받을 수 있는 발언이었던 셈이다.
한국 배드민턴의 레전드인 방수현. 그리고 후계자 안세영. 한국 배드민턴의 보물 같은 존재들이다. 안세영과 협회의 불화가 터져나왔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대화로 풀고 개선점을 찾아가면 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레전드' 방수현의 가교 역할이 필요했다. 그런데 오히려 방수현은 안세영에게 일침을 날렸다. 안세영만 서글퍼지는 발언이었다. 조금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던 방수현이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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